Living In The
Age Of OTT
넷플릭스 광고 론칭의 배경과 OTT 시장의 미래
최진희 디지털솔루션팀 ㅣ INNOCEAN
콘텐츠 홀더로서의 국내외 OTT 발전 상황과 향후 디지털 광고로서의 전망을 예측해 보았다.
코로나 전후 국내외 OTT 시장의 발흥
국내외 OTT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성장하였으며, 다양한 OTT 서비스 및 콘텐츠가 지속해서 개발되는 단초가 되었다. 이에 따라 한 개 이상의 OTT 플랫폼을 구독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의 경우, 선두 주자는 단연 넷플릭스다. 이를 필두로 아마존에서 서비스하는 프라임 비디오와 디즈니+가 그 뒤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애플사에서 운영하는 애플TV+나 워너의 HBO 맥스, 디즈니가 보유한 훌루와 NBC, CNBC 등 유력 방송 네트워크를 보유한 NBC유니버설도 지난해 4월 피콕(Peacock)이라는 OTT를 론칭하여 독자적인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의 2대 위성 방송 사업자인 Dish Network도 2015년 2월 Sling TV를 론칭하는 등 주요 방송사들도 OTT 시장에 진입해 있다.
국내도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영상 콘텐츠 이용률이 증가했다. 콘텐츠에 대한 니즈는 콘텐츠 플랫폼의 신규 가입 증가로 연결되었고, 특히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이 대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국내 플랫폼들은 글로벌 플랫폼 대비 후발주자로 시작하였으나, 티빙, 카카오TV, 웨이브 등이 7~10%에 이르는 신규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다. 여기에 〈킹덤>, 〈오징어 게임〉, 〈술꾼도시여자들〉 등 국내 제작사에서 개발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유료 가입자 수 상승을 견인했다.
주요 OTT 업체 사업 양상
OTT는 공공 인터넷망을 통해 동영상을 전송하는 서비스 및 플랫폼이다. 셋톱 박스처럼 폐쇄적인 영상 유통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태블릿·TV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OTT는 주요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오리지널 시리즈 기반의 플랫폼은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등이 있으며, 두 번째로 국내 방송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는 플랫폼으로 티빙이나 웨이브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생산 콘텐츠 위주의 플랫폼으로는 유튜브, 틱톡 등이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나 방송사 콘텐츠와 같이 장초수의 프리미엄 콘텐츠 위주로 제공하는 플랫폼은 구독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비교적 길이가 짧고 사용자 생산 콘텐츠 위주인 유튜브 등은 광고 사업이 주된 수익 모델이다.
코로나로 촉발된 거리두기 완화,
그에 따른 OTT 사업 방향 변경
2022년 들어 점차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OTT 업계의 코로나19의 특수도 함께 사라졌다. 올해 1분기의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는 작년 4분기보다 20만 명 감소하였고, 주요 OTT 서비스 국내 사용자 수 역시 최근 뚜렷하게 감소세를 보인다.
OTT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시장에 진입하는 유저가 상한선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별 OTT 이용 기간은 ‘1년 이상~2년 미만’이 31.7%로 가장 많고, ‘1년 미만’이 28%로 비교적 짧다.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은 구독을 유지하되, 이외에는 콘텐츠에 따라 단기 가입과 해지를 반복한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의 조사 결과를 보면 2년간 넷플릭스의 해지율은 크게 변화가 없는 반면, 기타 OTT 서비스들의 해지율은 지난 3년간 지속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국내 OTT 시장에 진입하는 유저 수는 정체되었으나, 플랫폼은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디즈니+와 애플TV+가 한국에 상륙했는데, 해당 기간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대비 올해, 47만 명 정도 줄었다. 2위인 웨이브도 같은 기간 57만 명 정도 이용자가 감소했다. 향후에는 플랫폼 간 이용자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의 위기 속에서 국내외 플랫폼들은 다양한 방안으로 위기 극복을 꾀한다. 국내의 경우 티빙은 시즌과의 합병을 진행하였으며, 이어 파라마운트 등 해외 플랫폼과도 콘텐츠 제휴를 통해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왓챠와 같은 초기 OTT 플랫폼의 경우 자금난으로 인해 매각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글로벌 OTT 중에서는 HBO맥스나 훌루 등도 이미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서비스 중이며, 디즈니+ 역시 미국 구독자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저가형 광고 요금제 도입 계획을 밝히고 광고 기술(ADTECH) 기업 TTD(The Trade Desk)와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OTT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 역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광고 요금제를 올해 말에 삽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광고를 도입하는 대신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출시하되, 광고 없는 기존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OTT 광고 사업의 미래
넷플릭스의 광고 혼합형 하이브리드 요금제 도입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부상하며 시청자들과의 접점의 한계를 느끼던 광고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약 2억 명 이상의 방대한 구독자 수와, 유저들의 니즈를 정교하게 파악하는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될 것이다. 나아가 이제까지 도달하기 어려웠던 Young & Rich 유저들과의 접점을 넷플릭스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넷플릭스 광고는 TV와 디지털을 아울러 광고 업계 전반에 모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찍이 OTT 플랫폼의 광고 요금제가 도입된 남미의 경우, 방송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주로 접하는 트렌드 때문에 TV 유선 방송 시청 유저가 급감하였다. OTT 플랫폼의 성장과 TV 유료 방송 플랫폼 가입자 감소가 맞물리는 이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은, 저가 광고 요금제 도입으로 인해 넷플릭스의 접근성이 상승하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프리미엄한 지면과 구매 가능성 높은 타깃군 대상으로 광고 노출을 원하는 고관여 브랜드 광고주의 경우, 이 두 가지 니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넷플릭스의 광고 집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고가 없는 구독형 서비스의 대표 주자로 계정 공유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공해 주던 부분에 제한을 두기 시작한 넷플릭스에 대해 이용자들이 냉소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향후 유저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광고 지면 및 요금제가 형성되어 넷플릭스가 광고 플랫폼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