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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광고 마케팅과 숏폼

Short-form Movement

How To Breathe With Consumers

광고 마케팅과 숏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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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캠페인플래너, 최나연 캠페인플래너, 박운선 카피라이터


 

#1 점점 짧아지는 콘텐츠

Q. 요즘 주로 어떤 형식의 콘텐츠를 소비하세요?

이로운요일에 따라 보는 영상이 달라져요. 평일에는 퇴근 후 잠깐의 시간이라도 즐기려고 숏폼을 보고, 주말에는 아예 세상과 단절하고 콘텐츠에 푹 빠지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땐 긴 포맷을 봐요.

박운선저도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땐 짧은 걸 봐요. 깊게 생각도 하고 몰입하고 싶을 때는 긴 영상을 틀고요. 중간 길이는 정보를 접하고 싶을 때 찾는 것 같아요. 때에 따라 다르죠.

최나연저는 콘텐츠를 볼 때 엄청 몰입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무조건 각 잡고 보는 스타일이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오히려 같은 구간을 돌려 보기도 하고 그래요. 시대 흐름과 조금 다른 것 같긴 해요(웃음).

이로운시간을 내어 오래 보는 일이 요즘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영화도 요약된 버전으로 보기도 해요. 몰랐던 스토리도 알게 해주고, 어려웠던 게 쉬워지기도 하고요. 짧은 시간 내에 중요한 부분만 캐치하기에 좋아요.

Q. 저도 그렇고 주변만 봐도 짧은 포맷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한다고 느껴요. 세 분도 이런 흐름을 체감한 적이 있을까요?

박운선요즘에는 다 똑같은 걸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저만 숏폼을 많이 보는 줄 알았어요. 보고 나서 주변 사람들한테 이런 게 있다고 말해주면, 모르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이로운숏폼에 꼭 들어가는 배경음악이 있잖아요. 많이 보다 보니까 음악만 들어도 무슨 영상을 보고 있는지 알게 됐어요. 그럴 때 익숙해졌다는 걸 체감해요.

Q. 이처럼 사람들이 숏폼을 점점 더 많이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최나연 지하철을 기다리거나 길을 가면서 킬링타임용으로 휴대폰을 계속 보게 되니까, 그럴 때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진입 장벽이 낮고, 생각 없이 봐도 괜찮으니까요.

박운선사실 요즘 콘텐츠가 너무 많다 보니 재미있는 걸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새로운 걸 원하다 보니까 숏폼으로 눈길이 가지 않았나 싶죠. 숏폼은 보통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서 올리는 영상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런 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거죠.

이로운짧은 시간 내에 재미있는 요소만 농축해서 들어가 있잖아요. 그래서 되게 매력적이에요. 요즘 사람들이 새로운 걸 워낙 잘 받아들이다 보니까 점점 더 대세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2 소비 방식의 변화

Q. 길이만 짧아진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이루는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틱톡커’라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 것처럼 말이죠. 또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이로운예전에는 TV 스크린이 미디어의 대부분이라 가로형에 익숙했어요. 그래서 영상을 보다가 전체 화면으로 돌려서 보기도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꽉 찬 세로형이 많아졌더라고요. 넘기면서 계속 다른 콘텐츠를 연이어 보게 되기도 하고요. 이런 인터페이스 부분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최나연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유행하는 릴스를 친구들과 찍기도 해요. 휴대폰만 있으면 가능하죠. 새로운 걸 찾다 보니까 일반 사람들이 만든 게 재미있어서 뜨기도 하고, 그게 역으로 TV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어요.

Q.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이야기가 떠돈다거나, 자 극적인 영상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기가 쉬워졌어요. 뚜렷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최나연장점이라고 한다면 짧은 시간에 필요한 정보만 쉽게 얻을 수 있는 거죠. 저는 자취를 하다 보니까 알고리즘에 간단 레시피나 생활 꿀팁이 엄청 많이 뜨거든요. 그런 건 1분 안에 쉽게 알려주니까 직접 시도해 본 적이 많아요. 다만 숏폼을 한번 보기 시작하면 긴 영상을 본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만든다는 중독적인 부분이 있죠.

박운선저는 숏폼이라는 형태가 아직 정립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일을 하다 보면 숏포머블하게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어떤 형식을 이야기하는 건지 정확한 공감대가 없어요. ‘틱톡처럼 세로형으로 1분 내외로 만들면 되는 건가?’, ‘그럼 유튜브는 숏폼인가?’라는 고민이 들죠. 길이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광고는 원래 10~15초 정도로 짧았거든요. 계속해서 숏폼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요.


 

#3 광고 마케팅에서의 활용

Q.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예요. 사실 저희도 숏폼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누군가는 틱톡이나 릴스의 1분대 챌린지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5분 정도의 영상을 떠올릴 수도 있거든요. 세 분도 여러 단초수로 이루어진 캠페인을 진행하신 적이 있다고요.

이로운네. ‘현대자동차 캐스퍼 디 에센셜’은 인스타그램 세로형 포맷을 사용하여 여러 초 수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차는 고관여 제품이다 보니까 자극으로만 끝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에 스와이프 업 하면 사이트로 들어가도록 링크를 삽입했고요. 광고 끝나고 매체효과를 살펴보는데, 일반 소재 대비해서 고객 반응이 약 세 배 정도 높았어요. 사람들이 짧은 콘텐츠를 좋아하고, 마음에 들면 사이트에 들어가서까지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Q. 작년에 진행한 ‘캐스퍼 프리미어’는 4분 정도 분량으로 제작되었어요. 이번 ‘캐스퍼 디 에센셜’ 캠페인에 비해서 꽤 길게 느껴져요.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박운선역할이 달라요. ‘캐스퍼 프리미어’ 때 만든 영상은 신제품을 위한 거예요. 첫 론칭이니까 4분짜리 긴 영상과 짧은 반응형 콘텐츠 둘 다 제작했어요.

최나연목표에 따라서 길이를 달리 제작해요. 새로 출시된 제품이니까 어떻게 더 친절하게 알려줄지 고민을 했죠. 온라인을 통해 처음 판매하다 보니 쉽게 설명해 주기 위해서 온라인 사이트가 하나의 마을이 된 설정으로 만들었어요.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작년과 올해 둘 다 사이트 유입을 유도하는 건 모두 단초수의 콘텐츠로 했어요.

박운선정보성으로 설명이 필요한 것들은 결국 길어야 해요. 숏폼으로 만들었더라도, 링크를 통해서 긴 영상으로 오게끔 할 수밖에 없죠. 제품 내용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인지를 한 이후에는 자주 노출시키기만 하면 되니까, 그때 5초나 10초 등으로 역할이 나뉘어요.

이로운올해 ‘캐스퍼 디 에센셜’ 때 만든 6초 광고는 유튜브 범퍼 광고에 특화되었어요. 생각보다 되게 짧은 시간이죠. 그래서 우리가 딱 한 문장만 말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를 그 6초 안에 담았어요. 예를 들면 직접적으로 ‘1,690만 원에 합리적인 캐스퍼가 나왔어요’라고요. 그리고 30초는 캐스퍼 에센셜에 담긴 캠페인 메시지를 농축해서 담았고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디자인, 안전, 편의사양을 담아서 합리적인 가격의 캐스퍼가 나왔다고 말이죠.

Q. 숏폼이라는 게 새로 등장한 개념 같지만, 사실 광고는 계속해서 짧은 형식을 유지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의 ‘숏포머블’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기존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숏폼을 활용한 광고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새롭게 고민하게 된 지점이 있을까요?

최나연캐스퍼 론칭 캠페인을 할 때 광고주가 요청했던 부분이 사이트 유입과 소비자 반응 유도였어요. 어떻게 하면 광고를 한 번 더 보게 할까, 눌러보게 할까 고민이었죠.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있는 투표 기능이나, 스티커의 활용을 고려해보기도 했고, “TAP HERE”라는 텍스트를 넣어서 액션을 유도했어요. 예전에는 광고가 그저 보는 대상이라 메시지를 전달하면 끝이었는데, 이제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해졌어요.

박운선처음 디지털 광고가 나왔을 때도 똑같았어요. 딱 봐도 재미와 매력이 느껴지고, 스토리가 명확한 니즈가 있었죠. 다만 지금의 숏폼 트렌드에서 추가된 건 어떻게 관심을 넘어서 사람들이 참여하게 만들까 하는 부분이죠. 아직도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자꾸 춤을 추고,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들고, 캐스퍼를 그려보자고 하는 거죠.

최나연그걸 본인의 SNS에 올리고, 바이럴이 되게 만드는 것. 그게 어려운 포인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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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형식의 측면보다는, 상호작용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과제가 있네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롱폼, 미들폼, 숏폼 각각으로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하시나요?

최나연목적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롱폼은 브랜드의 가치나 보이스를 호흡감 있게 전달할 때 사용해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는 거죠. 반면, 다이렉트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숏폼을 활용해요.

박운선예전에는 아이데이션 숙제가 떨어졌을 때 TV 광고 위주로 생각 하다가, 요즘은 다양한 포맷과 기법 등으로 시야를 넓혀 바라보고 있어요. 최근에 ‘다올 디지털뱅크 Fi’ 캠페인을 진행할 때 역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는 걸 경험했어요. 광고 한 편을 위한 게 아니라 어차피 숏츠 등 여러 포맷으로 쓰일 거니까, 어디든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거죠. 또 5년 전만 해도 서점에 가면 스토리텔링 관련 서적이 많았어요. 스토리가 되게 중요했죠.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요즘에는 다시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굿즈나 챌린지 등 새로운 프로모션이 필요하죠.

이로운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하기보다는 소비자와 같이 호흡하면서 경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방식으로 숏폼을 더 활용하게 되기도 하고요.

Q. 어느새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숏포머블한 콘텐츠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졌으면 하시나요?

이로운콘텐츠 만드는 사람과 수용하는 사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 때 가짜 뉴스가 될 수 있다는 걸 항상 인지해야 해요. 긍정적인 면을 살려서 선순환될 수 있게 고려하여 콘텐츠를 제작하면 좋겠어요.

박운선저는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광고 상품들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편하지 않게 콘텐츠 사이로 끼어들고, 소비자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들을 기대하고 있어요. 또한 요즘 사람들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건 리얼한 것 같아요. 진짜와 가짜, 그리고 광고를 모두 인식하니까요. 그래서 광고주분들이 좀더 용기를 내면 어떨까 해요. 그럼 정말 재미있는 걸 할 수 있을 거예요. 캠페인을 제작할 때 가지고 있는 리얼함이나 솔직한 점들을 잘 활용해 보고 싶어요.

최나연콘텐츠 홍수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졌어요. 그렇기에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짧은 시간 내에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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