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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내일이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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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준 팀장 인사이트전략2팀(좌) | INNOCEAN

권정주 인사이트전략1팀(우) | INNOCEAN

 


 

 

Interview

Q. 반갑습니다. 두 분이 계신 인사이트그룹의 소셜 트렌드 앤 마케팅 인사이트 ‘먼슬리 픽’ 메타버스 편을 인상 깊게 보았어요. 메타버스를 제3차원 가상세계라고 정의하지만 정확하게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얘기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류현준여러 정의가 있는데 쉽게 생각하면 이런 것 같아요. 온라인상에서 상호 교류를 하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도구가 영상이나 글과 같은 형태의 콘텐츠라면, 메타버스의 도구는 가상세계 속 물리적인 공간이라 생각해요.

권정주사실 메타버스는 이미 존재해 온 개념이에요. 최근 화두가 된 이유는 기술력이 발전됨에 따라 현실이 가상화되고, 가상이 현실화되면서 현실의 경계가 흐려졌기 때문이에요. 흔히 사람들이 많이 접하는 온라인 게임 내에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자신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 메타버스의 일부라고 할 수 있거든요.

# 메타버스

Q. 기술 발전 외에 메타버스의 성장 배경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류현준사람들이 메타버스 환경에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아요. ‘나’라는 자신 그대로 다른 이들과 만날 수밖에 없던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자아’가 생긴 거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자아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고, 이러한 디지털 자아와 현실의 자아간에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익숙한 환경이 되어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오다 보니까 가상세계라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거죠.

권정주코로나19도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가 되고 있잖아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끝판왕’인 메타버스의 형태로 진화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메타버스 성장의 주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메타버스가 광고 산업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변화해 나갈지 궁금하네요.

권정주구찌, 루이비통, 나이키 등의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브랜드 공간을 구축하면서 여러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는 하나의 기업이 게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세계관을 펼치고 있지만, 메타버스가 더 성장하게 되면 전 세계 사람에게 통용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로블록스나 제페토 유저가 아니면 그 안에서 판매하는 아이템이나 유저들 간의 활동 등을 전혀 모르잖아요. 그런데 언젠가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큰 기업에서 전 세계 사람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하나를 구축할 것 같아요. 이는 ‘디지털 지구’, ‘디지털 어스’라고 부를 만한 공간일 것 같고, 이런 플랫폼이 생기면 광고 산업에 미칠 영향은 엄청나게 클 거예요. 고객 조사, 구매 행태, 행동 패턴, 라이프 스타일 분석 등 플랫폼 내 세계관 속 사람들의 모습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겠죠. 메타버스의 성장과 방향성에 맞물려 광고 산업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요.

류현준단기적으로 제일 현실성 높은 활동 중에 하나가 브랜드 공간이에요.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거점에 관한 니즈와 방문 기회가 줄면서, 메타버스 내에 특화된 브랜드 공간을 연출하는 것으로 직접 공간을 방문하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한 메타버스는 오프라인 공간의 거리나 시간과 같은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가상세계에서의 브랜드 공간의 활용도는 더 높다고 할 수 있겠죠.

Q.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의 브랜드 아이템 구매가 높은 편인가요?

권정주게임을 하다 보면 사고 싶어져요. 내 주변에 돌아다니는 아바타들의 스타일이 되게 좋거든요. 면티와 반바지 같은 기본 아이템만 입고 있으면 없어 보여서 그런지 결국 캐시 아이템을 사게 되더라고요.

류현준아무래도 플랫폼 자체에 관여도가 없으면 기본 캐릭터도 괜찮을 수 있지만 소셜 기능이 강화되면서 본인을 꾸미고 싶어 하는 니즈가 강해지는 것 같아요. 또 현실세계에서 가능하지 않은 다양한 스타일이나 아이템이 가상세계에 훨씬 많아서 사람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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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준 팀장 인사이트전략2팀 | INNOCEAN

# 세계관

Q. 게임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세계관을 다루고 있는 플랫폼과 콘텐츠가 빠르게 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류현준최근에는 예능에서 가장 많이 접하고 있죠. TV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나오는 ‘유드래곤’이나 ‘유산슬’,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 사장 최준’이나 ‘재벌 3세 이호창’ 같은 캐릭터들이 세계관 안에서 움직이는 거거든요. 이처럼 예능적 활용이 더 많은 이유는, 그들이 흔히 말하는 상황극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다양한 세계관을 시도해 보고 활용할 수 있었던 거죠. 대표적인 사례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떠오르네요. 각각 다른 내용과 주제를 담은 시리즈가 있지만 어느 순간에 세계관이 이어지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학교, 카페 등의 주요 공간을 하나의 맵처럼 세계관으로 연계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데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권정주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의 세계관을 보면, 대표적으로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같은 게임 안에서의 세계관이 있고, 제페토처럼 현실세계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플랫폼이 있어요. 꾸며내고 창조한 세계관과 현실과 밀접하게 붙어 있는 세계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사회자 앞서 얘기해 주신 다양한 캐릭터들, 즉 부캐나 멀티 페르소나 개념은 이제 기업이나 연예인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보편화된 것 같아요.

류현준실제 현실에서의 나는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가지 고 있지만, 내 강점이나 특징을 강조하거나 그러지 않거든요. ‘회사에서의 나’, ‘일상생활에서의 나’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어느 정도 평균을 맞추려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죠. 반면에 메타버스에서 보이는 자아들은 굉장히 특징적으로 가는 것 같아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강점이나 추구하는 캐릭터를 강조하면서도 단점들은 쉽게 감출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멀티 페르소나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유형화되죠. 또한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있어 개인이 가진 페르소나를 중심으로 세분화하여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 같아요.

권정주자신의 내면 속 진짜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을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펼쳐본다든지,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처럼 제2의 나를 꾸며 상황극을 연출하는 것을 자연스럽고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멀티 페르소나가 다양해지고, 일반화되는 현상이 마케팅 측면에선 소비자들이 진정 뭘 원하는지 파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멀티 페르소나의 채널 또한 많이 생기고 있으니 마케팅하는 데 더 좋은 환경이 갖춰지는거죠.

류현준더 부연하자면 이런 거죠. 흔히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숨겨진 니즈를 찾으려고 많이 고민하고 노력을 들이거든요. 그런데 멀티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는 건 숨겨진 자아 들을 더 쉽게 표출할 수 있는 환경이 된거니까 니즈를 파악하는 데 훨씬 더 용이해진 것 같아요.

권정주인간에게 자아실현 욕구가 가장 강력하다고 하거든요. 현실에서 내가 이루지 못한 자아실현의 욕구가 제2의 세계관과 메타버스 내에서 이루어지기 쉽기 때문에 특히 젊은 젠지, 알파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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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주 인사이트전략1팀 | INNOCEAN

# 디지털 휴먼

Q. 멀티 페르소나 외에 디지털 휴먼이라는 개념도 등장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권정주디지털 휴먼은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명확하진 않은 것 같아요. AI 챗봇,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3D모델링을 통해 말 그대로 ‘디지털로 제작된 사람’이 상용되는 의미인 것 같은데,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죠. 흔히 알고 있는 가상 인간이나 가상 인플루언서가 첫째 유형이고, 둘째는 아예 AI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휴먼이죠. 현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합쳐 디지털 휴먼이라고 하는데, 다만 가상 인플루언서의 경우 AI 기반이 아니에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고, AI 기능 없이 브랜드 또는 기업에서 관리하고 통제해요. 사실 AI를 통해 딥러닝을 하고 알아서 상황을 대처하는 것이 궁극적인 디지털 휴먼이거든요.

류현준예전의 싸이월드 미니미부터 현재의 제페토까지, 아바타 혹은 캐릭터라고 얘기하는 것들이 과장된 느낌이 있다면 디지털 휴먼은 좀더 인간에 가깝게 만들어지고 현실감 있는 외형적 특징을 지니고 있죠.

Q.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가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더라고요.

권정주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가 가장 유명한데 이제는 릴 미켈라에서 더 진화된 가상 인플루언서가 나오고 있어요. 현실 인물인지 로봇인지, 버추얼 인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어요. 사람들은 AI 기술이 얼마나 더 발전할까 주목하고 있죠. 지금 가상 인플루언서를 보면, 실제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관련 게시물을 쓰거든요. 그런데 그게 실제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스스로 글을 쓰는 건 아니에요. 지금의 가상 인플루언서와 AI 챗봇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되어야 진정한 디지털 휴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그렇게 구현된 디지털 휴먼은 현재 가상 인플루언서의 모습에서 훨씬 더 진화된 형태겠군요.

류현준그렇죠. 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이라고 하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만 포함되잖아요. 어떻게 보면 메타버스상에서는 그 규정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죠. 디지털 휴먼으로서 AI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람도 같은 시민의 개념으로 통용되고 공존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권정주영화에서만 보던 로봇처럼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될 것 같다고 평가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사실 문제가 될 만큼 기술의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요. 먼 미래의 얘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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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러한 변화는 기술과 밀접하게 연관된 광고 산업에서 빠르게 나타나겠군요.

류현준인플루언서 뿐만 아니라, 광고 모델의 활용범위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 페이커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페이커를 만들었어요. 본인이 활동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페이커는 팬들과 소통하는 데 활용하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각국을 돌아다니며 활동하게 되겠죠.

권정주광고 산업에서는 협업하는 연예인이나 광고 모델이 일정을 미룬다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겨 더는 모델로 활용할 수 없는 이슈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요. 그런데 이런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게 되면 기업이나 브랜드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고, 365일 24시간 내내 일을 할 수 있죠. 릴 미켈라도 여러 브랜드에서 활용하잖아요. 실제 인물보다 리스크 관리에 편하죠.

Q. 가상 인플루언서의 긍정적인 측면이네요.

류현준또 신기하다는 반응도 큰 것 같아요. 인플루언서가 지닌 영향력에 신선함이 더해진 것이죠. 얼마 전 재미있게 본 게 있어요. 흔히 KFC 할아버지로 알려진 샌더스 대령을 굉장히 멋있게 해석해서 KFC 인플루언서로 활용하며 다른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있더라고요.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노후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전환할 수 있는 형태로서의 접근이 무척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런 측면에서 브랜드의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다시 보여 줌으로써 새롭게 활용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권정주맞아요. 브랜드를 브랜드로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의인화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죠. 또한 내가 올린 게시물에 가상 인간이 답을 하고, 사회적 이슈에 자신만의 생각을 올리고, 이런 것들이 신기하다 보니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요.

Q. 얘기해 주신 것처럼 근 미래에는 디지털 휴먼을 당연한 존재로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아요.

류현준현재는 디지털 휴먼의 개념이 기업 쪽에 가까이 있거든요. ‘언리얼 엔진’이라는 곳에서 디지털 휴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이제 기업에서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가상 인플루언서를 현실감 있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향후 개인의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어요. 지금보다 더 진짜 사람 같은 디지털 휴먼이 만들어지리라 예상돼요. 그런 차원에서 메타버스가 가진 현실감이라든가 다양한 요소가 디지털 휴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주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권정주페이스북을 포함한 전 세계의 순위권 안에 드는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주도적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이유엔 재미 요소만 있지는 않아요. 잠재적 성장 가능성 등을 보고 있는 거죠.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상황은 계속 가속화되고, 먼 미래로 생각하던 것들이 이제 가깝게 다가온 것 같아요.

류현준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많이 하잖아요. 막상 재택 근무를 하면 환경적으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는데, 만약 메타버스 안에서 각자의 사무실과 같은 환경이 구축되어 있고 그 안에서 디지털 휴먼이 직접 업무를 보는 등 업무 환경을 구현한다면, 새로운 사무실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런 환경들이 가속화되는 거예요. 하나의 또 다른 세계가, 즉 거울 세계가 만들어지는 미래가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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