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Archive Can
Save Us
변화를 도모하는 작지만 확실한 움직임
아카이브
세상이 원하는 내가 아닌,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바로 기록(Archive)이다. 보잘것없고 사소해 보이는 기록이라도 근력 운동처럼 꾸준하게 하다 보면 어느새 달라져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좋은 소식은 기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 타인의 기록을 보며 영감을 얻고 교류도 하면서 세계관은 조금씩 넓어진다. 책 한 권을 축약한 기록 계정부터 육아 플랫폼까지, 눈여겨봐야 할 기록 채널들을 소개한다.
남다른 시선으로 쌓아 올린 농밀한 취향
기록 계정
ⓒ제이노트
제이노트 | @_j.note
제이노트는 한 권의 책을 한 장의 일러스트로 시각화해 전달하는 아카이브 계정이다. 주로 자존감, 자기 계발과 관련된 서적을 리뷰하는데, 한 장뿐이라고 책 내용을 겉핥기로 접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적당히 짧게’ 축약하는 것은 쉽지만, 한 장으로 요약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한 권의 책이 한 장의 기록이 되어 차곡히 쌓여가는 그의 피드를 보며 우리는 기록의 매력을 알아차린다. 그의 이미지가 책의 모든 내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이노트의 가장 큰 매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그림체와 사려 깊은 축약으로 책 내용을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것이 빨라진 시대, 유독 느린 호흡으로 따라가야 하는 독서가 어려운 이라면 제이노트가 좋은 시작점이 되어주지 않을까. 자극적인 정보로 넘쳐나는 피드 탐험, 잠깐이라도 나를 멈춰 세울 계기가 필요하다면 그의 피드를 둘러보자.
ⓒ어컬트 아카이브
어컬트 아카이브 | @acult_archive
패션은 왜 항상 소비되기만 하며, 사유되지 못할까. 트렌드의 변화는 이제 따라가기 벅찬 수준에 이르렀다. 그것은 밈처럼 쉽게 퍼지며, 우리 일상 일부분에 곧바로 스며든다. 자본의 톱니바퀴에 맞물려 돌아가는 패션 신의 다양한 플랫폼들이 쏟아내는 정보는 대체로 파편적이고 얇다. 모두가 정보를 ‘가이드’하지만, 사유를 위한 가이드는 없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 속, 어컬트 아카이브는 과거와 현재의 패션을 넘나들며 사유를 촉진하는 담론을 기록의 형태로 제안한다. 어컬트 아카이브가 힙하고 멋져 보이는 것들, 그리고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던지는 의문은 그 자체로 사유의 가이드가 된다. 과연 패션은 예술인가, 버질 아블로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명품 하우스 브랜드들의 과거와 현재까지. 평소 패션을 향유하는 이라면, 나아가 자신이 입고 즐기는 것에 한 번이라도 의문을 품어본 적 있는 이라면 어컬트 아카이브의 기록을 반길 것이다.
오늘의 작은 시도가 모여 만드는
내일의 나
ⓒ챌린저스
챌린저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려면 최소 21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행동이 습관이 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2개월, 혹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온갖 자극 속에서 나만의 의지로 좋은 습관을 만든다는 건 더없이 힘들어 보인다. 챌린저스는 목표 달성 애플리케이션이다. 참가자들은 책 읽기, 운동하기, 영어 공부하기 등의 목표에 참여할 수 있다. 정해진 기간 동안 같은 목표를 선택한 사람들은 인증샷을 남기는데, 중요한 건 목표 달성률에 따라 ‘돈’을 받는 것이 실질적인 동기가 된다는 것. 목표에 참가하려면 많든 적든 돈을 걸어야 하는데, 목표를 100% 달성하면 추가 상금도 받을 수 있다. 돈을 많이 걸수록 상금도 늘어난다.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수록 기록과 돈이 동시에 쌓여가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마이루틴
마이루틴
원하는 하루를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하루 관리 서비스. 자신이 원하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라이프 스타일 테마별로 그에 맞는 루틴을 추천받거나, 원하는 루틴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 회고 기능이 있어 나의 일상을 점진적으로 바꿔갈 수도 있다. 루틴을 지속시키기 위해 수행률을 신호등으로 표현하는데, 수행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하루 루틴의 60~100%를 달성했을 때 ‘초록불’이 주어지는데, 이를 누적으로 달성하면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한 달간의 수행 정도를 달력에서 한눈에 볼 수 있어, 나의 루틴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유저들을 위해 미션이 주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완수하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소셜 기능이 있어 다른 사람의 건강한 루틴을 나의 루틴에 적용할 수도 있다. 하루를 알찬 루틴으로 채워가며 나를 팔로우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보람을 느껴보자.
나만 아는
기록의 보람
ⓒ무다
무다
감정을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 앱. 앱을 켜고 하단의 버튼을 눌러 여러 감정 중 하나를 선택하면 끝. 기쁜 감정부터 슬프고 우울한 감정까지, 다양한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 원한다면 추가로 글을 남겨 그날의 감정을 상세히 기록하면 된다. 감정 일기 작성을 마치면 방금 남긴 감정에 대해 캐릭터가 코멘트를 남기기도 하는데, 주로 잔잔한 위로가 되는 것들이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듯 느껴지는 하루, 그 안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감정들은 실로 변화무쌍하다. 성장을 위해 자신을 혹사하고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내면의 성장을 꾀해보는 건 어떨까. 바쁜 하루 속, 한 줄의 기록이라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그저 버튼을 눌러 그날의 주된 감정을 기록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폰트와 스티커, 데코 툴이 마련돼 있어 기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쑥쑥찰칵
쑥쑥찰칵
아이들은 유독 빨리 자란다. 아이들이 시시각각 변해가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지만, 휴대폰 사진첩에서는 아이들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없다. 쑥쑥찰칵은 아이들의 생일, 개월 수를 기준으로 사진을 정리하는 서비스로 시작됐다. 지금은 아이 모습을 기록하고, 온 가족이 아이 모습을 ‘덕질’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의 부모는 가족을 초대할 수 있고, 초대된 식구들은 언제든 보고 싶은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직관적인 사용법으로 가족 구성원의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쑥쑥찰칵은 1개월이 지날 때마다 아이의 성장 영상을 편집해주거나 올려놓은 사진들을 인화해 앨범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며 기록의 영역 또한 쑥쑥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