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패스(출처: 요기요 홈페이지)
류현준 인사이트전략2팀 팀장
진화하는 멤버십.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멤버십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따라오는 일종의 ‘덤’으로 여겨졌다. 기업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 적립이나 제휴 할인 등의 부가적인 혜택을 제공하여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그러나 범람하는 각종 멤버십 혜택 속에서 차별성은 희석되고 멤버십은 일종의 ‘구색’으로 여겨지고 있는게 현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OO패스’와 같이 멤버십 자체를 구독하는 새로운 형태의 멤버십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와우멤버십, 네이버의 플러스멤버십, SKT의 우주패스, SSG와 지마켓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과 같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무료배송, 강화된 적립 혜택 등의 차별적 혜택과 함께 OTT 서비스 등의 컨텐츠 구독을 연결하여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최근에는 멤버십 구독 서비스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요기요의 '요기패스'는 배달료 할인 구독 서비스에 제휴사 할인 혜택을 결합한 유료 멤버십으로, 배민/쿠팡이츠라는 강력한 배달 플랫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출시 5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90만명을 확보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하여 전기차 고객 대상으로 충전 할인을 제공하는 ‘럭키패스 H’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멤버십 구독 서비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목받는 이유① 높은 구매 유도력
멤버십 구독 서비스는 혜택을 받기 위해 초기에 비용 지불에 대한 저항을 넘어야 한다는 큰 진입 장벽을 보유하고 있으나, 가입 고객의 반복 구매 비중이 비가입자 대비 매우 높다는 큰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와우멤버십 가입 고객은 비가입자 대비 4배 이상의 구매력을 보이며, 요기패스는 비가입자 대비 3배 이상의 높은 사용 빈도를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높은 구매력의 심리적 기저에는 ‘매몰비용효과’가 깔려있다. 매몰비용효과는 돈, 시간, 노력 등 이미 투자된 비용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현 상태를 유지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고객들은 멤버십에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혜택을 얻고자 브랜드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주목받는 이유② 풍부한 고객 데이터의 확보
최근 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상에 떠도는 개인 정보인 3rd party 데이터의 활용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사용자로부터 직접 받은 정보인 1st party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멤버십 구독 서비스는 풍부하고 양질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구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재고관리뿐만 아니라 고객별 맞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구독 고객은 대체로 구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활발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는데, 누적된 피드백 데이터들은 또다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멤버십 구독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담당자라면
멤버십 구독 서비스는 데이터에 기반한 정확한 수요 예측과 수익 구조 분석에 기반해야 한다. 할인, 무료 배송 등의 혜택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성상 이용횟수의 증가는 기업의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에서 월 9.95달러에 하루 한번 영화를 예매할 수 있는 멤버십을 제공했던 무비패스는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해 파산하게 되었다. 때로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예매를 진행하는 등 정교하게 설계되지 못한 멤버십 혜택에 따른 결과였다.
적정한 멤버십 구독 비용에 대한 검토 또한 중요하다. 가격이 너무 높은 경우 고객들의 유입하는데 있어서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가격이 너무 낮은 경우에는 혜택에 대한 체감이 낮거나 매몰비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입시 구독 비용 할인이나, 즉시 체감할 수 있는 부가적인 혜택 등을 제공함으로써 초기 유입 시의 가격 저항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멤버십 구독 서비스는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형성하는게 기여할 수 있음에 따라, 향후 기업들의 참여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앞으로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단순히 할인율 경쟁을 넘어, 기업의 특성을 결합한 차별적인 멤버십 구독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