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고객 경험 여정
우리는 경험 창출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브랜드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반면에 소비자들은 단 한 번의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험이 아니라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경험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것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관없다.
이 지점에서 더욱 중요해진 마케팅 트렌드가 바로, 고객 경험 여정(Customer Experience Journey)이다. 브랜드와 고객 간의 모든 접점에서 상호작용을 설계하고 의미있는 경험들이 이어지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구매를 중심으로 경험을 설계하여 충성도를 관리하는 차원으로 전개되어 왔지만, 이제는 경험을 창출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흥미진진한 경험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험 여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Spotify)
(© THE HYUNDAI SEOUL Photo by Hasisi Park)
(©YouTube)
나보다 내 음악 취향을 더 잘 아는 스포티파이, 전국구 맛집에서부터 트렌디한 문화 공간과 핫한 쇼핑 공간에 시즈널한 팝업까지 모두가 한 곳에 다 있는 더현대, 한번 보면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동영상을 뿜어내는 유튜브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체험으로 시작해,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직접 찾아보는 노력이 들더라도 예기치 않는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기 때에 경험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다시금 주목해야하는 것은 질적인 경험 그 자체다. 고객에게 흥미와 애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몰입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많은 경우 고객은 예상할 수 없는 뜻밖의 경험을 즐긴다.
즐거움 가득한 흥미진진한 고객 여정 두 가지
흥미 중심의 경험 여정도 다양하다. 넷플릭스와 같이 영화를 보는 고객 여정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펠로톤 자전거로 운동하는 것과 같이 정신적∙육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여정도 있고, 리니지 게임처럼 복잡하지만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놀랍고 흥미진진한 고객 여정도 있다. 이처럼 흥미로운 여정을 기획할 때도 소비자들의 노력 필요 여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노력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스포츠카 드라이브처럼 환상적인 경험을 이어주는 조이라이드(Joyride) 유형과 노력과 힘이 들어가더라도 도전과 스릴로 가득찬 모험을 즐기는 오디세이(Odyssey) 경험 여정이 그것이다.
환상적인 경험을 이어주는 조이라이드(Joyride)
조이라이드 여정은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작은 일탈을 제공하는 즐겁고 신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노력이 들지 않고 쉽지만 예측이 불가능하고 흥미진진하다. 즐거움을 제공하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과 스포츠 채널, 비디오 게임 등이 이에 적합하다. 조이라이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경험 여정 전체에 걸쳐 재미있는 끊임없는 변화(Endless Variation)를 만들어야 한다.
(©TikTok)
조이라이드에 가장 적합한 사례가 틱톡이다. 특히 틱톡은 포 유 피드(For You Feed) 서비스를 통해 유저의 관심사에 맞게 큐레이션한 다양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여, 유저들이 즉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귀여운 고양이 동영상에서부터 K팝 댄스 커버 영상과 먹방 등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상이 쉬지 않고 뿌려진다. 이 같은 엄청난 다양성이 즐거움을 주는 원천이 된다.
도전과 스릴로 가득 찬 모험, 오디세이(Odyssey)
도전과 스릴, 예측할 수 없는 모험으로 가득 찬 오디세이 여정은 사용자의 열정, 결단력, 목표 의식을 동력으로 한다. 고객들이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고, 노력을 들이는 만큼 흥미진진하다. 힘들지만 끝없이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을 제공한다.
전략 게임, 공연예술, 헬스 트레이닝 등 고객이 직접 해보고자 하는 열정적인 욕구가 강한 카테고리가 이에 해당된다. 고객이 이 여정을 다시 찾는 이유는 경험 자체가 목적이 되어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CrossFit)
크로스핏(CrossFit)의 와드(WOD: Workout Of the Day) 프로그램이 전형적인 사례다. 크로스핏 클레스에서 코치는 유산소 운동, 기계체조, 파워 리프트 등 고강도 운동을 한 데 모아서 프로그램을 짜주는데, 개인별로 제공된 운동 프로그램이 모두 다르다. 또한 매일 다양한 운동을 섞어 계획된 프로그램을 와드라고 하는데, 날마다 다른 운동을 해 지루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강도 훈련이어서 극한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크로스핏 참여자는 매일 다른 강도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힘들지만 흥미진진한 체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이다. 성장을 위한 열정과 목적이 일상적인 여정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체험으로 이끈다. 이처럼 오디세이의 핵심 경험 디자인 원칙은 스릴과 도전의 경험을 다양하게 변형하고 섞어서 새롭게 제시하는 것이다.
경험 여정을 디자인할 때 단 하나의 정답이란 없다. 우리 브랜드에 맞는 유형이 조이라이드에 해당한다면, 끊임없이 다양한 기쁨의 순간을 만들어야 하고, 오디세이 유형은 개인의 성장을 위해 목표를 구체화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성과 대시보드를 마련해서 개인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극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한방으로 끝내는 파격적 경험이 아니라 자사 브랜드에 딱 맞는 최적의 고객 여정을 설계해야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브랜드 경험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노션 데이터인사이트팀 김태원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