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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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의미와 마케팅
조성윤, 한혜인 | CX라이브1팀
KEYWORD. 01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공간
Q. 저는 좋아하는 카페에 자주 가게 되더라고요. 두 분도 자주 찾는 공간이 있으시죠?
한혜인회사 근처 큐뮬러스라는 카페에 자주 가요. 도심에 있지만 카페에 들어서면 뉴욕에 온 듯한 느낌이라서 좋아해요. 그리고 피크닉(Piknic)에도 자주 가는데요. 전시도 좋지만 공간이 주는 느낌이 좋아요.
조성윤해마다 리빙디자인페어에 가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성수동의 연무장길을 자주 가는데요. 그 길에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고,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상점들을 보면서 트렌드를 배울 수 있거든요.
Q. 저도 트렌드 파악을 위해 공간에 가는 편이거든요. 그렇지만 트렌드 말고도 공간을 찾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한혜인저는 긍정적이거나 퀄리티가 좋은 경험을 했을 때 다시 가요. 특히 일상에서 벗어나는 듯한 경험을 하면 또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조성윤저는 새로운 브랜드 만나는 걸 좋아해요. 새로운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곳이면 자주 찾아가죠.
Q. 그럼 최근에 눈여겨본 브랜드가 있을까요?
조성윤최근에 탬버린즈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보고 브랜드를 다시 보게 됐어요. 3층까지 쓸 수 있는 건물을 1층과 지하 공간만 사용하고, 위는 콘크리트 뼈대만 두고 비워 놨잖아요.과감한 시도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맞은편에 있는 디올 성수의 럭셔리함과 대비되어 인더스트리얼함이 강조되는 배치마저 좋았어요. 충격적이었어요.
한혜인저는 미스치프(MSCHF)요. 최근에 대림미술관에서 하는 미스치프 전시를 다녀왔거든요.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잘 보여주는 전시였어요. 미스치프란 브랜드는 자신이 가진 색깔을 고집스럽게 밀고 가는 면이 매력적이에요. 장난스러우면서도 위트가 있는데, 그 장난이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면모가 있거든요.
Q. 이처럼 좋아하는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것도 평소에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조성윤과몰입이요. 이제는 브랜드가 제품뿐만 아니라 그들의 철학을 파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브랜드의 창의성, 고유한 색깔, 철학에 과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사랑받는 것 같아요. 그런 공간에 가면 시키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기록을 하고, SNS에 공유하거든요.
Q. 조성윤 매니저님이 생각하는 과몰입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조성윤지독한 콘셉트를 가진 공간이요. 입구에 딱 들어섰는데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게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공간이 있거든요. 사이니지의 워딩 하나까지도 콘셉트에 맞게 쓰고요. 누가 와서 봐도 “아 여기는 콘셉트가 이거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야 사람들이 과몰입한다고 생각해요.
한혜인저도 몰입이 중요한 요소라는 데 동의해요. 공간이 가진 분위기가 확 느껴질 때,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경험을 한다고 보거든요. 그럼 이 공간에 나만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개인화된 경험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Q. 사람들한테 사랑받은 걸 느낀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혜인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아관의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존이었어요. 기아와 카카오프렌즈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거든요. 기아가 가지고 있는 젊고 가족 친화적인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서 협업을 했어요. ‘라이언’과 ‘춘식이’를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를 비롯해 디지털 콘텐츠도 만들고, 대형 모형과 포토존도 구성했어요.
Q. 가족 친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이유가 있나요?
한혜인서울모빌리티쇼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방문하거든요. 그래서 타깃층에 맞게 기획했어요. 가족이 모두 와서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브릭 아트도 준비했거든요. 브릭 아티스트와 협업해서 기아 전기차 라인업 차종별로 어울리는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만들었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도 브릭으로 함께 전시했죠. 방문한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서울모빌리티쇼 기아관의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존
KEYWORD. 02 요즘 공간 마케팅
Q. 올해 두 분이 찾아가 보고 질투가 났던 공간 마케팅이 있었나요?
한혜인·조성윤누디트 서울숲에서 했던 ‘더 뉴 K5’ 팝업 전시였어요.
한혜인다양한 측면에서 참 좋았어요. 우선 누디트 서울숲에서 처음으로 한 행사여서 새로운 베뉴를 선점했다는 점이 부러웠어요. 그리고 공중에 더 뉴 K5를 띄워 놨더라고요. 설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까,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아티스트와 협업해 전시장을 다양한 작품으로 꾸며 놓아서 아트 전시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공간을 통해 더 뉴 K5가 지향하는 혁신성과 스타일이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조성윤저는 비주얼적으로 멋있는 것도 좋았지만 기아의 디자인 철학이 잘 느껴져서 좋았어요. ‘Opposites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결합)’이라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중에서도 ‘The Power to Progress(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를 공간으로 보여줬거든요.
Q. 두 분이 느끼신 것처럼 최근에는 사람들이 어떤 기대감을 품고 브랜드의 공간에 방문 하는 것 같아요.
한혜인최근에 팝업 스토어를 비롯해 공간 마케팅이 많이 늘어났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반복되거나 뻔한 경험보다 예상치못한 즐거움을 원한다고 생각해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감정을 느끼고 싶은 거죠. 화려한 자극이나 진정성 있는 찰나의 감동을 기대한다고 생각해요.
조성윤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의 명분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사람들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 이 공간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Q. 그럼 방문한 사람들이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느끼려면 어떤 부분에 더 신경 써야 할까요?
조성윤기획 단계에서 메시지를 잘 다듬어야 해요. 예를 들어 포토 존이나 포토 부스를 설치하더라도 “왜 필요하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해요. 차를 전시할 때도 이 차량과 포토 존이 어떤 연계성으로 설치되는 건지 설명할 수 있어야죠. 이렇게 명분을 가지고 콘텐츠를 기획하면 놀라운 경험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한혜인맞아요.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획이어야 고객들이 “이게 갑자기 왜 나오지?” 혹은 “이게 뭐지?” 하고 의아해하다가 끝나지 않고 일관된 메세지를 느낄 수 있거든요. 공간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면 독특한 콘셉트나 결과물이더라도 브랜드의 철학을 경험할 수 있어요.
기아 e스포츠 팝업 스토어 : 지구 6A3
Q. 독특한 콘셉트라고 하면 요즘 세계관과 관련된 마케팅이 많잖아요. 세계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혜인우선 세계관을 정확히 정의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비주얼적인 요소나 체험을 통해서 그 세계관을 방문객이 잘 받아들이도록 풀어내는 방법도 중요하죠.
조성윤기아 e스포츠 팝업 스토어 : 지구 6A3을 기획하면서 “꿈속에서 내가 프로게이머가 된다면?”이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관람객이 몰입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어요. 그래서 현실과 이상 세계를 구분할 수 있도록 구성하려 최선을 다했어요. 첫 번째와 마지막 방은 현실 세계로 꾸미기 위해서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소품을 두었어요. 그리고 이상 세계가 시작되는 두 번째 방부터는 연기도 뿌리고 화려한 조명을 써서 게임 속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죠.
한혜인세계가 바뀔 때 공간의 향기도 바꿨어요. 다른 방에 들어가면 BGM도 16비트 레트로 음악으로 바꿔서 게임 안처럼 느끼도록 구성했죠. 스태프들 유니폼까지 다 바꿔서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조성윤팝업 스토어명에도 신경 썼어요. 6A3은 사실 EV9을 거꾸로 뒤집어서 표현한 것이었는데요. 모두가 이 세계관을 잘 이해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을 쏟아부었죠.에디터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누가 우리의 고객인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해 보여요.
Q.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누가 우리의 고객인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해 보여요.
조성윤저희는 주로 자동차를 보여주다 보니까 차 콘셉트에 따라서 타깃층을 고려하는 편이에요
한혜인차종에 따라서 고객층이 명확하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아는 가족 친화적인 브랜드니까 가족 단위 고객에게 많이 어필해요. 또 캐스퍼는 젊은 층이 고객이라서 DJ를 불러 파티를 열기도 하고요. 제네시스는 와인, 미슐랭, 티 컬렉션을 체험하게 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보여주죠.
조성윤저는 제네시스의 ‘티(Tea)마카세’ 체험이 좋았어요. 서울모빌리티쇼 제네시스관에서 진행한 체험 콘텐츠였는데요. 오마카세처럼 차(茶)를 코스로 내어주셨거든요. 티마카세의 분위기나 응대 방식이 고급스러워서 제네시스가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와 잘 어울리더라고요. 차(車)와 차(茶)라는 중의적 의미도 느껴졌고요.
Q. 요즘 공간 마케팅에서 팝업 스토어를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두 분에게는 팝업 스토어를 잘 운영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조성윤기획하는 순간마다 방문객의 시선을 고려하기 위해서 노력해요. 제가 불편함을 느끼면 오는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운영 측면에서도 실수 없이 탄탄하게 진행되도록 점검해요.
한혜인팝업 스토어는 모터쇼나 CES처럼 특정한 고객들만 오는 공간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도 고객 경험을 특히 더 신경 쓰게 돼요. 계속 스스로 질문해요. 사람들이 좋아할까? 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까? 남들한테 추천할 만한가? 제품을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이 친근한 경험을 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Q. 팝업 스토어에 대한 영감을 어디서 얻는지도 궁금해요.
조성윤저는 일상 속에서 제가 가는 모든 공간이 콘텐츠가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는 동네, 회사 1층 로비, 지하철도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고 봐요. 저희 팀은 주로 자동차를 소재로 다루다 보니, ‘여기에 차가 들어갈 수 있을까?’ 상상해 보거든요. 이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Q. 그럼 최근에 좋았던 공간 마케팅이 있었나요?
조성윤〈이찬혁 영감의 샘터〉요. 진짜 과몰입 공간이더라고요. ‘신박함’을 넘어서 아티스트 이찬혁이 잘 표현된 전시였어요. 이 전시를 계기로 이찬혁이라는 아티스트를 더 관심 있게 보게 됐어요.
Q.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공간 마케팅에서 바뀐 부분들도 있을 텐데요. 어떤 점들을 체감하세요?
한혜인기획하면서 안전 문제를 많이 고려하게 됐는데, 특히 밀집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요. 한 공간에 몇 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고려해서 운영해요.
조성윤팬데믹 이전에는 팝업 스토어도 그렇고, 마케팅을 위해 만든 공간들이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팬데믹 때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공간이 된 거예요. 밀집도 관리를 위해 시작한 예약 시스템이 강화되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문화로 자리를 잡았죠.
한혜인온라인으로만 갈 수 있었던 공간이 많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공간을 체험하고 싶은 쪽으로 트렌드가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경험에 목말랐던 것 같기도 하고요.
조성윤팝업 스토어에 왔는데 못 들어가면 시간 낭비잖아요. 그래서 예약을 해서 방문하는 걸 선호하는 것 같아요. 이제 공간도 한정판이 된 거죠. 예약을 못 하면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볼 수 있는 거예요.
KEYWORD. 03 공간의 미래
Q. 최근에는 ‘가성비’ 대신 ‘시성비’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잖아요. ‘시간 대비 성능’이라는 뜻인데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공간 마케팅에서는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요?
조성윤이제는 공간도 OTT처럼 고객의 시간을 쟁취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평소에 보기 힘든 콘텐츠면 콘텐츠,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면 사람, 브랜드면 브랜드, 이런 것들을 모두 충족하는 공간이어야 할 것 같아요.
한혜인저도 원래 집에서 미국 드라마를 정주행하거나 세 시간이 넘는 영화도 곧잘 봤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유튜브에서 요약본 보는 게 편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씁쓸하기도 한데, 콘텐츠가 너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시성비 트렌드가 나오는 것 같아요.
Q. 소비자의 시간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할까요?
조성윤저는 희소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구 6A3이 e스포츠 팝업 스토어였잖아요. 이전 e스포츠 업계 내 팝업 스토어는 굿즈, 유니폼 판매의 형태거나 게임단에서 진행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스폰서에서 진행한 체험형 팝업 스토어였어요. 그래서 e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분들, 업계 관계자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온·오프라인에 너무나 많은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희귀한 것들로 고객에게 어필을 해야 해요.
한혜인시간과 경험을 낭비하는 게 부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타깃에 맞춰 기획한 콘셉트와 콘텐츠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유행하는 말처럼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보다는 고객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Q. 앞서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너무나 많은 콘텐츠가 있고 이제는 서로 연결되고 있잖아요. 앞으로는 어떻게 마케팅에 적용해 나가야 할까요?
한혜인이제는 융합이 된 것 같아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패키지로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어서 브랜드가 메타버스에 자신의 철학을 담은 공간을 만들었는데 인기가 좋았어요. 그럼 이제 오프라인에 그 메타버스 속 공간을 그대로 구현하는 거죠. 더 나아가서는 꼭 오프라인으로 먼저 해야 한다든지, 온라인이 우선이라든지 이런 순서는 없어졌다고 느껴요.
조성윤‘인증샷’ 이벤트가 너무 뻔해졌잖아요. 이제는 어떻게 하면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온라인으로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기예요. 방문을 유도하는 광고를 디지털 매체에 잘 노출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것 말고도 고객들의 오프라인 경험이 온라인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들을 고려해야죠.
한혜인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만 하던 브랜드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하잖아요. 이런 것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는 공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저는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에서 그런 걸 많이 느꼈어요. 옷 태그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온라인 상세 페이지로 넘어가고, 라이브 피팅룸에서는 바로 숏폼 동영상을 찍을 수 있게 구성해 놨는데요. 이렇게 아예 하나의 패키지로 생각해야 하는 것 같아요.
Q. 공간 마케팅을 하면서 장소 선정을 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한혜인어디나 무대가 될 수 있어요. 정해진 베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획을 할 수 있으면 어느 곳이든 브랜드의 무대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기획을 할 땐 공간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브랜드가 잘 맞물리도록 스토리를 잘 짜야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어요. 이전에는 유동 인구가 많은지, 수용 인원이 몇이나 되는지, 시설은 어떤지를 고려했다면, 이제는 공간이 가진 힘이 더 중요해졌거든요.
조성윤이제는 서울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방 쪽에서도 공간 마케팅이 활발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Q. 그럼 앞으로 브랜드의 무대가 되는 공간은 어떤 장소일까요?
한혜인공간이 가진 스토리를 잘 살릴 수 있어야 해요. 그 공간만이 지니고 있는 유니크함, 특유의 분위기, 차별화된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는 것 같아요.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의 성지: 이집션 시어터의 100년〉이었어요. 1922년에 개관한 LA의 이집트풍 단관 극장을 보수하는 내용이에요. 이처럼 이야기를 지닌 공간이 앞으로 브랜드의 무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올해 초 베를린에서 현대자동차 KONA Electric 론칭 행사를 ‘Move with the vibe’라는 콘셉트로 100년 전 주차타워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문화복합공간에서 진행했었는데, 그 공간이 주는 분위기만으로도 행사가 유니크했던 기억이 나요.
조성윤저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환경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팝업 스토어 하나를 세우고 철거하는 데 많은 폐기물이 나오잖아요. 모든 전시 업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예요. 앞으로는 재활용 자재를 사용한다든지 환경을 생각하는 선택을 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