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초개인화 시대,
광고의 변화와 흐름
방호엽 Bang, Ho-Yeop
데이터매니지먼트팀 INNOCEAN
빅데이터 시대를 사는 우리는 거의 24시간 내내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된 개인 디바이스(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를 사용해 동영상 감상, 음악 감상, 쇼핑, 검색, 게임, 결제 등을 하고 있다면 이미 개인에 대한 파편화된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수집되고 분류되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가 있다. 오늘 그는 출근길에 유튜브로 ‘손흥민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내년 이사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스타벅스 앱으로 주문한 ‘커피’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와 쿠팡으로 ‘신형 PS5’가 입고되었는지 확인한 후, 지인 페이스북에 올라온 ‘고양이 사진’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긴 후 업무를 시작한다. 이런 일상이 몇 번 반복된다면 직장인 A씨는 구글에선 ‘EPL 팬’으로 언론사에선 ‘부동산 관심자’로 신용카드사에선 ‘커피 애용가’로 쿠팡에선 ‘Playstation 게이머’로 페이스북엔 ‘고양이 애호가’ 등으로 구분되어 진다. 이는 디지털상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각 데이터를 수집하는 주체가 설정한 그룹핑 Grouping에 포함됨을 의미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광고는 이런 그룹핑된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하여 타깃 오디언스를 설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광고 노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이른바 초개인화 Hyper-Personalization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고객은 자신이 만들어낸 데이터로 인해 평소 관심 있던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추천받게 되고 데이터 수집의 주체인 브랜드나 미디어(플랫폼) 등은 이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그 때문에 고객 데이터는 브랜드나 미디어 입장에선 반드시 [수집-소유] 해야할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디지털상 고객 데이터를 [수집-소유]하는 3개의 대표적 주체가 있다. 첫 번째는 브랜드(광고주)이다. 이는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했거나 자사 채널에 방문한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유한다. 두 번째는 미디어(플랫폼) 이다. 이는 자사의 서비스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유한다. 세 번째는 데이터 컴퍼니이다. 이는 온·오프라인에서 데이터를 구매하여 그룹핑한 후 판매한다. 광고 측면에서 이런 데이터들은 고객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소스 Source로 활용되며, DSP Demand Side Platform 등 AD-TECH를 활용하는 광고대행사를 통해 개인 맞춤형 광고의 타겟으로 설정된다.
최근 브랜드(광고주)는 마테크 MAR-TECH 도입을 통해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고, 이를 마케팅부터 세일즈까지 모든 영역에서 공동으로 관리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존 CRM 데이터가 가지는 한계성과 마케팅 차원에서의 제한된 확장성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플랫폼)도 고객과의 관계 재설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른바 가치 교환 Value Exchange에 대한 인식변화 유도다. 대부분 미디어를 통해 제공받는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다. 미디어는 모객을 목적으로 무료 콘텐츠를 배포하는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보전한다. 제공하는 콘텐츠가 다양하고 경쟁력 있을수록 더 많은 고객을 모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미디어는 소위 매체력 Media Power을 가진다.
매체력은 미디어가 광고 단가를 정하는 기준이 되고, 대부분의 브랜드(광고주)는 이에 맞춰 광고비를 지불한다. 미디어는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광고 지면 Inventory을 늘리고, 이는 고객이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시각적 방해 요소가 된다. 이를 통해 고객은 ‘광고=불편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이런 고객–미디어 간의 암묵적 동의는 기술의 발달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미 해외에선 많은 고객이 콘텐츠나 서비스는 무료로 즐기면서 광고로부터는 자유롭기 위해 브라우저상의 광고 차단 Ad-Blocking 기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추적 광고 Re-targeting 방지를 위해 선택적 쿠키 활용 동의 Cookie Opt In-out에 대한 법률을 지지하고 있다. 미디어(플랫폼) 입장에서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수익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고객 대상 서비스, 콘텐츠 제공 측면의 두 가지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구독형 프리미엄 정액제 등 고객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 대상 서비스나 콘텐츠는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과 고객의 데이터 및 광고 시청 의무와 바꾸는 구조이다. 이를 통해 미디어(플랫폼)는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광고 집행에 따른 광고 수익과 유료 결제에 따른 수익을 확보함과 동시에 양질의 콘텐츠 확보 및 서비스 퀄리티 향상에 투자함으로써 매체력을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넷플릭스 등 구독형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고, 개인 크리에이터와 그들의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 상에 서비스, 콘텐츠가 무료라는 인식은 점차 옅어지는 추세다. 데이터 컴퍼니도 급변하는 데이터 시장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크롬 Chrome, 사파리 Safari 등 커버리지가 넓은 인터넷 브라우저를 중심으로 고객 쿠키 활용 제한 Cookieless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수집했던 데이터 Cookie, ADID는 향후 확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들은 미디어(플랫폼)사와 데이터 제공사 Data Provider 등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쿠키를 대체할 ‘통합 ID 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특정 사이트의 별도 회원가입 없이 ‘카카오톡으로 인증하기’ 기능으로 로그인을 대체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는 기존 방식으로 수집한 데이터보다 활용 측면에서 정확성과 매칭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의 광고는 더 개인화되고 더 정교해질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여러 데이터들과 조합하고 이를 분석하여 타깃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크리에이티브전략-매체전략-광고집행까지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역량이 필요한 시대다. 국내외 다수의 광고대행사에서 AD-TECH 전담팀을 만들고, DSP-DMP-SSP 등의 플랫폼 내재화에 투자하며, 오디언스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양성하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