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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성장하는 기획자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기획자, 백현정을 만났다.
INTERVIEWEE
백현정 Baek, Hyun-Jung
스마트글라스 TFT
INNOCEAN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노션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는 백현정입니다. 디지털 콘텐츠라고 하면 다양한 디지털 매체나 기술 등을 활용하여 디지털 경험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말하는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새로운 기술과 UI를 중심으로 신규 콘텐츠를 프로토타이핑하고,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이전에는 싸이월드와 네이트에서 기획자로 일하며 IT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노션에 오게 된 계기와 이전과 현재의 업무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2000년대 초반부터 IT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IT 환경의 변화가 많은 시기였어요. 인터넷 보급이 대중화가 되던 시절이었고, 2000년대 후반에는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모바일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였죠. 변화가 많은 시기에 대응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다양한 IT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들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IT 업계가 아닌 다른 업계에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업무를 해보고 싶었죠. 그렇게 옮겨온 이노션에서 여러 분야의 산업군에 있는 광고주를 접하게 되었고, 보다 다양한 범주의 디지털 콘텐츠를 고민하고 만들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이노션에 오게 된 것도 새로움과 도전을 실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Q. 일하시면서 체감하는 업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이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주시하고, 활용할 만한 기회 요소를 발굴해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트렌드에 민감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지속해서 새로운 것을 탐구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새로움 속에서 생겨나는 지식, 노하우, 네트워크 등을 쌓아가는 재미도 크고요.
Q. 그동안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을 해오셨는데,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2년 이노션에 오자마자 진행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새로운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당시 주요 광고주가 현대자동차, 현대카드였는데요. 그간 TV, 라디오, 인쇄 등의 전통 매체 중심의 광고를 해오다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 소비가 증대되자 새로운 것에 니즈가 많은 시기였어요. 이에 모바일 웹 Web, 앱 App 뿐 아니라 GPS, Gyroscope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기본 UI를 활용하여 신규 차종 및 제품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들이라 너무 옛날얘기 같네요. (웃음) 그 후에도 디지털 환경이 지속 변화되면서 개인화, 증강현실 AR, 가상현실 VR, 애드테크 Ad Tech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기반한 신규 고객 경험 콘텐츠를 발굴하고, 제작하는 일들을 해왔습니다.
Q. 그동안 진행했던 업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매번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VR 프로젝트가 특히 기억에 많이 남네요. 2015년 구글 I/O(개발자 컨퍼런스)에서 VR 사업 강화를 발표하며, VR을 체험할 수 있는 툴들이 대두되었습니다. VR 플랫폼이나 VR 헤드셋 같은 것들 말이죠. 그래서 VR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도적으로 해보자 라는 목표로 현대자동차 WRC VR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VR은 현실 세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가상에서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에 큰 의미가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지형을 달리는 현대 WRC의 스릴 넘치는 주행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이에 i20 WRC 차량에 탑승해 생생하게 랠리를 경험할 수 있는 VR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선수 보호가 매우 중요하기에 차량 내 흔들림 없는 특수 VR 카메라 제작 및 고정 방식 개발부터 많은 제작진과 현대 모터스포츠팀 분들이 고생하셨죠. 그 결과 마치 랠리카 안에 앉아 거친 모래와 진흙 위를 달리는 360도 뷰 영상을 실감나게 담아낼 수 있었고, 랠리카의 진동까지 그대로 구현한 4D 시뮬레이터를 개발했습니다. 이에 VR 4D라는 새로운 경험 형태로 많은 고객이 WRC의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요. 그때 당시만 해도 VR 콘텐츠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없던 터라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작 준비부터 완료 후, 운영까지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최근에 현대 월드랠리팀이 2019 WRC 시즌 최종 우승을 했던데 기분이 좋더라고요.
Q. 최근 loT 디바이스인 스마트글라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셨는데, 프로젝트가 나오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얼마 전 이노션이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IoT 디바이스인 스마트글라스를 공개했는데요. 프로토타이핑을 거쳐 양산 모델 개발을 완료했고, 다양한 활용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 환경이 변하면서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잖아요.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고, 아마존도 더이상 커머스 기업으로 국한되어 있지 않고요. 이노션도 변화되는 환경에 과감하게 대응함으로써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자라는 목표 하에 진행됐습니다. 스마트글라스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기술과 우리의 강점인 크리에이티브함이 더해져 프로덕트 기획, 제작까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였어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한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변화하고 우리만의 무기를 만들어서 다양한 영역에 먼저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죠. 스마트글라스를 통해 확보된 기술, 자산 등을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Q. 직업 특성상, 다양한 기술에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현재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기술이 있다면요?
시장의 화두인 만큼 AI를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AI는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관심을 안 줄래야 안 줄 수 없죠. 자동차는 자율주행차로 점점 진화하고 있고, 도심 곳곳 및 집 안에 있는 가전마다 AI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AI 서비스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되더라고요. 과연 AI가 어디까지 활용될 거고, 어떤 의미를 줄 건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게 되고요. AI 챗봇 서비스부터 AI 추천 서비스까지 AI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술 및 최근 동향에 대해 찾아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기술에 대한 브랜드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Q. 이런 흐름이 업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들어 기술과 관련해 전화나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싶은 브랜드가 많다 보니, 광고주뿐 아니라 저희 내부 구성원분들도 혹시 이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를 알고 있냐든지, 이런 기술을 시도해 보려고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산정해줄 수 있느냐 같은 질문이 좀 많아졌어요. (웃음)
Q. 최근 체감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 내에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변화입니다. 저만 해도 텍스트 세대로서 텍스트로 쓰고, 텍스트로 인지하며 많은 정보를 섭취해 왔어요. 이제는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넘어 보이스 Voice 인터페이스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네모난 창 안의 텍스트 검색이 아닌 보이스 검색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전체 온라인 검색의 절반이 보이스 검색으로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자료도 있더라고요. 실제 저희 아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미세먼지 많은지 검색해줘.”가 아니라 “미세먼지 많은지 물어봐줘.”라고 얘기하는데, 보이스 세대로 변화하고 있음을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Q. 평소 SNS를 통해 영감을 얻으신다고 들었습니다. SNS의 어떤 요소를 통해 영감을 얻으시나요?
지인 중 IT 업계 종사자들이 많아요. SNS를 통해 소통하기도 하고, 정보를 교류하다 보니 SNS를 보면 뉴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돼요. 그래서 제게 SNS는 최신의 정보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뉴스 채널 같은 존재예요. 바쁘다 보니 많은 정보를 습득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데, SNS를 보면 요즘 어떤 서비스가 있고, 어떤 기술이 있는지 볼 수 있어서 출퇴근 때 습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거기에 같은 업계 분들이 또 활발하게 댓글을 다는데 그 댓글 보는 재미도 있어요. (웃음) 사람들이 이런 기술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어서 영감을 얻어요.
Q. 최근 인상 깊었던 디지털 콘텐츠 혹은 새로운 기술이 있다면요?
최근 스마트워크 스페이스에 방문한 적이 있어요. 보통 오피스에 들어갈 때 사원증을 태그 한다면, 이곳은 영화에서만 보던 것처럼 얼굴 인식을 통해 출입문 패스를 하고 엘리베이터로 안내해주더라고요. 오피스 내 매점은 다 무인 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DB화된 직원들만 얼굴 인식을 통해 물건을 사거나 냉장고 문을 열 수가 있어요. 또한,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하니 로봇이 만들어주고요. 실제 그런 것들을 눈으로 보면서, 세상이 빠르게 로봇 시스템화 되고 있구나를 느끼게 됐어요. 과거에는 단순히 기기라는 생각에 과연 로봇이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싶었는데, 근간에는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스며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 얼굴을 인식해서 이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고, 성향을 분석해서 교감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어느 순간에는 사람과 로봇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 같아요. 그게 무섭기도 하고, 흥미로웠어요.
Q. 급변하는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적인 감을 잃지 않기 위한 본인만의 노력이 있나요?
새로운 서비스나 디바이스가 나오면 일단 해보는 스타일이에요. 그게 안 되면 구경을 가보기도 하고요. 매주 주말마다 쇼핑몰에 가는데, 가면 저희 가족만의 루틴이 있어요. 우선 기본으로 일렉트로닉 마트나 얼리어답터 숍에 가서 한 시간을 넘게 있어요. (웃음) 이런 디바이스도 써보고, 저런 디바이스도 써보고, 드론도 날려 보고요. 다행히 가족 모두 관심사가 비슷해서 다 같이 체험해보죠.
Q.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요?
우선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글라스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고요. 내년에도 다양한 형태의 확장과 신규 콘텐츠 발굴을 위한 준비도 잘해야 하고요. 함께하는 팀원 모두 바쁜 한 해였기에 남은 연말은 회식 겸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으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체력 관리를 위해 미루던 운동도 시작하고, 내년에 아들이 학교를 가서 좋은 학부모 되기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선배 학부모님들 많은 조언 주세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기획자가 되고 싶나요?
거창한 것보다는 항상 꾸준하게 성장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변화되는 환경에 민감해야 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잃지 않고 싶습니다. 새로운 것들을 주로 수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보다 못한 결과에 직면하기도 하거든요. 그때마다 주저하고 우울해한다면 그다음 것을 할 수 없기에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하게 하자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앞으로도 이 생각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도전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백현정에게 영감을 주는 것
이노 라테 & 디카페인 캡슐 커피
“하루를 커피로 시작하는 게 습관이 됐는데 카페인에 취약하다 보니 카페라테만 마시게 돼요. 카페라테도 그냥은 못 먹고 샷을 절반만 넣어서 연하게 마셔요. 저의 아침 일과는 회사 카페에 올라가서 연한 이노 라테를 주문하죠. 커피를 마시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오늘의 할일과 중요한 일들을 정리하며 하루를 준비합니다. 주말에는 이노 라테가 없으니까 집에서 디카페인 캡슐 커피를 마시고요.”
여행 마그네틱
“여행을 갈 때마다 항상 마그네틱을 모아서 냉장고 양쪽에 빼곡히 채우거든요. 우연히 예뻐서 몇 개 샀는데 냉장고에 붙이다 보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여행지를 추억하게 되더라고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여행지에도 다 마그네틱이 있어요. 제주도면 제주, 경주면 경주, 심지어 남산까지 있더라고요. 하나만 보면 별로인데, 모아놓고 보면 예쁘기도 하고, 추억이 되기도 해요. 실제로 힘들고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여행 마그네틱을 보며 리프레쉬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