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SIGHT

Interview

강석권CD팀의 밸런스

Gender Neutral

Creator Manual

강석권CD팀의 밸런스

 

강석권CD팀의 밸런스 이미지

 

광고란, ‘개인’의 능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개성을 가진 ‘팀원’의 협력으로 만들어진다고 믿는 강석권CD. 그 믿음으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팀을 이끌어 가고 있는 강석권CD팀을 만났다.

INTERVIEWEE

강석권 Creative Director

김윤희 Copy Writer

강수석 Art Director

김어진 Art Director

INNOCEAN

Q. 먼저 팀원분들 소개 부탁드릴게요.

강석권저는 아트디렉터 출신이고요. 연차가 참 오래됐네요. (웃음) 제가 2004년에 CD를 달았으니까. 처음 광고를 시작한 건 94년이에요. 광고 경력은 25년 차, CD가 된 지는 15년 차네요. 이노션에 온 지는 10년 차 되었고요. 어느 정도 연차가 되면 CD가 되기도 하고, 아예 회사를 나가기도 하니까 제가 CD가 되고 나간 친구들도 꽤 많아요. 우리 팀에서 가장 오래된 친구는 김어진 차장으로 5년 정도 되었고, 강수석 아트디렉터는 3년 반 정도 되었고, 김윤희 카피라이터가 이제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김윤희저는 카피라이터고요. 카피를 쓰는 일, 광고 문안을 작성하는 일 외에도 해야 하는 것들은 알아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그때그때 CD님이 시키시는 일들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마음에 쏙 드시게 하고 있고요. (웃음)

강수석저는 아트디렉터입니다. 팀에서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비주얼에 대한 것들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일을 합니다.

김어진저는 강석권CD팀에서 일하고 있는 아트디렉터 김어진이라고 합니다.

Q. 강석권CD팀의 특성이랄까요? 어떤 걸 원칙으로 팀을 운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석권저희 팀은 어울려서 잘 노는 것 같아요.

김윤희특징이요? 굉장히 많았던 것 같은데, 생각이 잘… (웃음)

Q. 잘 논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강석권생각 없이 놀아요. 누구 하나가 ‘저녁 먹을래?’ 하면 우르르 가서 함께 먹는다거나 하는 거죠. ‘오늘 회식이다!’ 이런 게 따로 있지는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서 놀아요.

Q. 최근에 같이 어울려서 봤던 영화나 같이 했던 놀이가 있나요?

김윤희최근엔 영화 같이 봤고요.

강석권얼마 전에는 김윤희 카피라이터 집에 가서 차도 마셨죠.

김윤희처음 이 팀에 와서 놀랐던 게, 어떤 팀이든 보통 CD님과는 잘 어울리진 않아요. 팀원들끼리는 어울려서 놀아도 CD님과는 어쩌다 한 번인데, 이 팀에서는 CD님과 너무 잘 어울려서 처음에는 되게 놀랐거든요. 왜 굳이 CD님하고…(웃음) 다른 팀에 비해서 그게 큰 특징인 것 같긴 해요. 그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장점이겠죠? 그래서 뒷담화를 할 수가 없어요. (웃음)

Q. 보통 각자 일을 하지만, 함께 할 때 나오는 시너지가 있잖아요. 특히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에서는요. 평소 아이디어를 내고 발전시키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강석권같이 시간을 자주 보내기는 하지만, 아이디어는 보통 각자 생각해온 걸 냅니다. 아이디어를 내도록 내버려 두고, 몇 시에 모이자 해서 취합을 하죠. 저는 철저히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서 이 아이디어에 대해 이런 걸 더하면 좋겠다, 빼면 좋겠다 정도만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각자 자기만의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모여서 하면 말만 많이 하고, 결국 말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의 의견으로 쓸려 가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Q. 사실 아까부터 여쭤보고 싶었는데, CD님 액세서리도 그렇고 외모가 굉장히 인상적이세요. (웃음) 본인의 스타일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요?

강석권스타일은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20대 때 달랐던 것 같고, 30대 때 달랐던 것 같고요. 이노션에 처음 왔을 땐, 검정색 옷은 거의 안 입었던 것 같아요. 항상 꽃무늬 아니면 알록달록한 옷? (웃음) 검정 옷을 입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 입니다. 시대마다 유행하는 스타일이 있으니 계속 한 스타일을 고집하거나 하진 않아요. 다만, 어렸을 때부터 평범하지 않고, 튀게 입고 싶었던 것 같아요. 기억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달까요? 어린 연차 때는 뭔가 사람들한테 기대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것 같고, 지금은 나이를 감추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죠.

Q. CD님 스타일에 대해서 팀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김윤희저는 이노션에서 저희 CD님이 가장 옷을 잘 입으신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이게 용기가 없으면 소화할 수 없는 패션들이거든요. 무엇보다 본인이 참 당당하세요. 거기서 나오는 자신감도 보기 좋고요. 가끔씩 저희는 창피할 때도 있긴 하지만요. (웃음) 그래도 어쨌거나 무난하고 평범한 것보다는 훨씬 더 매력 있다고 생각해요. 한겨울에 호피 코트를 입기도 하시니까 회사 밖에 있을 때도 제보가 계속 들어와요. “너희 CD님이 지금 여기 계신다” 같은. ‘강석권’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임팩트가 분명 있어요. 그래서 광고주와 미팅할 때에도 상대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클라이언트에게 어필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강석권사실 부담감도 같이 공존해요. 괜히 겉멋만 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젊은 애들이 철없이 무서워 보이려고 문신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달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클라이언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심해지고 있죠.

김윤희가령 모든 아이디어가 다 엣지가 있지는 않잖아요? 때로는 노멀할 필요도 있는데, CD님의 아우라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아이디어는 킬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단점도 있죠. (웃음)

Q.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 업계에서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나 접근을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윤희인스타그램? (웃음)

강석권저는 사람을 많이 만나요. 술자리도 많이 갖고요. 광고 쪽 말고, 건축이나 제품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만나는 걸 즐깁니다. 사실 저는 광고 업계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광고하는 사람들 말고는 잘 모르거든요. 그러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건축가 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그냥 ‘집 짓는 거 아니야?’라고만 생각했다면, 요즘은 공간에 대해서, 그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죠. 패션 쪽과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단순히 옷이 추위와 더위를 견디려고 입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메시지가 있다는 류의 이야기를 듣게 돼요. 그게 너무 재미있는 거죠. 140만 원짜리 티셔츠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사실 알기 힘들잖아요? 기꺼이 140만 원을 주고 살만한 옷이라는 걸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되는 거죠. 지식을 책에서 얻는다기보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셈입니다. 사실 농담 삼아 김윤희 카피라이터가 인스타그램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야 실제로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뭐, 제가 워낙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웃음)

Q. 그동안 팀에서 진행했던 캠페인 중에서 가장 내세울 만한 것들을 몇 개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강석권우리가 해왔던 것 중에 지난 러시아 월드컵 캠페인이 가장 고생을 많이 했죠.

김윤희현대자동차 월드컵 공식 스폰서 광고를 만드는데, 제가 입사하기 전에 이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어요. 중간에 투입돼서 1년 내내 했어요. 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웃음)

강석권보람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많았어요. 글로벌 프로젝트라 비딩만 6개월을 했거든요. 전 세계에서 우리 팀을 포함해 세 팀이 남아서 경쟁 PT를 했죠. PT가 뽑힌 뒤 광고를 찍기까지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당시 마룬 파이브 Maroon 5가 모델이었는데 그 정도의 셀러브리티들은 저희 선에서 컨트롤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런 점이 좀 아쉬웠죠. 1년 동안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영광스럽지만, 그에 비하면 결과물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서요.

Q. 규모와 상관없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김윤희SK텔레콤 프로젝트였는데 아예 상품이나 서비스가 전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부터 캠페인을 만들어 가야 했어요. 전통적인 광고뿐 아니라, 굿즈를 제작해 11번가에서 판매도 해야 했던 굉장히 이색적인 캠페인이었죠. 어린 타깃의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해 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강석권그때 티셔츠 원단 보러 동대문도 가고 편집숍도 가고, 라벨 찍으려고 인쇄소로 돌아다니고 그랬죠. 우리 팀이 새로운 것들을 많이 했었어요. 여행 상품 같은 것도 만들고, 고생을 많이 했죠. 잘 팔리지는 않았지만. (웃음)

김윤희사실 그게 좀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굿즈는 비싼 가격을 줘도 살 만큼의 상징성과 선망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퀄리티 관리가 제대로 돼야 하죠. 그런데 예산 문제도 있고 여러 한계가 작동했던 프로젝트였어요. 그럼에도 지금도 기억나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강석권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죠? (웃음)


 

Q. 강석권 CD님이나 팀원 분들이 가장 만들고 싶은 광고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강석권요즘은 광고가 빨리 소비되잖아요. 깔깔 대고 웃고, 유행하면 따라 부르고, 춤추고, 유행어가 생산되면 잘 된 광고라고 하죠. 하지만 은퇴하기 전에 한번쯤은 영향력 있는 광고, 생각이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윤희예를 들어 작년에 GS칼텍스에서 진행한 캠페인 중에 ‘마음이음 연결음’이라는 캠페인이 있었어요. 상담해주시는 분들을 감정 노동자라고 하잖아요. 그분들한테 전화를 걸면 “지금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을 안내해드릴 겁니다” 같은 멘트가 나오게 하는 광고였어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문제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광고가 기여를 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광고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태도의 변화가 일어나는 광고가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고요. 요즘 브랜드나 광고주들도 그런 태도로 바뀌고 있지 않나요?

강석권시도를 많이 하지만 성공하긴 쉽지 않아요. 실제로 피부에 와 닿게, 곳곳에서 느껴지게 만들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해보고 싶어요.

Q. 강석권CD팀에서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김어진제가 호주에 오래 살다 왔거든요. 근데 해외 첫 촬영을 나가게 됐는데 촬영지가 우연치 않게 제가 살던 멜버른이었어요. 사실 그 촬영을 제가 가는 게 아니었는데, 제 사수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갑자기 투입된 거예요. 원래 해외 촬영이 그렇게 힘들다고 해요. 근데 저는 살던 곳으로 갔고, 길도 다 알아서 되게 편했어요. 그 순간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강수석일과 시간이 끝나고 운동을 하는데 다른 팀일 때, 체육관에서 CD님을 몇 번 봤었거든요.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하는 의외의 모습이 되게 멋있었어요. CD님한테는 따로 말씀 드리지 않았지만, 일을 잘하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던 것 같아요.

강석권운동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근력도 하고, 웨이트, 유산소도 열심히 해요.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기보다는 운동을 안 하면 사 입을 옷이 별로 없거든요. (웃음)

김윤희우스갯소리처럼 그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CD님이 술을 더 꾸준히 오래오래 먹기 위해서 운동한다는 소문이요. (웃음)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강석권CD팀을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김어진미친 존재감! 회사에서 저희 CD님을 한 번 보면 절대 못 잊거든요. 같은 회사에서도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팀들이 아니면 CD님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이 팀에 오고 나서는 다른 부서에 계신 분들도 다 강석권CD팀에서 일한다는 걸 알아요. 그게 우리 팀을 대표하는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CD’S MINI INTERVIEW

강석권 Creative Director

직무에 대한 소개

아트디렉터로 광고 일을 시작해 2004년 처음 CD라는 직무를 달았다. 2009년, 이노션에 와서 팀을 꾸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강석권CD팀의 밸런스 이미지

나를 3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첫 번째는 소화제. 비교적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새로운 것들에 대해 흡수가 빠르고 바로 익히는 편이라서 아는 것도 얕고 넓은 편이다. 그리고 어떤 자리에서도 약간의 알코올 힘만 빌리면 잘 적응한다. 두 번째는 순수. 순진하진 않지만, 순수한 편. 바꿔 말하면 별생각이 없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한량. 바쁘던지, 아님 놀아야 한다. 일이 없으면 몸이 아프지 않는 한 하루도 이벤트 없이 지나가게 두지 않는다. 그래야 시간을 이기며 사는 것 같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새로운 만남. 일주일 내내 어떨 때는 주말에도 약속이 끊이질 않는 편이다. 같은 광고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는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예를 들면 건축, 사진, 뮤지컬, 영화, 셰프, 배우, 파티셰, 방송작가, 방송 PD 등 선후배들과의 술자리를 좋아한다.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과 안목에 눈 뜨기도 하고 배우는 것들이 있더라. 그렇게 넓게 인맥과 지식을 넓혀가다 보면 거기서 새로운 솔루션을 발견할 때가 많다.

 

광고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연예계를 기웃거리다 잘 안돼서 편집매장을 하고 있지 않을까? 원래부터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했으니 그쪽으로 꿈을 꾸다가 아이돌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서 죽도록 고생하고, 지방 행사만 뛰다가 나이 먹고. 패션이나 트렌디한 걸 좋아하니까 어디서 편집매장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요즘 광고계에 종사하는 그 어느 한 곳도 어렵다고 말하지 않는 곳이 없다. 분명 엄청난 변혁의 과도기에 놓여있고 지금과는 다른 광고 시장으로 개편이 되어갈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그 누구도 분명한 솔루션은 없는 것 같다. 그게 요즘 직접적인 나의 고민이자 가장 예민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새로운 사내 문화는?

파티 문화. 예를 들면, 송년회도 좀 더 이벤트 같은 게 있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회사 주변에서 우리 이노시안에게 1년 동안 맛있는 음식과 술을 제공해준 식당 사장님께 주는 이노션 가이드 상 같은 것도 재미있겠다. 1년 동안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 잘한 사원에게나 혁혁한 공을 세운 사원의 부모님께도 상을 주고, 옷 잘 입고 다녀도 주고, 청소 잘 해주시는 친절한 아주머니께도 주고, 우릴 위해 열심히 일해준 협력사에도 상을 주는 등 뭔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다들 광고 회사의 첫 문을 두드릴 때는 엄청난 꿈과 광고에 대한 애정을 갖고 뜨겁게 첫발을 들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일하는 환경 때문인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 때문인지 아니면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는 것인지 처음과는 다른 모습들로 떠난다. 나도 나이가 있으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떠날 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지금의 일 하나하나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한지 모른다. 그토록 사랑해서 시작한 광고 일을 떠날 때도 시작했을 때만큼 어쩌면 그간 쌓인 정을 더한 만큼 애정을 갖고 떠나고 싶다.

 

이노시안에게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는?

고민 끝에 나는 ‘나’를 추천하기로 했다. 특히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나와 함께하는 술자리는 추천할 만하다. 때로는 전혀 뜻밖의 인물들과 함께 어울리게 되기도 하니까.


 

# 강수석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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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에 대한 소개

팀 안에서 아이디어에 대한 비주얼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06년 10월 이노션에 입사, 김기영CD팀, 김형태CD팀을 거쳐 현재 강석권CD팀에 근무 중이다. 그동안 스카이 베가 캠페인, 제네시스DH 런칭, 대한항공 호주 캠페인 등을 해왔다.

 

나를 3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1. 화석. 이노션 재직 기간이 길다고 해서 붙었다.

2. 귀신. 업무가 많았을 때, 야근을 너무 많이 해서.

3. 아침형 인간. 집이 멀어서 일찍 출근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가족, SNS, 유튜브.

 

광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커피를 좋아해서 조그마한 커피 집의 바리스타?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결국 나 자신.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새로운 사내 문화는?

타 부서와의 교류가 더 자연스럽게 생기면 좋겠다.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자기 분야(크리에이티브디렉터,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의 고수가 되는 것.


 

# 김윤희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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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에 대한 소개

그때 그때 해야 할 일을 한다.

아이디어 내고, 카피 쓰고, 그림 찾고.

 

나를 3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1. 또라이.

2. 개또라이.

3. 상또라이.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유튜브.

 

광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래…퍼?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새로운 사내 문화는?

체육대회.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좋아서 하는 광고인.


 

# 김어진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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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직무에 대한 소개

광고는 7년째인 아트디렉터.

 

나를 3가지 단어로 표현한다면?

1. 맥주 주당.

좋아하고 많이 자주 마신다.

2. 똥머리.

항상 똥머리를 한다.

3. 성덕.

성공한 덕후.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눈뜨자마자 내방으로 뛰어 들어와 무한 사랑을 주는 조카 황서진.

 

광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호주인.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4시 반쯤 유치원 끝나고 전화해서 매일매일 이모가 보고 싶다고 울먹이는 조카.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새로운 사내 문화는?

정기적으로(일 년에 한 번) 팀 자리 및 회의실 바꾸기.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기운 없어도 기분으로 살아가는 광고인.


 

TEAM’S

INSPIRATIONAL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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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석 아트디렉터

자색돌

 

우연히 지인에게 선물 받은 후로 하나는 책상 앞에, 다른 하나는 매일 지니고 다니는 돌이 있습니다. ‘파워 스톤’이라고도 불리는 이 자색돌은 좋은 기운을 불러 준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더 소중하게 지니게 되는 것 같아요.


 

강석권CD팀의 밸런스 이미지

김윤희 카피라이터

빈티지 찻잔

 

콘텐츠가 방대해질수록 스스로 집중하는 시간은 줄어 드는 것 같아요. 특별히 취미 같은 게 없더라도 시간을 보낼 방법은 얼마든지 많으니까요. 어느 날 우연히 빈티지 상점에 들어갔다가 낯설고 이색적인 매력에 반해 빈티지 그릇들을 수집하는 취미가 생겼어요.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물건이 어떤 사연으로 나에게 왔을까 신기 해하며, 이 물건에는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을까 혼자 마음대로 상상해보는 거예요. 정말 쓸데없는 짓이긴 하지만 그 쓸데없는 시간들이 요즘 제 일상에 가장 흥미 로운 콘텐츠가 되어주고 있어요.

강석권CD팀의 밸런스 이미지

김어진 아트디렉터

5살 조카 서진이

 

아침마다 출근길에 5살 조카 서진이를 등원시킬 때가 있는데, 매일 아침 집을 나오면서 이런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이모, 꽃이 폈으니까 봄이 왔네?” “이모, 꽃이 너무 아름답지?” “이모, 오늘은 기분이 어때?”와 같은 단순하고 본질적이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가까운 지인 간에도 살면서 놓치는 질문과 생각들인 것 같아 그 순간 뜨끔하면서도 고마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이 될수록 오히려 중요하지 않고, 겉치레 가득한 말만 늘어가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가끔 아이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D’S ESSAY

Writer. 강석권 Kang, Suk-Kwen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reative Director 강석권CD팀

 

팀을 이끄는 강석권만의 노하우

 

저는 CD 중에서도 경력이 꽤 오래된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혹시 경험 많은 CD의 노련한 스킬이나 레시피 같은 걸 기대하실지도 모르지만 특별히 그런 건 없고요. 다만 조직이 바뀌고, 팀원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은 한 가지 오래된 믿음은 있습니다. 광고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광고는 좋아하지 않고서는 결코 잘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 그래서 저는 되도록 저희 팀에 주어진 일들을 모든 팀원이 즐거운 마음으로 해낼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껏 제가 만나온 팀원들의 대부분은 광고를 무척 좋아해서 선택한 이들이었지만, 때때로 그들에겐 광고보다 중요한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스케줄로 갑자기 야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당시엔 늘 있는 일이라 다들 조금 툴툴대는 정도였는데 그날따라 한 팀원이 나라 잃은 표정으로 망연자실하게 있는 겁니다. 마음이 쓰여 물어보니 머뭇거리며 그날이 서태지 컴백 공연이 열리는 날이라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녀는 서태지 팬클럽 회장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설레며 기다려왔던 순간이었을 텐데 회사일로 붙잡아두는 건 가혹하다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팀의 전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저는 다른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콘서트에 다녀오도록 했습니다.

사실 광고 일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이와 비슷한 경우는 그 후로도 종종 있었어요. 가령 미리 비행기 티켓을 끊어 두었는데 갑자기 경쟁 PT가 잡힌다든지, 기막히게 웃긴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데 남자친구와 이별로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상태라든지 하는. 물론 공과 사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팀원들은 마지못해서라도 따라와 주겠지만, 저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광고라는 일,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일은,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배려할 부분은 배려하고 이해해주었을 때 팀원들이 더욱더 파워풀한 아웃풋을 보여주었던 것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간혹 누군가가 개인사까지 봐주기 시작하면 팀이 절대로 잘 돌아갈 수 없다는 조언을 해올 때면 제가 꼭 보여주는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17년 리투아니아 프로농구팀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에서 패한 어떤 감독의 인터뷰 영상입니다. 팀의 주축 선수가 자녀 출산으로 시합에 결장한 것을 문제 삼으며 한 기자가 “중요한 플레이오프 시리즈 중에 선수가 팀을 떠나는 것이 정상이냐”고 따지듯 묻자 감독은 “내가 다녀오라고 했다”고 하면서 “우리 삶에서 농구가 과연 가장 중요하냐”는 질문을 던진 뒤 “내 아이의 탄생만큼 경이로운 일은 없다”는 말을 이어가는데 그때마다 저는 속으로 “내 말이!!!!”를 외치곤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심되는 부분은 감독의 배려로 출산의 순간을 함께 하고 돌아온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남은 준결승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끈 덕분에 팀은 결승까지 진출했고, 결국 결승전에서도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입니다.

농구도, 광고도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 그리고 더욱이 광고는 한 사람의 출중한 능력이 아니라, 다양한 개성을 가진 팀원 모두의 협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믿음. 바로 그 믿음으로 강석권CD팀만의 독특한 방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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