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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ESG : The Next Sustainability

Sincere Words

And Smile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이미지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l INNOCEAN

 

마음에는 형태가 없다.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을 기획한다는 건 그래서 늘 쉽지 않다. 제품을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보이지 않는 무형의 실체를 누구나 목도하고 공감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정애 팀장은 2017년부터 계속해서 현대해상의 ‘마음’을 전해오고 있다. 그를 만나 광고인으로서 걸어온 길에 대해 들어보았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입니다. 저희의 주요 업무는 광고 전략 기획,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한 아이데이션, 광고주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 핸들링 등이에요. 지금은 현대해상 광고주를 메인으로 맡고 있고요.

Q. 어떻게 광고라는 분야에 뛰어들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중학생 때 본 신문 광고가 큰 이유가 됐어요. 패션 광고였는데요. 한 남성이 가운데 서 있고, 젊은 여성과 나이 든 여성이 있었죠. 그런데 이 브랜드의 옷을 입혔더니 남성의 시선이 나이 든 여성에게 가더라는 내용이었어요. ‘와, 재밌다.’ 싶었어요. ‘카피가 없어도 스토리가 담긴 사진 한 장으로 다양한 것들을 내재할 수 있구나. 이게 광고구나.’했죠. 그 후 지면 광고들을 스크랩하면서 광고에 대한 꿈을 키우고, 광고홍보학과에 입학하는 등 자연스레 이쪽으로 오게 됐죠.

Q. 이노션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경력 사원으로 면접을 통해 들어왔어요. 이전에는 대홍기획이라는 회사에 있었고요. 큰 대행사는 많지만 현대자동차 등 규모가 큰 광고주를 핸들링하는 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어요. 그렇게 이노션이라는 회사에 들어오게 됐죠.

“자신만의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Q. 예전에 《Life is Orange》에서 소개된 현대해상의 ‘힐링 정글’ 캠페인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캠페인에 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현대해상은 ‘어린이 보험’ 분야에서는 1등이에요. 커뮤니케이션도 광고 쪽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었죠. 그러다 실제로 현대해상이라는 브랜드를 경험하게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브랜드의 철학을 어떻게 느끼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병원은 대개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에요. 어린이를 위해 조성된 공간은 거의 없죠. 많은 어린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히 밤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로비에 있는 어항 속 금붕어만 본다고 하더라고요. 장기 입원한 환아는 더욱더 답답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정서적인 부분을 넘어, 어린 환자들의 신체적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스트레칭 등을 도울 수 있는 디지털 월Digital Wall을 구상했죠. 반응도 꽤 좋았죠. 실제로 링거를 꽂은 아이들이 와서 터치하며 동작을 따라하는 모습을 봤어요. 뿌듯한 마음이 컸죠. TV 광고를 진행하면 유튜브 댓글을 보고 세일즈가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반응을 보긴 힘들잖아요. 실제 아이들이 경험하는 걸 보며 ‘광고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국제 광고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요(웃음).

Q.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 저희가 제안 드렸을 때 많은 병원 관계자분이 거절했어요. 병원의 일부 공간을 할애받아 운영하는 형태였고, 수익이 나는 공간도 아니었어요. 병원 측에서는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감염이나 공사에 대한 리스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세브란스 병원은 저희와 연이 전혀 없었는데 무작정 가서 사회후원팀이나 홍보팀을 찾았죠. 마치 ‘여포’처럼요(웃음). 온에어 이후에는 여기저기서 사업 모델로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기도 했어요. 기분 좋은 난처함을 겪었죠.

Q. 캠페인을 준비하며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아야 했어요. 인터뷰를 많이 했죠. 물리 치료사분들의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저희는 재활을 위해 굉장히 드라마틱한 움직임과 동작을 고민했는데 선생님들 말씀은 선 하나 긋는, 생활에서 쓸 수 있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였어요. 간호사분들의 목소리 역시 많이 들었죠. 조언해주신 분들 모두, 본인들의 업무라는 관점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는지 친절히 말씀해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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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힐링 정글’ 캠페인: 디지털 콘텐츠를 적용한 소아 환우 인터랙티브 놀이터

Q. 현대해상의 다른 캠페인들도 힐링 정글 못지않게 주목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2019년에 온에어 된 ‘추격’ 편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모두가 주인공을 볼 때 우리는 당신을 봅니다’라는 카피를 가지고, 액션 영화를 패러디했어요. 범인을 추격하면서 물건들을 부순다거나, 차를 훔치거나 하는데, 현실 속에서 그 물건이나 차 주인의 처지를 생각해 봤어요. ‘마음이 합니다’란 이야기를 할 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공감하고 재미있게 생각할까 싶은 소재들을 떠올려보려고 애썼죠. 실제로 “보험 광고를 이렇게 할 수 있어?”라는 좋은 반응이 많았어요. 고생은 많았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죠.

Q. 최근 온에어 된 광고들도 인상 깊었는데요.

작년에 온에어 된 ‘갔다 올게’ 편이 있어요. 평소에 우리가 “갔다 올게.”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평범 한 일상의 단어인데, 코로나 때문에 작년 한 해는 일상과 괴리된 시기였죠. 그런 부분을 터치해 보고 싶었어요. 보험이라는 건 결국 사고가 났을 때, 다쳤을 때,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상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갔다 올게.”라는 말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단어 들이 주는 울림을 전달할 수 있었어요. ‘매일 하는 말이지만 꼭 지켜야 하는 말, 현대해상이 당신의 오늘을 지킵니다’라는 카피처럼요. 후속편이었던 ‘마중(마음이 가는 중)’ 캠페인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썼어요.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싶다는 현대해상의 마음을요.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이미지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이미지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이미지 브랜드의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플래너, 국정애 팀장 이미지

 현대해상 캠페인: ‘갔다 올게’ 편, ‘마중’ 편

Q. 최근 박문치와 함께한 ‘현대해상 이름에 대한 오해를 푸는 캠페인’도 유쾌하게 봤어요. 위트 있는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연령대별로 트래킹을 해보면, 현대해상은 규모에 비해 20대에게 인지도가 뒤처지는 보험사 중 하나였어요. 어떻게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하지만 현대해상을 잘 모르는, 알고는 있지만 관심이 없는 20대에게 어떻게 현대해상을 어필할 수 있을까? 매체비를 많이 쓸 만한 상황은 아니었는데요. 당시 TV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던 박문치라는 뮤지션을 통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한 광고를 제작하게 됐죠. 실제로 뮤직비디오 감독님과 작업을 했어요. “현대해상? 배 만드는 회사인가요?”처럼 현대해상이라는 이름 때문에 종종 받는 오해들을 재치 있게 풀어냈어요. 올해에도 20대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캠페인을 준비 중이니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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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크리에이티비티를 유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웃음이 가진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팀원들과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저도 유머를 즐기는 사람이고요. 어렵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일하면 더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일이 힘드니까요. 웃으면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원동력이 되곤 해요. 퇴근 후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싫어서 쉽고 재밌는 콘텐츠들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Q. 2017년부터 벌써 5년째 현대해상의 캠페인을 맡아 진행해 오고 계세요. 한 기업과 오래 발을 맞출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합을 잘 맞춰가고 있는 단계 같아요. 보험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돈만 나갈 뿐, 무형의 존재잖아요. 보험 회사의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것은 이 무형의 존재를 존재감을 가진 유형의 무언가로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을 캐치하려고 많이 노력했죠. ‘나도 “갔다 올게.”라는 말 많이 하는데. 나도 추격 편 같은 생각 해봤는데.’ 고객들 이 가진 생각과 일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관점을 광고주분들도 좋게 봐주셨고, 계속해서 디벨롭해 나가고 있죠. 오래 함께하고 있는 건 역시 좋은 캠페인들이 나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실수하거나, 결과물이 잘 안나올 때도 있는데, 그동안 함께 해온 것들이 있어 잘 넘어갈 수 있었죠. 거의 캠페인들이 레퍼런스가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Q. 작년 5월, 팀장님이 되셨는데요. 그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팀장이 되고 나서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R&R을 잘 나눌 것인가예요. 제 자신도 그렇고, 팀원들도 어떻게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있어요. 예전에 제가 존경했던 팀장님들은 어떻게 일하셨고 팀원들에게 어떻게 인정을 받았나를 많이 곱씹어서 생각해 보곤 해요. 결단력도 있고 어려운 것에 대한 설득도 잘하는 팀장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큰데, 현실적으로 잘 안되더라고요. 부족한 게 많은 팀장인데 다행히 인성 좋고, 일센스 탁월한 팀원들 만나서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들은 회피도 할 법한데, 그런 것 없이 서로 독려하면서 같이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하는 팀원들이에요. 가끔 팀장님을 놀려먹어서 그렇지…. 아마 이 글 보면… 더 심해질 것 같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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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많은 분이 캠페인플래너가 되기를 꿈꾸며 준비하고 있어요. 캠페인플래너가 되고 싶어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작은 조언을 해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꼭 광고의 폭을 좁혀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죠. 광고대행사의 경쟁사는 다른 광고대행사가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들이죠.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광고를 경험할 수 있는 지반도 넓어졌어요. 그럼에도 광고대행사에서 일하고 싶다면 자신만의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해 보는 연습을 하세요. 광고도 어떤 상품만의 특징을 잡아내 이야기하는 것이에요. 제품과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경험을 토대로 본인만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보세요!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노시안으로서, 광고인으로서의 계획도 좋고,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계획도 좋아요. 휴가를 가고 싶어요. 작년은 팀장이 된 첫해여서 불안함이 커 휴가를 갈 수 없었죠. 리프레시 휴가를 쓰지 않은 첫해가 작년이었어요. 한 유튜버가 욕지도에 가서 먹방을 촬영한 영상을 봤는데, 펜션도 없고, 사람도 없는 곳이라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조용한 곳에서 밤공기를 마시고, 민박집에서 맥주에 새우깡을 안주 삼아 즐기며 일주일 정도 푹 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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