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Now
2018 WORLD CUP, NOW!
2018년 여름, ‘4년에 한 번’이라는 시간적 제약이 더해진 특별한 볼거리이자 올림픽과 함께 양대 스포츠 빅 이벤트로 꼽히는 월드컵이 돌아왔다. 32개국의 참가로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하여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의 경기를 치룬다. 이에 이노션 월드와이드 미디어 본부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의 트렌드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고미영
미디어플래닝3팀 INNOECEAN
월드컵을 목전에 둔 현시점에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예전처럼 축구 열기로 고조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개최국이라는 명예와 함께 4강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온 국민이 열두 번째 대표 선수가 됐던 2002년 한일월드컵은 이제 까마득한 옛이야기라 하더라도, 우선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객관적 전력이 상대국 대비 열세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16강 진출이 불투명한 만큼, 국민적인 축구 열기 재현은 어렵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 자체는 물론 응원 문화를 기꺼이 소비할 로열티 강한 국민은 건재하기 때문에, 월드컵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와 이를 활용한 새로운 흐름은 여전히 사회문화적인 주목의 대상이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훌륭한 마케팅 시즌을 기다려온 광고계와 각 미디어에서는 시청자 그리고 브랜드별 타깃의 시선을 끌기 위한 캠페인 준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광고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그간 화제가 됐던 성공적인 월드컵 마케팅 케이스와 새로운 광고 기법이 스치듯 지나간다. 많은 캠페인이 있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큰 규모의 브랜드와 캠페인이 결국 월드컵 광고전의 승자일 수도 있고, 혹은 적은 비용으로 훌륭한 효과를 내며 조용히 제 몫을 해낸 소규모 캠페인이 월드컵을 진정 잘 활용한 사례일 수도 있다. 따라서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들인 천문학적인 액수의 광고 물량이 얼마일까 혹은 가성비 최고의 앰부시 마케팅 승자는 누구일까를 미리 궁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다음과 같은 시각으로 관전하면 어떨까? 월드컵 콘텐츠 소비 패턴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타깃을 직간접적으로 대면하는 미디어 접점이 얼마나 다양하고 치밀해졌는지, 더 새롭고 세련된 모습으로 진화 중인 브랜드 메시지의 전달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월드컵을 관통하는 메가 트렌드를 어떤 워딩으로 정리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월드컵을 즐긴다면 보다 더 의미 있는 관람이 될 것이다.
친구나 가족, 혹은 동료와 삼삼오오 모여 함께 보는 축구에는 분명 여름밤의 낭만과 재미가 있었다. ‘혼관(혼자 관람하기)’ 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지만, 작전과 고민은 공유함으로써 발전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미디어 파트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월드컵 광고 이야기를 담은 여름호 ‘MEDIA NOW’를 통해 2018 월드컵의 포인트를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월드컵 트렌드와 관전 포인트
WORDS BY
고미영 미디어플래닝3팀
김성훈 디지털미디어팀
이숙향 미디어바잉1팀
신상무 옥외미디어팀
이승원 미디어플래닝1팀
KEY POINT 1.
월드컵과 미디어
촘촘하게 설계한 타깃과의 접점을 통해 전방위적인 노출을 시도하여 궁극적으로 소비자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것은 미디어의 영원한 과제이자 목표일 것입니다. 미디어본부에서는 캠페인 목표와 예산 규모에 가장 적합하며 유효한 미디어 플랫폼과 비히클 vehicle 선정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믹스와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업무를 크게 구분해 보자면 방송, 인쇄, 옥외, 디지털 등 각 매체사 혹은 렙사를 통해 비히클을 구매하고 집행하는 바잉, 그리고 클라이언트와 컨택하며 효율적인 운영안을 제안하고 협의하는 플래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팀에서는 각자의 역할에 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오래전부터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해 왔습니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물론, 6~7월 캠페인 운영이 있는 다수의 클라이언트가 동기간 가장 큰 이슈인 월드컵 광고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디어플래닝팀에서는 월드컵 광고 집행이 필요한 혹은 필요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판매안과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한 분석으로 클라이언트별 맞춤 대응을 한 상황입니다.
광고를 구매하는 미디어바잉팀과 디지털미디어팀의 경우, 수개월 전부터 광고 판매 제도에 대한 의견 개진 및 기존 집행의 히스토리 분석을 통해 월드컵 광고를 판매하는 각 미디어사 혹은 렙사와 협업합니다. 이후 월드컵 캠페인 운영 관련 광고주의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면 보다 효과적 인 집행을 위한 협상 작업이 가능해집니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응원 형태는 전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는 거리 응원 문화로 대표될 수 있는데, 옥외미디어팀은 이러한 거리 응원과 옥외미디어만의 특성을 조화롭게 살리는 전략을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서울시청과 함께 최적의 응원 장소로 꼽히는 삼성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옥외광고물 자유 표시구역이자 주목도가 높은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된 상징적 로케이션이기 때문에 이곳을 거점으로 한 집중 노출이 이루어졌습니다.
KEY POINT 2.
2018 러시아 월드컵 마케팅의 트렌드
① 타깃의 미디어 소비 패턴 트렌드
디지털 광고비가 전파와 인쇄 등 전통 미디어를 추월한 지 수년이 지났습니다. 특히 10대부터 30대 영 타깃의 디지털 선호도와 주목도가 빠르게 증대하면서 소규모 캠페인을 운영하는 클라이언트의 경우, 가장 먼저 집행을 고려하는 1위 미디어로 자리를 굳혀 가는 상황입니다. 향후에도 디지털 집중 가속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월드컵에서도 과연 디지털 집중이라는 흐름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월드컵과 올림픽은 개최국과의 시차에 따라 세일즈와 시청률의 흥행 여부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실시간 라이브 중계 시간이 상당히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이동 중인 시청자라면 모바일로 축구 중계를 시청하겠지만, 러시아 월드컵의 시차는 모스크바 기준 6시간으로 특히 한국전은 21~24시대에 중계됩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새벽과 출근 시간대에 한국전이 중계되어 시청률이 잘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으나,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지상파의 시청률과 흥행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이버 역시 이런 예측을 감안하여 이번 월드컵은 생중계를 하지 않고, 배너 광고만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출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② 디지털의 활용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주요 포털에서는 월드컵 특집 페이지를 개설하여 월드컵 기간 중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운영합니다. 아프리카TV는 인터넷 업계 중 최초로 러시아 월드컵 전 경기 생중계 계약을 맺었으며, K리그 홍보대사이자 MBC-TV의 디지털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할 축구 BJ ‘감스트’를 대표로 차별화된 콘텐츠와 중계방송을 진행합니다. 라이브 중계는 지상파로 시청하더라도 디지털의 대세는 여전할 것이라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8억 명의 사용자, 국내 사용자 2천 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는 기업들이 올리는 광고영상뿐만 아니라 유튜버들이 직접 올리는 월드컵 관련 영상까지, 월드컵 콘텐츠가 다양하고 무한하게 증가할 것입니다. 유명 포털 앱의 경우 한번 접속 시 머무는 시간이 채 1분에 미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유튜브의 경우는 평균 7분가량 머무는 것으로 집계돼 매우 높은 유저 몰입도를 보여줍니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전문 디지털 매체와 달리 페이스 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월드컵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미디어를 실시간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경기 전 응원준비 모습, 실제 응원 장면, 경기 후기 등을 글과 영상으로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또 하나의 월드컵을 스스로 만들어 갑니다. 심지어는 생중계까지 동원하여, 떨어져 있어도 같이 즐기고 있는 느낌을 만들어 줍니다. 서로 온라인으로 연결된 사용자들은 거부감 없이 서로의 1차 콘텐츠에 반응하고 의견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상호 업그레이드하고 업데이트합니다. 이러한 SNS의 본질적인 힘은 월드컵에서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모바일 서비스 이용행태조사 보고서(2018) 영상 앱 순위: 유튜브(55.9%) > 검색포털(25.1%) > 통신사(10.4%) > 방송사(8.0%) > 기타(0.6%)
③ 새로운 광고 형태
지상파 채널 중에서는 SBS의 신규 광고 상품이 눈에 띕니다. 한국전 편성 중간에 위치하여 1분을 독점할 수 있는 ‘중 1 Zone’과 후반전 종료 후 30초가 노출되는 ‘1st Zone’은 1개 광고주만 단독 운영하는 상품으로 높은 주목을 받았고, 가상광고의 경우 전반 시작 전 화면 전환 시 7초간 가상광고가 노출되는 스플릿 스크린과 전반 하이트라이트 운행 시 우측 화면으로 나오는 가상광고인 하이 라이트 등 새로운 형태가 시도되었습니다. 옥외 미디어의 경우, 공식 스폰서인 현대자동차는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는 지하철 차내 바닥과 벽면을 모두 랩핑한 브랜드 트레인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는 강남대로 미디어폴에 TV 광고와 연계된 조형물 광고를 집행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삼성역의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광고와 실시간 경기 중계, 연계 행사 등의 응원 콘텐츠가 복합적으로 송출되는 미디어 채널로 활용합니다.
KEY POINT 3.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2018 러시아 월드컵
① 지상파 3사의 해설위원 경쟁
약 1,320억 원으로 알려진 높은 월드컵 중계권료를 FIFA에 지불한 지상파 3사는 경기 시청 채널 선택에 가장 중요한 해설위원 선정에 많은 공을 들여왔습니다. KBS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영표 해설위원이 중계를 이어가며,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은 이근호 해설위원이 합류합니다. MBC는 기존 김성주 캐스터가 중계에서 빠지고, 안정환 해설위원이 메인으로 활동합니다. 앞서 언급한 BJ 감스트는 디지털 동영상을 주로 소비하는 10대 그리고 월드컵 붐업 콘텐츠 영상을 제작하는 마니아층을 유입하며 한국전 디지털 동시 중계 등 다양한 서브 역할을 소화합니다. SBS는 ‘영원한 캡틴’ 박지성을 해설위원으로 선정하였으며, 처음 시작하는 정식 경기 중계인 만큼 붐업을 위해 활발한 홍보 활동 중입니다. 스포츠 캐스터로서의 인지도가 높은 배성재 캐스터와 박지성 해설위원이 보여준 ‘케미’는 호평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청률의 경우 세대에 따라 채널 선호도의 차이를 드러내며 매 경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② 주요 광고주의 마케팅 활동
자사 클라이언트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포함, FIFA 공식 파트너사인 아디다스 adidas와 코카콜라 Cocacola, 비자 VISA, 카타르항공 Qatar Airways 등 글로벌 회사들이 다채롭게 온·오프라인 신규 캠페인을 선보입니다. 물량과 형식의 차이는 있지만, 공식 파트너사의 장점을 십분 살린 적극적인 활동이 흥미롭습니다. 대부분 경기가 밤 9시 이후에 중계되기 때문에 시간대 주류 클라이언트는 더욱 활발한 월드컵 광고 운영이 예측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광고 활동을 이어 가는 LG전자 역시 월드컵 광고를 적극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알려지며 광고비 규모 및 지상파 주요 위치 선점과 관련 업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한, 향후 4년간 대한 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넥슨 Nexon의 경우 자사 게임인 ‘FIFA 온라인 4’에 월드컵 모드 론칭과 동시에 여러 가지 이벤트를 통해 월드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한편 스포츠 빅 이벤트마다 광고 캠페인과 프로모션으로 과거 각축전을 벌였던 주요 이동통신사의 경우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특별한 캠페인 운영 없이 지나갔습니다. 대한민국 축구가 이번 월드컵에서 반전을 일으키는 것은 지나치게 긍정적인 바람이 되었지만 최소한 후회 없이 잘 겨룬 내실 있는 경기로 기억되며 성공적인 월드컵으로 마무리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참신한 형식과 내용을 담은 월드컵 광고와 캠페인으로 광고계에도 훈풍이 불어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