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t For Story
프로젝트 렌트
팬데믹 때문에 많은 브랜드와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중심을 옮길 때, 브랜드 스토리와 경험을 위시하며 뚝심 있게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브랜드가 있다. 바로 프로젝트 렌트다. 이들은 성수동에만 6개의 공간을 내며 명실상부한 팝업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브랜드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장에서도, 이들은 팝업을 통해 진정성 있거나 독특한 브랜드들을 사람들과 연결해 주고 있다.
잡지가 된 공간
잡지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발견의 기쁨을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몰랐던 브랜드의 이야기를 접하며 그들의 세계에 진입하고, 팬이 되거나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런 기쁨을 오프라인에서도 누리게 된다면 어떨까. 물론 이전에도 편집숍처럼 취향을 큐레이션하는 오프라인 공간은 있어왔다. 그러나 공간을 무수하게 변용하며 아이덴티티를 바꾸는 브랜드는 없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해 온 최원석 대표는 작은 브랜드들이 성장에 필요한 오프라인 채널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온라인과 같은 비대면 환경이 가진 경험의 한계와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프로젝트 렌트를 여는 기반이 되었다. 가장 먼저 가로수길의 빈 공간에 아러바우트 카페, 오키로미터북스와 협업해 22일간 팝업을 열었고, 그 기간 동안 1만 5천명이라는 방문객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한다. 그 이후 자체적으로 기획한 ‘평양슈퍼마켓’, ‘성수당’ 팝업을 비롯해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브랜드의 이야기와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이 유일한 기회
‘카페 투어’와 ‘오픈런’의 시대, 사람들은 갈 만한 이유나 재미있는 콘텐츠만 있다면 위치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오프라인 공간에 방문한다. 이런 시장의 흐름 속에서 최원석 대표는 팝업의 매력으로 유한성을 꼽았다. 프로젝트 렌트의 팝업 기간은 최소 2주에서 최대 3개월. 한 계절이 채 지나기 전에 사라지는 공간의 매력은 바로 지금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나아가 적절한 브랜드를 발굴·선별하고, 경험과 소통 요소를 중점으로 공간을 설계하는 프로젝트 렌트의 노하우가 더해져 팝업을 빛낸다. 프로젝트 렌트에서 진행되는 팝업은 단순히 판매고를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브랜드들은 공간이나 인쇄물, 또는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교감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와 매력을 전달한다. 팝업으로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나면,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데이터가 증명하는 팝업
프로젝트 렌트는 온·오프라인 마케팅 데이터 수집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특허를 기반으로 팝업 스토어 인근 거리의 트래픽을 수집하고, 방문객의 오프라인 행동과 라이프스타일, 구매 패턴을 분석한다. 콘텐츠가 달라지면 어떤 고객이 방문하는지, 트래픽과 매출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등의 내용을 살펴 입점 브랜드에 전하기도 한다. 확실한 데이터와 기획력 덕분일까. 프로젝트 렌트의 트래픽은 팬데믹이 한창일 때도 300%가량 성장했다. 기획력에 따라 평균의 1300%에 달하는 트래픽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올해 진행된 롯데제과의 ‘가나 초코릿 하우스’는 6주간 2만여 명이 매장을 방문했다. 평균 체류시간 80분 이상을 기록해 팝업스토어 마케팅의 가능성을 시장에 증명했다. 지난 10월 매일유업과 함께 진행한 ‘어메이징 오트 카페’는 외진 곳에 위치했음에도 오픈런과 더불어 1,000명 이상의 일일 방문객을 기록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렌트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하나의 온전한 경험을 완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팝업 스토어와 함께 온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MO(Online Merge with Offline) 커머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온·오프라인 각각의 채널이 가진 강점을 모두 살리겠다는 뜻이다. 지역과 지역의 경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일관성 있고 즉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플랫폼화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방에서의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과거 한국관광공사와의 협업, 그리고 부산의 복합 문화 공간 ‘B4291’의 특별 분점을 통해 로컬의 이야기와 제품을 전한 바 있는 이들은 콘텐츠 수요가 많지만 팝업 스토어가 진행되기 어려운 지방에 주목하고 있다. 지방 에서의 팝업 스토어가 활성화된다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어려운 지방 브랜드들의 고민을 해소하는 동시에 경쟁력 있는 로컬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프로젝트 렌트의 지난 팝업
성수당
무속 신앙을 재조명해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해 보고자 한 프로젝트. 무당을 정신 건강을 지켜주는 영적인 의사로 그리며 위로를 콘셉트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무당이 직접 신점을 봐주기도 하고, 준비된 엽서에 부적 도장을 찍어 가게 하는 체험 콘텐츠를 비롯해 부채, 화장지 등의 굿즈를 판매했다.
로티스 아파트먼트
롯데월드 캐릭터 ‘로티’의 리브랜딩 프로젝트. ‘모베러웍스’로 잘 알려진 모빌스그룹에서 캐릭터 리디자인을 맡았다. 롯데월드의 캐릭터로서 로티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진행 당시 장마와 폭서가 기승을 부렸음에도 많은 이들이 방문했다.
Rent Busan 부산 특별 분점
자갈치시장 안 건어물 공판장을 고쳐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인 ‘B4291’에서 진행된 로컬 팝업.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산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했다. 부산 지역의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이태리타월, 초와 비누, 전투식량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