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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디지털플랫폼팀 팀장 유승택

Balance For Crea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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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플랫폼팀 팀장 유승택

INNOCEAN

 

변화가 일상인 광고인의 삶에서 균형이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일까. 이노션 디지털플랫폼팀을 이끄는 유승택 팀장은 가장 다변하고 복잡한 디지털 무대에서 16년간 광고인으로 지냈다. 변화무쌍한 세계에서도 광고인으로서 균형을 잃지 않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Interview

Q. 광고인이라는 직업을 언제부터 꿈꾸셨나요?

중학생 때부터였어요. 당시에 직업군을 추천해 주는 적성검사를 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 검사가 어떤 알고리즘으로 결과를 도출했나 싶지만요(웃음). 그때 방송 관계자를 추천 받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PD라는 직업에 흥미가 생겼어요. 왠지 멋있어 보였거든요. 덕분에 방송에 관심이 생겨서 당시 유명했던 PD들과 프로그램을 유심히 보게 됐죠. 그런데 어느 순간 방송 앞뒤의 광고들에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저 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도 생기고요. 광고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 후부터는 장래 희망을 ‘광고인’이라고 적은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에 가서는 많은 광고인이 그랬듯 친구들과 광고 공모전을 준비하기도 했죠.

Q. 어찌 보면 적성검사가 만든 광고인이네요. 덕분에 중학교 때부터 꿈을 키우셨으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비슷한 케이스가 꽤 많아요. 제가 광고인을 꿈꾸던 시절은 광고인이라는 직업이 선망의 대상이었거든요.

Q.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디지털 분야에 있었다고요.

네. 그냥 AE가 아니라 ‘디지털 AE’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참 많은 변화를 겪었죠. 초반에는 포털 사이트 검색창 주변에 있는 배너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디지털 캠페인을 경험하며 영상, VR/AR 등의 신기술과 플랫폼까지 업무 범위가 참 넓어졌죠.

Q. 디지털 시장의 빠른 변화를 몸소 거쳐 오셨겠어요.

시대 흐름이나 변화를 끊임없이 느껴요. 제가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디지털에 대한 개념이 없었어요. 그래서 ‘인터넷팀’, ‘IMC팀’, ‘넥스트솔루션팀’처럼 회사마다 팀을 부르는 호칭도 다양했고요. 이노션에 입사하기 전 경력 초창기의 회사에서는 다른 부서 사람이 저희 팀에 컴퓨터가 고장났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Q. 현재 이노션의 디지털플랫폼팀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기본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기여하기 위한 조직이에요. 무엇보다 소비자의 경험(CDJ : Consumer Decision Journey)이 중요한 시대잖아요. 저희는 소비자가 경험하는 여정 중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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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운전 연수 매칭 모바일 앱 플랫폼 ‘운전결심’

Q. 소비자의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시는지 궁금한데요.

먼저 고객의 경험 모델을 구축해요. 구축한 모델에서 고객이 느끼는 문제점과 제공할 솔루션에 대해 고민하죠. 그리고 그 솔루션의 과정이자 결과로써 플랫폼을 만들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의 데이터를 통해 고객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사고하는지를 분석해 이노션의 전통적인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까지 도출하죠.

Q. 팀에서 팀장님은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프로젝트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결국 팀 업무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있어요.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Q. 최근에 진행하신 ‘탐라는 전기차’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 싶어요.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현대자동차의 미래 비전인 전기차를 어디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가?’였어요. 대한민국 내륙인 대부분이 제주도에서 렌탈 서비스로 전기차를 처음 경험했다고 해요. 그 첫 경험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면 안 된다는 광고주의 니즈가 있었죠. 저 역시 전기차를 처음 이용해본 곳이 제주도였기 때문에 불편했던 점, 개선하고 싶은 점 등을 담당자들과 공유했어요. 그리고 나아가 어떤 솔루션이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거죠.

Q. 경험이 설계에 토대가 되는군요.

기획자의 모든 경험이 사용자에게는 조금 더 높은 가치나 편안함으로 연결되는 거죠. ‘운전결심’도 이와 마찬가지로 장롱 면허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도로 주행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데서 시작된 거고요. 더구나 다른 플랫폼 프로젝트보다는 조금 더 팀원들 모두가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한 프로젝트였기도 해요. 팀원 중에 운전면허가 있으나 운전을 하지 않는 동료들이 있었거든요. 저희의 일상이 토대가 되는 거죠.

Q. 모든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적은 없나요?

새로운 경험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한창 싸이월드라는 플랫폼이 유행하던 시절에 제 대문 글귀가 ‘경험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라는 식의 문장이었어요. 말풍선에는 ‘경험 중독자’라고 쓰고요(웃음). 어릴 때부터 경험하는 걸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Q.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 말고도, 현대자동차의 라이프 스타일 굿즈 펀딩 캠페인을 와디즈에서 진행하셨다고요.

디지털 범주가 넓은 만큼 플랫폼도 무척이나 다양하잖아요. 덕분에 저희 업무도 각양각색이에요. 데이터 제휴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영역이라서 이런 제휴와 타 플랫폼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현대자동차는 저희의 메인 클라이언트인데요. 매사 최선을 다했지만, 자동차가 워낙 고관여 제품이다 보니 저희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한 것들이 세일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체감하지 못했었죠.

Q. 그런데 펀딩은 다르던가요?

물론 프로젝트에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있긴 했지만,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메시지가 실제 소비자 판매에 기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업무의 퍼포먼스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와디즈에 판매한 제품은 실제 저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유입된 소비자들이 ‘좋다’ 혹은 ‘안 좋다’고 판별해 펀딩을 하는 것이고, 매일매일 눈앞에서 지표로 확인하니까 힘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동안 좀 편하게 일을 했구나’ 싶었죠. 또 세일즈와 밀접한 KPI 프로젝트 기획자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도 하게 되고요. 실제로 현대차는 ‘캐스퍼’라는 차종을 디지털상에서 소비자에게 실제로 판매하는 시대를 열었거든요. 와디즈 펀딩 캠페인을 통해 내가 맡은 프로젝트가 바로 소비자의 마지막 액션까지 이어지는 걸 잠시나마 체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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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트 ‘현대 컬렉션’

Q. 많은 플랫폼 캠페인을 진행해 오신 만큼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이나 기술에 항상 민감하게 감각을 열고 계실 것 같아요.

무엇이 됐든 전반적인 내용은 찾아보고 파악하려고 해요. 그래도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선 전문가를 능가할 만한 지식은 없어요. 저 역시 아직까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확신에 대해 갖는 두려움도 있고요. 고객사를 만나보면 저보다 그 분야를 더 잘 알고 있는 경우도 상당해요. 대신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서는 제가 경험이 더 많죠. 그래서 자신 있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일부 플랫폼 전문가를 만나다 보면 제 말이 이노시안으로서 대표되는 상황들이 있어서 부담감이 상당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공부도 많이 하죠.

Q. 팀을 이끌어가고 계시니 더 부담스러울 것도 같아요.

개인이 혼자 공부를 하기에는 분야도 너무 넓을 뿐더러 헤아리려고 시작하면 끝도 없어요. 시장과 필드는 무척 광범위하니까요.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원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끼리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져요. 각자가 공부한 새로운 정보나 트렌드, 혹은 어떤 분야에 관해 세부적으로 이야기하는 거죠. 그럼 각자의 물리적인 시간도 줄이고, 정보도 한데 모이고요.

Q. 말 그대로 스터디네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건 저희 모두 모르는 분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잖아요. ‘나 혼자만 어렵고 힘든 게 아니다. 우리 다 똑같이 힘들다. 그러니 해결책을 같이 찾아보자’는 의미이기도 해요. 그래서 굳이 정보 공유가 아니더라도 팀이 모여 잠시나마 위안을 느낀다면 성공적인 거죠. 그래서 팀원들한테 부담되지 않는 수준에서 주기적인 미팅을 가져요. 그런데 요즘은 팬데믹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네요.

Q.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지만 과거와 달라진 점은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과거에는 모든 고민을 혼자서만 앓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일에서 문제가 생겨도 오직 나만이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거나, 내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되는 유일한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됐죠. 그래서 동료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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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캠페인을 기획하실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는지도 궁금해요.

한때는 영화를 봐도 ‘저 장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프로젝트의 소비자 행동과 비슷한 것 같은데?’ 라고 떠올렸어요. 삶과 일이 대체로 이어져 있었죠. 그런데 최근 트렌드는 그게 아니잖아요. 그 트렌드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혹은 좀 연차가 쌓여서 그런지 퇴근하면 최대한 일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해요. 대신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유튜브 채널들을 구독하죠.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는 편이에요. 유튜브 알고리즘만 봐도 내가 요즘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어요. 무섭고도 놀라운 알고리즘을 보며 저를 채찍질하고 있죠(웃음).

Q. 그렇게 부지런히 세상에 전한 메시지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을 꼽아보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연평도 포격이 일어났을 때 가전 담당으로 일하면서 한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세상이 시끄럽고 슬픈데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맞나 싶었어요.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무엇이 됐든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상업 광고와 캠페인 영역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얘기일 수 있지만, 저는 작게나마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CSR이나 사회 캠페인에 관심도 많고요. 이노션에서 진행한 캠페인 가운데 KCC 바닥재 캠페인이 있어요. 프로젝트 진행 당시 층간 소음에 관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했죠. 마침 층간 소음 방지 바닥재가 출시됐고, 그 캠페인이 조금이라도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고민했어요. 모르긴 몰라도 최소한 한 집 정도는 제 고민 덕분에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사회가 나아지는 데 내가 티끌만큼의 기여를 했구나 싶고요. 앞으로도 그런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싶어요.

Q. 광고인으로서 혹은 팀장으로서 프로젝트 진행 시 염두에 두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파트너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제외하고는 저희에게 전문가의 역량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프로젝트에 임할 때 이노시안이라는 수식이 없더라도 실제로 상대에게 ‘이 사람은 전문가구나’, ‘이 분야에서는 저 사람이 이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게끔 하는 게 첫째 사명이죠. 또 팀장으로서는 어떠한 문제 상황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싶어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에
거부감 없이 즐기는 삶을
살고 싶어요.”

Q. 변화가 빠른 업계잖아요.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는 균형을 잡고 살아가야 하고요. 팀장님은 16년 동안 이 업계에 몸담았으니 누구보다 균형을 잘 잡고 있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들 아시다시피 이제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어요. 저희 팀원들만 보더라도 일반 광고팀 기획자, 디지털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경험이나 성향이 무척 다양해요.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광고 회사, 그리고 저희 팀의 특성상 다양한 직군이 모여 있죠. 그래서 저마다 어떤 생각으로 이노션이나 저희 팀에 합류했는지가 조금씩 다 달라요. 그만큼 개성도 강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가진 비전과 조직이 가진 비전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해요. 조직에서 바라보는 비전은 다소 명확해요.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비전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겠죠. 그리고 나와 회사의 비전의 교집합을 찾아야 하고요. 지금까지 저는 제 비전이 이 필드와 다소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제는 팀장으로서 조직이 바라는 비전과 팀원들의 비전의 교집합을 찾고 이를 넓히는 게 제 임무라고 보고요.

Q. 마치 담임 선생님이나 카운셀러 같아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로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저희 팀원들만 알겠죠. 쑥스럽네요(웃음).

Q. 올해 팀장님의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팬데믹과 함께 팀장으로 보임되어 여러 제한이 있다 보니 스스로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들어요. 걸림돌 없이 서로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일들을 했으면 해요. 개인적으로는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에 거부감 없이 즐기는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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