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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노미의 부상

2022.10.19

로컬에서 즐기는 일상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해제됨에 따라,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의 일상은 팬데믹 이전과 완전히 동일할 것 같지는 않다. 만 2년이 넘는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이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였으며, 그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새롭게 발견한 가치 중에 하나인 ‘로코노미’는 영어 단어 ‘Local’과 ‘Economy’가 합쳐진 단어로, 도심의 거대 상권이 아니라 동네에서 소비생활이 이루어지는 지역 밀착형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이전에도 지역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생활 반경이 강제로 좁아짐에 따라 지역, 마을, 거리, 골목 등 ‘로컬’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국가의 재난지원금이 지역화폐로 지급되면서, 사용처를 찾는 과정에서도 동네 상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해외여행이 제한되고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자,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로컬의 매력을 경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도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로컬 기반 플랫폼의 성장

 

펜데믹 이후로 가장 주목받은 플랫폼 중 하나인 당근마켓은 하이퍼로컬(Hyperlocal: 지역 밀착형) 플랫폼이다.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의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했으나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동네 생활’, 우리 동네 맛집을 소개하는 ‘동네지도’, 동네 소상공인과 단골을 맺어주는 ‘비즈프로필’ 등 현재는 동네 생활을 공유하는 지역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180만 명에 불과했으나, 2022년 5월에는 월간 활성이용자(MAU) 1800만 명, 누적 이용자 3천만 명을 돌파하였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2022년 4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순위에서 당근마켓은 인스타그램과 배달의 민족을 제치고 7위를 차지했다.

로코노미의 부상 이미지

힙함’을 입은 로컬 콘텐츠

 

로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물리적 공간을 넘어 지역의 스토리가 주목받게 되면서 로컬 콘텐츠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힙함’을 구성하는 상징적인 요소로 소비되고 있다. 2022년 2월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은 시몬스와 관련 있는 지역의 특성을 차별화 요소 곳곳에 접목하였다. 시몬스의 공장과 시몬스 테라스가 위치한 이천에서 생산한 쌀을 굿즈로 구성하였고, 이전에 좋은 소셜라이징 경험을 한 부산의 유명 버거집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브랜드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로컬의 가치와 매력을 전달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지역 상권 및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MZ세대들에게 ‘로컬스럽다’는 것은 더 이상 촌스러운 지역 특산품이나 옛날 것이 아니다. 남들이 잘 찾지 않으면서도 특정 지역의 독특한 개성을 갖춘 힙한 문화적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들어 주류시장에서 로컬 전통주가 MZ세대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역 특산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고 패키지까지 맥주나 위스키 못지않게 트렌디하게 바꾸니, 다양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MZ세대가 개성 있고 힙한 술로 인식하는 것이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만든 동네 유니버스

 

최근,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나 자원 등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지역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인 로컬 크리에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프로젝트 후암’은 이러한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결과물 중 하나로, 후암동이라는 작은 동네 곳곳에 특색 있는 다양한 공유공간을 연결하는 로컬 브랜딩 프로젝트다. 거실, 주방, 욕실, 서재 등 비좁은 공간으로 인해 일상에서 갈증을 느끼는 집의 기능을 동네에 독립된 공간으로 기능을 극대화하여 구현한 것이다. 후암주방을 시작으로 현재는 후암연립, 후암서재, 후암거실 등 8개의 서로 다른 형태의 공유공간을 운영 중이다. 집이라는 컨셉 아래 펼쳐진 프로젝트 후암의 세계관은 다음 공간을 기대하게 한다. 지역 방문 경험이 단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후암동이라는 동네에 자체에 대한 관심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욕실 전문 브랜드인 이누스와 함께 도심 속에서 만나는 욕실 휴양지를 컨셉으로 '후암별채 이누스'를 런칭하여 후암동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로컬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담당자라면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에서 발행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에서는 위드코로나 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 고객 경험 설계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소비 행태가 심화됨에 따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떠한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는지를 고민하고 소비자 스스로 찾아보고 경험하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를 창출하는 것이 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로컬 브랜딩 역시 단순히 지역의 특색이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데 집중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자산을 다양한 방식과 결합하여 고객들이 로컬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는 것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이노션 브랜드인사이트팀 류현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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