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SIGHT

Essay

변화하는 미디어 매체

INFLUENCER

Media Now

변화하는 미디어 매체

 

과거 광고 미디어 관련 콘텐츠가 시청률, 지상파 중심 즉, TV 광고에 이슈가 집중됐다면 현재는 매체 환경 자체의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각종 SNS와 디지털 매체가 증가하면서 미디어 소비 행태 또한 변화를 겪은 것이다. 이에 ‘Life is ORANGE’는 미디어를 더 가까이, 그리고 깊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이슈는 ‘미디어 매체의 변화’다.

 


 

마이 미디어 라이프 My Media Life

 

Words

김성훈, 디지털미디어팀ㅣINNOCEAN

 

우리는 얼마나, 그리고 어떤 방법을 통해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을까? 이제 일상에서 접하는 미디어란, TV나 옥외 광고에만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30대의 평범한 직장인이 보낸 4일 간의 기록을 통해 미디어 소비 행태와 추세를 들여다보자.


 

3월 2일 (금) 오후 6시

 

회사를 옮긴 지 1년이 지났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기가 싫어서 닥치는 대로 섭렵했다. 업무도 사람도. 그러나, 정말 금요일에는 야근하기 싫다. 그래서 퇴근 후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더 늙으면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아진다는데, 괜찮은 걸 보면 아직 늙지는 않았구나 싶다. 대학교 친구들도 이제 서른을 훌쩍 넘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직업적으로 공통된 것이 적어서인지 술자리에서 일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법.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한가 보다. 어디에나 두 번 물어보는 팀장, 자기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동료까지. 페이스 북을 보여 주면서 인물의 외모까지 보니 신기할 정도로 맞아 떨어진다. SNS 활동을 꺼리던 나는 현장에서 페이스북에 가입했고 나의 주변 인물들을 보여주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택시를 탔다. 스마트폰을 꺼내 페이스북을 열어 보았다. 나도 정말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구나! 또 그 사람들이 나를 ‘친구추가’ 할까?

변화하는 미디어 매체 이미지

페이스북 Facebook


광고집행과 예산관리가 비교적 쉽다. 페이스북 유저들의 광고에 대한 기피도 역시 적고, 우호적인 편이다. 페이스북의 플랫폼 특성상 친구에게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이 활성화돼있어 일차적인 노출 외에도 추가적 노출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인정보를 다양하게 입력하기 때문에 타겟팅은 가장 정교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3월 3일 (토) 오전 11시

 

아점을 먹으려고 안성탕면을 하나 끓이려고 하는데, 결혼한 누나와 초등생 조카가 왔다. 조카는 유튜버 ‘허팝’이 좋아하는 라면을 내가 먹는다면서 유튜브에 올린 허팝의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도 허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연간 수입이 수억 원에 달하며 포르쉐 911 카레라4 GTS 2018 년형을 탄다나. 이제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와 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

변화하는 미디어 매체 이미지

유튜브 Youtube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 구독자가 급격히 늘고 크리에이터가 광고를 붙이겠다고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광고가 붙는다.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조건은 최근 12개월간 시청시간 4,000시간에 구독자 1,000명이 확보되는 채널이다. 수익금은 바로 크리에이터 통장으로 송금된다.


 

3월 4일 (일) 밤 9시

 

느낌 없는 소개팅 하나를 치르고 일요일 밤을 맞이했다. 유익한 주말을 보내고 싶었는데. 다음 주말은 꼭 혼행이라도 가야겠다. 여행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요즘 제주도를 가고 싶게 만드는 TV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작년 여름에 이어 올겨울 시즌2를 다시 시작한 JTBC 효리네 민박이다. 말 그대로 제주도에 사는 이효리 부부의 집을 민박 집으로 꾸미고, 여행객을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민박집의 직원으로 소녀시대의 윤아와 배우 박보검도 출연한다. 민박집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에피소드를 카메라맨 없이 고정카메라 수십 대로 담아 편집하는 포맷이다. 당연히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감성적인 음악을 깔아서 보면 볼수록 힐링되는 프로그램이다. 각각의 이름이 있는 귀여운 고양이와 개들도 등장하니 더욱 따뜻하다.

TV광고 Television Advertising


종편으로 개국한 JTBC는 이제 tvN과 더불어 2049타겟에 가장 적합한 채널이 되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서 tvN과 함께 ‘방송5사’라는 마케팅 용어를 만들어냈다. 특히, 효리네민박 중CM은 2049타겟 시청률이 4.4%(3월 4일 기준)까지 기록된다. 중CM 1회 패키지 가격(15초 기준)이 광고시장에서 3억 이상으로 형성될 정도이다. 3월 4일 중 CM 밴드에서 TOP으로 노출된 애플(30초 소재)은 최소 월 6억 이상의 광고주일 것이다. 특히, 볼보코리아·코카콜라·LG전자·호텔스컴바인 등의 광고주는 프로그램 안에서 PPL 되고 프로그램 밖에서는 광고로 노출되면서 시청자에게 더블 임팩트를 느끼게 한다. 또한, 전CM에서 46개의 광고가 노출되는 반면, 후CM은 5개 밖에 노출되지 않는 ‘불균형 노출’을 한다. 여기에는 편성전략과 광고판매전술이 숨어 있다. 후CM을 짧게 하여 효리네 민박 시청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후속프로그램 ‘슈가맨’을 계속 보게 만들면서 후CM 재 원을 적게 하여 시장에서 희소성을 높이고 결국 고액패키지(15초 기준 1회 패키지 가격 2.5억)로 판매하려는 전략이다.


 

3월 5일 (월) 오전 7시 30분

 

붐비는 월요일 아침 지하철이 싫어 일찍 집을 나섰다. 지하철 안,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남성과 여성, 10대부터 60대까지, 정장을 입은 사람, 가방을 멘 사람 등 다양하다. 도대체 무엇을 보는지 순간 궁금해졌다. 신문사 기사를 보는 사람, 네이버로 실시간 검색어를 보는 사람,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으로 아침부터 지인들과 소통하는 사람, 동영상으로 방송짤방을 보는 사람, 자신만의 음악을 듣는 사람... 스마트폰 하나로 못 하는 일이 없는 세상이 돼 버렸다. 또 스마트폰 없이는 아무 일도 못 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

네이버 NAVER


스마트폰으로 네이버를 열면 가장 아래 보이는 광고면이 ‘스페셜DA’라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1일 3시간 단위로 판매를 하고 있다. 가격은 2천만 원~4천만 원 정도. 첫 화면에 노출되는 상품으로서 단기간 내에 높은 광고 노출 수와 주목도를 기대할 수 있다. 해당 시간에 하나만 존재하는 상품이라 구매가 어렵지만, 보통 판매는 라이브 기준 2개월 전부터 시작된다. 가격대는 광고를 가장 많이 보는 퇴근 시간 대(18~21시) 4천 1백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출근 시간대(6시~9시)는 2천 3백만원이다. 또한, 성별 타겟팅 노출도 가능하다. 한편, 광고가 노출되는 위치(높이)가 변경되는 시 간대도 있다. 매일 6시부터 9시까지, 그리고 21시부터 24시인데, 그 이유는 날씨 정보를 집중해서 노출하는 집중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대에는 광고와 날씨 배너가 묶여 함께 이동한다.


 

1인 미디어 활용 마케팅의 현재와 미래

 

INTERVIEWEE

고미영 미디어플래닝3팀

김민정 미디어플래닝3팀

손현선 미디어바잉1팀

박경호 미디어바잉1팀

INNOECEAN

 

* 미디어플래닝팀: 한정된 예산으로 광고가 보다 효율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광고의 예산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

* 미디어바잉팀: 미디어플래닝팀에서 미디어 집행에 관련된 일정과 플랜이 정해지면, 실제로 집행을 담당하는 팀이다. 역시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매체를 구매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TV 방송, 인쇄, 옥외 매체 등으로 나뉜다.


 

SNS에서만 영향력을 끼치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들이 만든 채널은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이는 새로운 방송 포맷이자 홍보 마케팅의 수단으로 인정받았다. 나아가 이 크리에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MCN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최근 2~3년 새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미디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의 시선에서 이것은 조금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미디어본부를 이끄는 이들이 말하는 진지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 보았다.


 

1인 미디어 시대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손현선 처음 MCN Multi Channel Network 사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아프리카TV’나 ‘유튜브’를 통한 ‘1인 방송’ 이 그 시작이었죠. 혼자 촬영을 하고, 혼자 방송을 하다 어느 순간 이게 돈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어떤 제품을 방송에서 소개했는데, 시청자가 그 모습을 보고 열광하고, 심지어 제품이 순식간에 완판이 되기도 하는 거예요. 기업은 마케팅 효과가 있는 툴이라는 걸 인지하기 시작했고, 그걸 사업화한 것이 지금의 MCN입니다. 연예인과 기획사의 관계처럼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창작하는 데 있어 MCN 사업자는 그들을 관리하고,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요. CJ E&M이 ‘DIA TV’ 라는 MCN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미영 매체가 다양해지고, 그에 따른 광고 집행 방법이 변화를 겪게 된 것은 과거 한정된 매체에서가 아닌, 좀 더 통합적이면서도 새로운 광고를 노출하고 싶어 하는 광고주의 니즈도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소비자에게 어떤 매체가 가장 영향력이 있을까 조사한 자료 중에는 1위 매체가 지상파도, 모바일도 아닌 주변인의 입소문 WOM Word Of Mouth인 사례도 있거든요. 주변인의 레퍼런스는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1인 미디어 역시 친근감이 드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신뢰에 기반하는 매체로 해석할 수 있어요. 다만, 미디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측정 지표는 하나의 광고 콘텐츠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 광고비가 얼마이고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량적인 집행 효과는 어느 정도이냐 일 거에요. 그것이 자연스럽게 ROI Return On Investment와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이어지는 것이고요. 1인 크리에이터가 주가 되는 콘텐츠는 다른 기존 매체와는 달리 아직은 업계 공통의 기준으로 계량화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좀 더 지켜보아야 하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1인 미디어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어요. 일반 콘텐츠보다 질이 떨어진다거나,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무관심한 콘텐츠일 수 있으니까요. 저 유튜브 콘텐츠를 보긴 하지만, 관심이 없는 게임 분야는 전혀 보지 않거든요. 1인 미디어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가 게임인데도 말이죠.

손현선 맞아요. 게임, 키즈, 요리, 뷰티 등 산업군이 명확하고 분야별로 특화되어 있어서 거기에서 오는 한계가 분명 있어요. 게임 관련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게임만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또,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표면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는 ‘좋아요’나 ‘조회 수’ 정도인데, ‘좋아요’ 수가 높은 콘텐츠가 무조건 성공적인 마케팅을 견인한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을 것 같고요. 그래서 TV와 같이 얼마의 예산을 투입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구체적으로 참고하고 분석할 만한 지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민정 그래서 광고주에게 인플루언서와의 콘텐츠 협업을 제안할 때도 힘든 점이 있어요. 광고주의 관점에서 그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에 대한 예상 효과를 보고 싶어 하는데, 결과를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인플루언서나 콘텐츠의 특성, 타겟 등에 따라 조회 수, 좋아요 수가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확실히 일반 광고와 다른 가변 요소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광고주 성격에 따라 설득이 힘든 경우도 생기는 것이고요.

박경호 많은 기업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싶어 하는데, 자신들의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과연 잘 맞는지에 대한 분석이 가장 먼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영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현재 유튜브에서 게임 분야가 가장 활발한 편인데, 그들에게 자동차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물론 그들이 자동차 이야기 할 수는 있죠. 다만, 그것이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하는 질문에 답을 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죠.

김민정 캠페인의 타깃과 맞지 않는 크리에이터가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했을 경우, 시청자의 반응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그건 결과적으로 브랜드나 광고주에게 득이 될 것이 없는 사례가 될 테니까요. 박경호 타깃과 시청자의 반응, 브랜드 모두가 맞아 떨어지면 더할 나위 없죠. 그렇게 되면 광고가 아닌,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추천해 주는 것이 되니까요.

고미영 광고주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이러한 툴이 새롭고 신선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방금 말한 대로 효과 측정이 어렵다는 점, 그리고 브랜드와 인플루언서와의 연관성이 적절하게 성립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겠죠. 예를 들어, 이노션이 주로 맡고 있는 자동차처럼 중후하고 무게감 있는 소재가 1인 미디어 콘텐츠와는 잘 맞지 않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럼에도 잘 풀어낼 방법이 나올 수 있겠지만, 1인 미디어 콘텐츠는 아직은 1020대 타겟과 가장 잘 맞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하는 고민은 1020 세대가 성장할 것이고, 유튜브라는 매체는 그들에게 이미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요?

손현선 지금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서브 장치로서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고 봐요. 바이럴처럼 전체 캠페인전략에 한 부분을 담당함으로써 힘을 실어줄 수는 있겠죠. TV처럼 대중적인 캠페인을 위한 툴이라기보다 특정 타겟을 공략하기 위한 미디어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미디어 콘텐츠 소비의 변화

 

고미영 최근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사례가 하나 있어요.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이슈 중 하나가 컬링이었잖아요? 한 키즈 크리에이터가 여자 컬링 대표팀 주장의 안경과 머리를 똑같이 하고, 컬링 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이것이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면서 각종 지상파 뉴스에서도 그 콘텐츠가 소개되더라고요. 이제 역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올드 미디어에서 소비해주는 격이 된 것이죠.

손현선 저도 그 콘텐츠 봤어요. 디지털이 TV로 넘어오는 것 또한 중요한 추세에요. 대표적으로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온라인에서 이미 행해지고 있는 ‘1인 방송’이라는 포맷을 그대로 가져와서 기존의 미디어에 차용했다는 점이 그를 방증하죠. 최근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거꾸로 TV에 편성한 ‘영국남자’, ‘양세형의 짤방공작소’와 같은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요.

박경호 소비하는 콘텐츠가 나이에 따라 바뀌는 것은 분명해요. 이에 따라 이용하게 되는 매체도 변하게 되고요. 어렸을 때는 음악 프로그램 보는 것을 즐겨 해서 당시 인기를 끌었던 가수의 이름을 모두 알았지만, 지금 나오는 가수들은 거의 알지 못해요. 이제는 음악 프로그램 자체를 보지 않기 때문이죠. 이처럼 지금 유튜브에서 게임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들도 언젠가는 그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게 될 거예요. 시간이 지나고 취향과 가치관이 변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겠죠. 사례가 많진 않지만, 팟캐스트에서 진행되는 브랜드 협업 형태도 생겨나고 있고요. 이런 변화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MCN, 유튜브만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또한, 콘텐츠의 유통도 매스미디어와 디지털을 넘나드는 현상도 더 많아질 거 같아요. 이에 맞춰서 TV와 같은 매스 미디어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해요. 요즘 KBS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이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돼요. 그 프로그램은 송은이와 김숙이 진행하던 팟캐스트에서 시작한 콘텐츠였잖아요.

김민정 맞아요. 어떤 방법이든 콘텐츠 소비는 지금껏 계속됐고, 앞으로도 그럴 거로 생각해요. 과거 콘텐츠 소비 방법이 TV나 PC에 그쳤다면, 이제 10대들은 반드시 TV를 통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세대는 아니죠. 시청률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TV를 통해 소비하는 콘텐츠는 주로 올림픽, 연말 시상식, 드라마처럼 본방송만 시청하는 것이 중요한 콘텐츠들이었어요. 유튜브 레드, 넷플릭스 등 광고가 없는 유료 서비스들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광고를 회피한다는 점도 있고요. 단순히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인플루언서 콘텐츠 안에 어떻게 캠페인의 메시지를 녹여낼 것인가는 여전히 중요한 이슈임은 틀림없어요.

손현선 그런 사례도 있어요. 콘텐츠 안에 브랜드 협찬이 들어갔다는 느낌이 들면 구독자들은 바로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건 곧 본래 인플루언서의 콘텐츠 색을 잃는다는 걸 뜻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광고를 받지 않는 인플루언서도 종종 있어요. 돈을 지급한다고 해서 광고주의 입맛에 다 맞춰주지 않는다는 뜻이죠. 그럼에도 저희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건 광고주 역시 통합적인 캠페인을 원하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게 되었고, 저희에게도 다양한 마케팅 기회와 경험을 준다는 점일 거예요.


 

1인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

 

고미영 몇 년 전 당시 미국의 10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서베이를 접한 적이 있는데, 그들이 가장 되고 싶고 닮고 싶은 사람이 다름 아닌 인플루언서였어요. 미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됐던 변화인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그러한 변화가 시작되었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죠. 전망은 어떻게들 보시나요?

박경호 새로운 인플루언서가 나타난다기보다, 특정 분야의 인플루언서가 분야를 넘나드는 상황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를 들어, 많은 수의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그래머가 1인 방송을 하게 되고, 나아가 자신의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실제로 여자 옷을 판매하던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 중에 결혼한 후에 임신하면서 임부복까지 제작했는데, 그것마저 완판이 되는 성공을 이뤘죠. 이처럼 특정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분야를 확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1인 방송을 넘어 TV 방송까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손현선 결국은 콘텐츠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어느 플랫폼을 통하느냐는 콘텐츠를 접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분이고요. 과거 TV 방송으로만 소비하던 콘텐츠에서 지금의 1인 미디어 등으로 변화해오는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즉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콘텐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등장한 AI 스피커처럼 앞으로는 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와 마케팅 역시 생겨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경호 저는 그런 시도도 있어야 한다고 봐요. 최근 아이패드 광고를 흥미롭게 봤어요. 광고 속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아이가 이렇게 되묻잖아요. ‘컴퓨터가 뭐에요?’라고요. 그 아이에게 우리가 컴퓨터를 기존에 해오던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는 머릿속에 억지로 심어줄 수가 없어요. 성장할 1020 세대, 즉 미래 고객에게 아직은 친숙하지 않지만 앞으로 사용할 제품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인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이 1020대의 게임과 뷰티 등에 한정된 소비재만의 영역이라고 한정 짓는 것 또한 최선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고미영 제가 보는 지금의 추세는 미디어의 개인화, 고도화예요. 이런 변화를 거쳐 오면서 지금도, 앞으로도 1인 미디어의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사람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 역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누구나 1인 미디어가 되어서 콘텐츠를 만들 순 있지만, 누구나 성공할 순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그우먼 강유미와 같이 이제 연예인도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시대가 되었어요. 당당히 자신의 목표가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 만들기라고 하더군요. 이러한 상황에서 콘텐츠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할 거예요. 그로 인해 앞으로 1인 미디어 콘텐츠가 더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미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구독자 관점에서는 일반 연예인 못지않거든요. 그들 사이의 가십이 생겨나기도 하고, 그 안에서 팬덤 싸움도 치열하죠.

박경호 실제로 DIA TV가 개최하는 페스티벌도 매년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과 확장의 기회가 생긴 거죠. 한편, 1인 미디어 콘텐츠 장르에서도 변화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과 뷰티가 예전에는 없던 콘텐츠 장르였던 것처럼 새로운 테크에 맞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분명 생길 거예요. 사회 추세에 따라 콘텐츠 역시 생겨나기도, 소멸하기도 하는 거죠.

고미영 과연 유튜브를 이길 플랫폼이 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도 궁금해요.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대표적인 SNS 채널보다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라는 매체로 더욱 몰리게 되었잖아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유튜브가 과연 얼마만큼 더 독재 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그것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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