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Now
도시의 인프라가 된 공공 캠페인

Campaign : 세상에서 가장 큰 라이프가드
더운 여름,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바닷가다. 매년 수천만명이 찾는 부산 해운대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글로벌 메가 휴양지다.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더욱 필요한 것은 안전에 대한 대비다. 하지만 구조대원 수는 한정적이고, 해마다 오르는 평균 기온과 늘어나는 방문객 수로 구조대원의 피로도 역시 증가한다. 이는 곧 시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구조대원과 해운대를 찾는 시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해운대는 새로운 구조대원을 영입했다. 그 수는 단 하나. 하지만 그 어떤 구조대원보다도 더 높이, 더 멀리 바라보는 세상에서 가장 큰 라이프가드다.
‘세상에서 가장 큰 라이프가드’는 그랜드 조선 미디어를 활용한 캠페인이다. 해운대 해수욕장 앞 그랜드 조선 부산 외벽에 설치된 곡면 디지털 사이니지로, 가로 25m, 세로 31m에 달하는 초대형 DOOH(디지털 옥외광고)다. 이 압도적인 스케일의 디스플레이에 실제 해양 구조대원이 등장해 실시간으로 안전 메시지를 전한다. 실시간 기상 정보, 파고 등의 데이터와 연동하여 구조대원이 상황에 맞는 안전 지침을 입체적이면서도 현장감 있게 안내한다. 이를 위해 여러 관련 부서와 협업해 실제 상황과 연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하여, 단순한 미디어 사인이 아닌 해운대 구조 시스템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었다.
특히 3D 아나모픽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은 입체적이면서도 현장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했다. 파고가 높을 때는 구조대원이 직접 통제 사인을 보내고, 평상시는 날씨 변화에 따라 영상 배경이 바뀌며 사실감을 더했다. 야간에는 CCTV를 주시하는 구조대원 모습이 송출되어 24시간 안전 메시지를 전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영상 소재를 송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대와 날씨 조건에 따른 테스트를 수차례 반복하여 실제 현장에서 즉시 작동 가능한 안전 가이드로 완성한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DOOH의 공익적 활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랜드 조선 미디어라는 초대형 옥외매체를 통해 안전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면서, 관광객에게 사고 예방 효과와 경각심을 높일 수 있었다. 거대 사이즈가 주는 시각적 임팩트 덕분에, 시민들이 멀리서도 즉각적으로 안전 지시를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겼다. 또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초대형 미디어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방문객의 도시 경험을 확장했다.
현장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한정된 인력 자원의 한계를 보완해 주었다는 점에서 구조대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 구조대원들은 물리적으로 모든 구역을 동시에 커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세상에서 가장 큰 라이프가드’는 이들이 볼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대신 신호를 전달했다. 이는 기존의 음성 방송이나 안내문이 가진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덕분에 현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명확한 지시로, 구조대원들의 업무를 보조하며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 미디어 하나가 구조대원에게는 든든한 조력자로, 시민에게는 더 직관적인 안전 안내자가 된 것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초대형 옥외 미디어를 설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운대가 ‘국내 유일 비수도권 옥외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이기 때문이다. 즉, 옥외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크기와 모양에 제한 없이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광고는 많지만, 이런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미디어는 흔한 광고판이 아닌, 해운대라는 특정 지역을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일부로 편입하여 하나의 미디어이자 메시지가 되었다. 그 결과 이번 캠페인은 휴양지 안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해운대라는 장소성과 제도가 어떻게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부산 해운대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지킨다는 메시지를 스마트 구조 시스템으로 풀어낸 ‘세상에서 가장 큰 라이프가드’. 이는 공익 캠페인 그 이상이었다. DOOH가 실제 안전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하며, 어떻게 사회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가장 스마트한 캠페인’이 되었다. 이노션은 앞으로도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고, 공익적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캠페인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확산해 나갈 것이다.

INTERVIEWEE
방현욱 카피라이터

Q. 초대형 옥외 광고라는 매체 특성상 카피나 비주얼 구성에서 평소와 달리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요?
거대한 사이즈 앞에서는 세밀한 문장이 잘 읽히지 않아요. 그래서 누구나, 어디서든 즉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관적인 메시지에 집중했어요. 안전 상황별 안내 문구는 최대한 간결하고 정확하게 다듬어, 시민들이 한눈에 이해하고 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했죠. 비주얼 역시 시인성과 직관성을 최우선으로 했어요. 실제 구조대원의 체형을 스캔해 만든 3D 조형은 현실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담았고, 초대형 아나모픽 영상은 현장에서 압도적인 몰입감을 주었어요. 특히 일반적인 영상 광고처럼 모니터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었기에, 현장에서 시간대별·날씨별로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수차례 테스트와 수정을 반복해야 했어요.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완성하게 되었죠.
Q. 프로젝트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컸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이 크리에이티브가 실제 안전에 어떤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는가?’라는 고민이었어요. 단순히 눈에 띄는 옥외 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운대 구조 시스템의 일부처럼 작동해야 했거든요. 이를 위해 해운대구와 해운대해수욕장 사업소, 수상 구조대와 긴밀히 협의했어요. 현장 상황에 맞춘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안전 메시지가 확실히 전달되는지를 검증하는 데 집중했죠. 또한 언어적 안내뿐 아니라 제스처, 사운드, 심벌, 컬러 등 비언어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국적과 문화가 달라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Q. 실제 민간 구조대원을 모델로 기용한 것도 눈에 띄었어요.
캠페인을 준비하는 동안 구조대원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우리의 여름을 위해 일 년 내내 준비하는 그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죠. 그 순간 ‘이들이야말로 진짜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10년 차 베테랑 구조 팀장을 모델로 선정했고, 실제 근무 때 착용하는 슈트와 모자, 선글라스는 물론 구조 장비까지 그대로 반영했어요.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 아니라, 현장에서 옮겨온 진짜 모습을 담고자 했죠. 세상에서 가장 큰 라이프가드는 결국 현장의 구조대원들과 함께할 때 진짜 힘을 발휘해요. 민간 구조대원을 모델로 기용하고 그들과 이질감 없이 호흡한 덕분에, 이번 캠페인은 실제 구조 시스템을 확장하는 진정성 있는 안전 프로젝트로 완성할 수 있었어요.
Q. 캠페인 온에어 이후 현장에서 느낀 반응이나 분위기는 어땠나요? 실제 안전에 대한 변화도 있었는지 궁금해요.
가장 큰 변화는 안전 지시가 ‘보이는 것’이 되었다는 점이에요. 이전에는 방송이 소음에 묻히거나 멀리까지 닿지 않았지만, 초대형 라이프가드가 설치된 후에는 시각적 신호에 시민들이 훨씬 더 빠르게 반응했어요. 구조대원들 역시 “믿음직한 동료가 생긴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체감 효과가 컸고요. 안전을 위한 공공 캠페인이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져 정말 뿌듯해요.
Q. 이번이 그랜드 조선 미디어를 활용한 첫 번째 광고라고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또 어떤 캠페인이 진행 예정인가요?
그랜드 조선 부산 미디어는 해운대라는 장소성과 만날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해요. 이번엔 안전이라는 공공 메시지를 다뤘다면, 앞으로는 부산이 가진 문화와 관광 자산, 나아가 다양한 지역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운대가 그저 유명한 관광지를 넘어, 새로운 메시지를 경험하는 무대로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