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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별CD팀만의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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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별CD팀만의 색깔

 

배금별CD팀만의 색깔 이미지

 

괜찮은 CD보다 괜찮은 팀장이 훨씬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하는 배금별CD팀의 배금별CD가 지향하는 것은 팀원이 자신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함께하는 팀의 의의를 잃지 않는 것이다. 팀원들을 배려하며 만들어가는 팀의 분위기, 그로 인해 완성되는 유일한 색깔은 배금별CD팀의 정체성이 되었다.

 


 

코드를 맞춘 수평적 분위기

 

배금별CD팀이 처음 조직된 2012년 이래,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러 팀원이 들고 나갔다. 직급이 올라 부서를 이동하고, 사내 신설된 조직으로 보직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인원도 이 팀에 머문 기간이 각자 다르다. 배금별CD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금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의해 만들어진 팀이다. 작업에 대한 방향과 팀 문화의 분위기 또한 의도했든 아니든 그의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아울러 CD의 취향과 생각을 팀원이라면 빠르게 찾아내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배금별 CD는 실제 팀원 면접 시에도 코드가 맞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말한다. 포트폴리오를 볼 때는 가급적 선발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다. 비교적 개인의 생각이나 목소리가 거기에 솔직하게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팀원이 열심히 하면 할수록, 팀장이 원하는 쪽에서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코드가 맞지 않을 때의 가장 난처한 점이죠. 취향이나 코드는 급조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잖아요.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요. 적어도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쪽을 팀원들도 좋다고 생각해야 회의가 앞으로 나아가는 거니까요. 아니면 강제가 되잖아요.”

 

배금별 CD는 인원에 상관없이 최대한 수평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한다. 평소 업무 경험이 적은 팀원이라고 해서 일을 덜 배분하기보다 물리적으로도 비슷한 업무량을 맞추고자 애쓴다. 그 역시 자신을 팀원들과 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일의 성격만 다를 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팀 내 문화는 결국 팀원들이 만들어가는 것인 만큼 팀원 개개인이 그 임무를 수행해내고 있었다. 많은 업무를 감당하며 높아진 자존감은 자신감으로 이어져 갓 들어온 아트디렉터도 마음 놓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의견을 반영시키는 데 주저함이 없다. 배금별 CD는 앞서 ‘팀장’의 임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감정 변화를 경험했다. 팀원에 대한 배려가 서운함이나 원망으로 돌아오기도 했고 시간 효율을 높이고자 팀장의 역할이나 업무량을 과도하게 높였을 때 오히려 팀원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서로의 신뢰를 헤쳐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적도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녀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보다 팀원이 자신 있게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외부와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방향이 한번 정해지면 이후 보이는 부수적인 의견을 되도록 멀리한 채 그 결정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 특히 그것이 취향의 문제일 경우 더더욱이요. 주변의 이런저런 말들이 오히려 메시지를 흐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팀원들을 배려하며 권위적이지 않게 자신의 팀이 아닌, 함께하는 팀의 의의를 두며 개개인의 성장을 돕는 배금별CD의 생각은 결국 배금별CD팀만이 가질 수 있는 독자적인 색깔이 되었다.


 

‘카피라이터’나 ‘아트디렉터’가 아닌

‘크리에이터’가 일하는 방식

 

배금별CD팀 팀원들은 직종을 넘나드는 작업이 익숙해 보였다.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라는 구분도 이 팀에선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간 팀원들이 영역을 넘나들며 해 온 작업들은 다양했다. 음악방송 대본, 셀럽 인터뷰 진행, 토크쇼 스크립트, 예능 자막까지 광고인들에겐 생소한 업무들을 팀원들이 직접 진행해왔다. “특히 우리 팀은 새로운 영역에의 기회들이 많았어요. 지나고 나니 ‘기회’라고 표현하지만, 당시에는 어렵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우리가 왜 이런 것까지 해야 되나 싶었거든요. 근데 그 산을 넘고 나니 어마어마한 근육이 생겼더라고요. 광고인들은 여전히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예능 작가들의 위트나 드라마 작가들의 인사이트를 질투하고 거기에 자극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몇 가지 프로젝트는 CF 감독 없이 진행하기도 했다. 광고 업계를 잘 알지 못해도 ‘CF감독’이라는 직함과 역할을 많은 이가 이해하고 있다. 큰 방향성과 틀이 정해지면 이를 실제 손에 잡히는 결과물로 만들어 내야 하는 현장의 지휘자로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숱하게 비쳐 왔기 때문이다. “감독님과 협의하면 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죠. 다만, 어떤 아이디어는 초기단계부터 콘티가 프레임 단위로 촘촘하게 정해지는 2D 위주의 작업들이 있어요.” 촬영이 없는 그래픽 위주의 프로젝트는 내부 인력들과 PD팀만 구성해서 결과물을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팀원들 모두가 광고의 모든 프로세스를 습득해 온 덕분이기도 하다. “촬영현장이나 스태프 미팅, 녹음실, 후반 그래픽 작업 등 하나의 광고가 온에어되기까지 전 프로세스를 신입사원을 포함한 모든 팀원들과 공유하려고 해요.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BGM은 어떤 이유로 선택되고 안 되는지, 내레이션의 위치는 왜 거기가 맞는지, 외부 파트너들과의 의견 조율은 어떤 화법이 현명한지, 그런 것들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게 되는 거죠.” 이런 업무수행 방식은 CD가 아니라 각자가 이 프로젝트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가능하게 했고, 그것이 곧 배금별CD팀의 팀 색깔을 만들어가는 측면으로 이해된다.


 

배금별CD팀의 최근 캠페인

현대자동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Balance Dynamic’

 

현대자동차 투싼 페이스리프트 ‘Balance Dynamic’ 캠페인은 영상에 특히 심혈을 기울인 작업이다. 칠레 현지 로케이션으로 진행됐는데,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인 ‘서핑’이 주는 균형감과 다이나믹함을 시각적으로도 새롭게 담아내고자 했다. 이를 통해 비슷한 시기의 출시된 타사 브랜드 모델과의 판매율 경쟁을 압도적으로 이끈 데 한몫했을 뿐 아니라, 국내 최고 권위의 ‘서울영상광고제’에서 그해 크래프트 부문 내 촬영 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카드 ‘코스트코 X 현대카드’

 

5월부터 실시되는 코스트코 Costco의 현대카드 전용 결제 카드 변경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캠페인으로, 기존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광고를 차용했다. 이 캠페인의 경우, 현대카드라는 브랜드와의 연계성을 이어감과 동시에 슈퍼콘서트의 아티스트 대신 코스트코가 등장하는 반전을 주고자 했다. 코스트코 광고는 기존 메이저 채널보다 젊은 타깃을 위해 SNS를 중심으로 방영했다.

현대카드 the Green ‘With 지코’

 

작년 한 해 큰 화제를 모은 현대카드 the Green은 최초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the Green은 기존 프리미엄 상품과 다르게 20~30세대만을 위한 첫 번째 프리미엄 카드라는 의미를 전달해야 했다. 이를 위해 20~30세 대에 최적화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툴로 인스타그램을 선택했다. 사전에 수많은 준비가 필요했음은 물론 현장에서 벌어질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또한 철저하게 대비해야 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고, 인스타 라이브 이후 24시간 동안 시청자 수가 무려 20만 명에 도달했으며, 래퍼 지코를 활용한 혜택편 광고 영상은 290만 뷰를 넘어섰다.


 

CD’s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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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무로 활동한 기간은?

2012년 1월부터 현재까지다.

 

현재 팀에 소속된 기간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팀을 이끈 지 8년째다.

 

나를 3가지 단어로 설명한다면?

1. 학원.

별명이 학원이다. 뭘 배우지 않으면 불안하다. 최근에는 보컬 트레이닝과 궁중 후식을 배우고 있다.

2. 가내수공업.

연봉이 올라가는 속도 보다 안목이 올라가는 속도가 훨씬 빠른 직업이라, 고가의 아이템이 있으면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 쓴다.

3. 알파카.

귀엽게 웃고 있는데 가까이 가면 침을 뱉는 동물.

기억에 남는 영화, 책, 음악 등의 한 장면은?

영화 Happily Ever After, 2004.

내용은 그저 그랬지만 헤드폰으로 라디오 헤드 Radio Head의 ‘Creep’을 듣던 세르주 갱스부르가 우연히 고개를 돌렸을 때, 곁에서 헤드폰을 끼고 음반을 고르던 조니 뎁의 껌 씹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50대 후반이 된 아하 A-HA의 보컬 모르튼 하켓이 부르는 ‘Take On Me’의 BBC 콘서트 영상. 그는 늙은 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가 되었다. 끝으로 1988년 대학 가요제 참가 번호 16번 <그대에게>‘그대에게’를 부르는 신해철의 눈빛과 표정.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저 예능은 왜 떴을까? 대중의 어떤 부분을 건드렸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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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별CD팀만의 색깔 이미지

최근 가장 잊고 싶은 대상은?

가장 최근의 썸남.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광고가 아닌 다른 것을 만들고 있는데 그 결과물이 광고가 해온 역할을 해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새로운 사내 문화는?

루프탑 스크린 나이트.

매우 재미있거나 무서운 5~10분짜리 단편 영화 필름을 모아 이노션 사옥 옥상에서 맥주를 겸해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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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s Mini Interview

# 홍승희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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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무로 활동한 기간은?

카피라이터로 활동한 지 8년 차다.

 

현재 팀에 소속된 기간은?

배금별 CD팀에는 약 4년 정도 됐다.

나를 3가지 단어로 설명한다면?

1. 집순이 2. 개인주의자 3. 싸가지.

 

기억에 남는 영화, 책, 음악 등의 한 장면은?

영화 <바이스 Vice , 2018>‘바이스’에서 화자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예나 지금이나 나 자신.

최근 가장 잊고 싶은 대상은?

없다. 솔직히 뭘 기억하고 살지 않는다. 어제 일도 생각나지 않는다.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광고인스럽지 않은 광고인.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사내 문화는?

코어 시간 삭제 및 주 52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의 자율 근무.


 

# 장민우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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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무로 활동한 기간은?

2년 차다.

 

현재 팀에 소속된 기간은?

첫 팀으로, 2년 째다.

나를 3가지 단어로 설명한다면?

  1. 포장마차 2. 만화카페 3. 내 방.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지만, 지금의 취향을 지속하다가는 다리가 퇴화할지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영화, 책, 음악 등의 한 장면은?

영화 <너의 결혼식 On your wedding day , 2018>‘너의 결혼식’에서 주인공의 첫사랑 이름이 ‘환승희’인데, 출퇴근 길 버스를 탈 때마다 ‘환승입니다 ’라는 소리가 뇌리에 박힌다.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리버풀 팬인데, 이번 시즌 우승할 가능성이 꽤 높다. 맨시티는 망했으면 좋겠다.

최근 가장 잊고 싶은 대상은?

나중에 인터뷰를 보면 굉장히 민망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인터뷰를 없 … .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엄청나게 잘하는데 그 사실을 나만 몰랐으면 좋겠다.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사내 문화는?

날씨 좋을 때 옥상에서 테이블 펴고 작업하면 좋겠다.


 

# 정하용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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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무로 활동한 기간은?

배금별 CD팀의 합류한 지는 4년 차다.

 

나를 3가지 단어로 설명한다면?

1.비니모자 2. 스 웻팬츠 3. 스니커즈. “너무 편하게 입은 거 아니냐?”라는 핀잔을 듣기도 하는데, 편하기도 하지만 평소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즐겨 입고 있다.

기억에 남는 영화, 책, 음악 등의 한 장면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The Favorite , 2018>에’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서 어안렌즈에 가까울 정도로 공간이 뒤틀려 보이는 기법을 통해 어두운 궁전의 모습을 담은 것. 감독은 넓은 궁전 사방의 벽 너머의 모습이 보이게 해 오히려 더 답답하고 폐쇄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최근 가장 예민한 대상은?

안구 건조증 때문에 미세먼지가 가장 신경 쓰인다. 좋은 마스크를 구매하고 싶지만, 만족스러운 미관과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은 무척 비싸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일이다.

최근 가장 잊고 싶은 대상은?

미세먼지.

 

본인이 바라는 광고인으로서의 모습은?

일과 가정 둘 다 놓치지 않는 사람.

일도 일이지만 회사 밖에서의 생활도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자 훌륭한 선배가 되고 싶다.

 

회사에 적극 제안하고 싶은 사내 문화는?

개인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희망하는 사람을 회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좋을 것 같다.


 

Team’s Culture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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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희 카피라이터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핵 사이다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에 반해 고르게 된 책입니다. ‘나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 라는 논리를 실전에 적용해 본 사람으로서 추천해 드립니다. 너무 힘주고 살고 있다 싶을 때, 문득 죽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지면서 힘을 빼게 되더라고요. 아침에 죽음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렇다고 ‘죽었다~’ 생각하고 일하지는 마시고요.

정하용 아트디렉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D-7 카운트다운’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고군분투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개인적으로 광고 온에어 버전의 D-7 카운트 다운도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장민우 아트디렉터

만화책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원피스’, ‘블랙 클로버’

 

“유치한 자극을 좋아합니다. 소년만화의 결핍 있는 주인공이 그것을 극복하고 ‘짱 ’이 되는 내용이 좋아요. 가끔 노력, 극복, 우정 같은 유치한 자극이 고플 때 이런 소년만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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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 ESSAY

Writer. 배금별 Bae, Geum-Byul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reative Director 배금별CD팀

 

팀을 이끄는 배금별만의 노하우

 

괜찮은 CD보다 괜찮은 팀장이 훨씬 어려운 거 같아요. 팀을 이끄는 노하우라니, 민망하고 부담스럽네요. 쩝. 내세울 정도로 잘 이끌고 있나,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노하우라고 내세울 것도 딱히 없고요. 팀원들에게 물었어요. 나는 너희들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있는지, 한 단어로 얘기해달라고 했더니, ‘방목’이라고 하길래, 대충 이런 얘기가 아닐까 정리해봅니다. 저는 ‘믿고 가는 힘’을 믿어요. 그것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게 없어요. 누군가 나를 믿어주면 더 잘하게 되는 거잖아요.

 

팀원들을 이렇게 방목할 수 있기까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돌아보면, 딴에는 잘한다고 했던 수많은 방식들이 팀원들의 숨통을 조였더라고요. 팀원들이 팀장을 칭찬하는 상황은 대부분 ‘우리 팀장은 이래서 좋아’가 아니라 ‘우리 팀장은 이러지 않아서 좋아’인 거 아시죠? 팀장으로서 해야 할 일 보다, 하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해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페이지는 그간의 제 시행착오를 포함해서 팀장으로서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공유하는 게 의미가 있을 거 같아요.

 

[ ‘비켜봐’ 하지 말 것 ]

성격이 급한 저로서는 기다려주는 게 참 어려웠어요. 맡겨놓았는데 더디면 ‘비켜봐, 내가 할게’가 바로 튀어 나왔거든요. 누가 하든 빨리 정리하면 되니까, 혹은 바로 보고 배우라고. 근데 그게 착오였어요. 팀원 모두 ‘나의 프로젝트’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더디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려고 합니다.

 

[ 이 아이디어는 왜 아닌지 설명하지 말 것 ]

본인이 궁금해하기 전에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왜 선택되지 않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요. 사기를 떨어뜨리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예전 팀원이 얘기해줬어요. 여전히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돌아보면 저 또한 팀원일 때 그랬던 거 같아요.

 

[ 누굴 더 좋아하는지 티내지 말 것 ]

어렵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건, 자식이나 가능한 얘기고, 팀원들은 그렇지 않아요. 분명 더 예쁜 팀원이 있지요. 일도 잘 하는데 성실하기도 하고 태도도 좋고 말도 잘 듣고. 대체로 하나를 잘 하는 친구가 그 모든 걸 잘하잖아요. 은연중에 티가 날 수밖에 없으니 최선을 다해 조심해야 칭찬이 몰린다 싶으면 의식적으로 조절합니다.

 

[ 연차로 인식시키지 말 것 ]

대리 1년 차가 아니라, 광고를 4년 동안 해 온 사람이잖아요. 막내가 아니라 가장 프레쉬한 팀원이고요. 너는 매우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각자가 그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음을 늘 놓치지 않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 진실 게임은 하지 말 것 ]

언젠가 팀원들과 속내를 나눈답시고 진실게임을 한 적이 있어요. 분명 의도는 좋았는데, 서로에게 너무 솔직했던 그 마음들이 몇 년을 가더라구요. 아직도 기억나는 멘트들이 있어요. 하하하. 판도라의 상자는 그냥 두자고요. 팀원과 팀장의 인연이 끝나면 누나가 되고 언니가 되고 혹은 친한 선배로 남을 수 있는 그런 팀장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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