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Note
맥도날드는 왜 음료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맥도날드는 왜 음료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맥도날드는 최근 자신들의 스핀오프 브랜드이자 드라이브 스루 전문 매장인 ‘코스맥스’를 오픈했다. 햄버거 전문점인 맥도날드와 달리, 코스맥스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와 간식을 판매한다고. 맥도날드는 왜 스핀오프 브랜드를 론칭했을까?
패스트푸드 강자의 도전
지난 12월, 맥도날드의 신규 브랜드 ‘코스맥스(CosMc’s)’가 공개됐다. 코스맥스는 론칭과 동시에 패스트푸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맥도날드가 지닌 전통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의 이미지를 넘어서려는 시도였고, 오랜 기간 패스트푸드의 제왕으로 군림해 온 맥도날드가 보여준 느낌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었다. 코스맥스의 목표는 음료 및 간식 시장으로의 확대. 이미 많은 이들이 이러한 맥도날드의 행보를 ‘스타벅스’, ‘던킨’등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론칭 후 미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으로 운영되는 코스맥스 1호점에는 차량 수백 대가 음료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선다. 맥도날드 본사가 있는 시카고의 교외 도시이자, 1호점이 위치한 볼링브록(Bolingbrook)은 주민이 8만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도시다.
과거에서 찾은 신선한 이야기
코스맥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1980년대 자사 CF에 등장한 외계인 로봇 ‘코스맥(CosMc)’에서 따왔다. 코스맥은 여섯 개의 팔을 가진 로봇으로, 맥도날드 버거와 감자튀김을 발견하고 지구를 방문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브랜드 이름인 CosMc’s는 ‘코스맥의 가게’라는 뜻. 외계 로봇 코스맥이 지구에 차린 매장이라는 콘셉트다.
세간에서는 코스맥스의 등장 배경으로 추억을 자극하는 맥도날드의 이벤트를 꼽는다. 맥도날드는 그간 꾸준히 자사의 오래된 캐릭터들을 전면에 등장시키는 이벤트, 신메뉴 등을 선보여 왔다. 2022년에는 패션 브랜드 ‘캑터스 플랜트 플리마켓(Cactus Plant Flea Market)’과 협업하여 어른들을 위한 해피밀을 발매했으며, 2 023년에는 맥도날드의 대표 마스코트 중 하나인 그리미스(Grimace)의 생일을 기념해 보라색 밀크셰이크를 발매하기도 했다. 특히 그리미스 셰이크는 출시 전부터 미국의 Z세대 사이에서 밈으로 제작되어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으며, 해당 밈과 관련된 틱톡 영상 조회 수는 30억 회를 상회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브랜딩
이러한 이벤트들을 통해 맥도날드가 본 가능성은 미국의 젊은 세대와 과거의 유산이었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그리미스를 비롯해 ‘햄버글러’, ‘버디’ 등 자사의 과거 마스코트 캐릭터들을 꾸준히 노출시키고 있다. 노출된 캐릭터들은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맥도날드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재밌는 놀거리로 작용한다. 코스맥을 앞세운 코스맥스 또한 이러한 노출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드러나는 맥카페(McCaf )와 달리 코스맥스는 레트로한 느낌의 타이포그래피와 컬러가 특징이다.
코스맥스는 여러 방면에서 젊은 세대를 타기팅하고 있다. 찬 음료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춰 콜드브루, 슬러시, 프라페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으며 인기가 많은 과일 맛이 강한 음료도 있다. 젊은 세대를 혹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바로 커스터마이징인데, 음료에 다양한 맛의 시럽을 추가하거나, 비타민C 샷 등을 추가해 나만의 음료를 만들 수 있다. 이미 틱톡에서는 코스맥스를 이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에 수많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으며,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는 코스맥스 이용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의 빈틈을 찾아 메꾸기
맥도날드는 왜 ‘공룡’이 즐비한 음료 업계에 발을 들였을까. 여기에는 브랜드 커피 시장의 약진이 있다. 브랜드 커피 시장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7% 성장했으며, 크리스 켐프친스키 코스맥스 CEO는 ‘오후 시간대 음료’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30조 원)에 달한다고. 코스맥스는 이 거대한 시장에서 동종 업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스타벅스와 던킨이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을 공략한다. 이들의 포지셔닝 전략은 두 브랜드와 명확하게 구분되며, 코스맥스를 독자적인 시장 위치에 안착시키고자 하는 맥도날드의 의도를 담고 있다.
타깃 시장의 차별화
첫째 포지셔닝 전략은 타깃 시장의 차별화다. 코스맥스의 목표 시장은 오후 시간대 음료 및 간식인데, 스타벅스나 던킨이 주로 아침 시간대의 커피 및 도넛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맥도날드가 기존에 강조하지 않았던 시간대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것이다.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제품
둘째 전략은 제품 구성의 차별화다. 코스맥스는 커피, 슬러시, 차 등 다양한 음료와 함께 팝핑보바, 시럽, 비타민C 등의 추가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음료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커스터마이징은 스타벅스와 던킨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코스맥스는 특히 이러한 맞춤 옵션을 강조해 자사 브랜드를 통해 개성과 취향을 충족할 수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오리지널리티와 독창성
셋째 전략은 마케팅 및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차별화다. 마더 브랜드인 맥도날드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하면서도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다. 코스맥이라는 외계인 캐릭터에서 이름을 따 맥도날드와의 연결성은 유지하되, 브랜드에 독창성과 재미를 더해 고급화를 내세우는 스타벅스, 친근함과 실용성을 내세우는 던킨과는 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테이크아웃
마지막은 드라이브 스루와 포장 주문에 특화된 매장 구성이다. 팬데믹 이후 배달 주문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15.10%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비대면 및 편의성을 강조해, 매장 내에서의 경험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커피 체인과 차별화를 두었다.
버거킹의 마케팅 라이벌로 여겨지는 맥도날드. 이들이 내놓은 코스맥스는 마치 하나의 밈처럼, 오락적인 요소만을 더한 마케팅의 산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국 내의 변화하는 음료 시장의 정세를 파악하고,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포지션을 고민한 맥도날드의 고심이 담겨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지점을 10개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코스맥스가 음료 업계의 신흥 강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