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성장의 발판이 되는 스핀오프 프로젝트
신동훈 캠페인플래너, 안지현 캠페인플래너, 신은정 아트디렉터
KEYWORD. 01 익숙하지만 낯선 이야기
Q. 저는 광고가 브랜드의 확장성에 있어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노시안분들은 스핀오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어요.
신은정브랜드의 자산을 바탕으로 변주를 통해 확장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콘텐츠가 될 수도,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요.
안지현가장 핵심은 브랜드가 가진 자산을 다르게 해석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저희 팀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던 농심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도 먹태라는 자산을 ‘깡’에서 ‘칩’으로 새롭게 만든 거죠.
신동훈또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이야기할 때 불확실성과 경제적 불안정을 짚어야 하는데요. 불경기에도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안전한 생존 전략으로 스핀오프를 채택하는 것 같아요. 먹태깡으로 성공했으니, 이것을 발판으로 삼으면 더 확실하게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 아닐까요?
Q. 최근에 스낵 코너에 가면 딸기 맛으로 확장한 과자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호기심에 사 먹었는데 맛있어서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것처럼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잘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신동훈나영석 PD가 만드는 콘텐츠들이 여행을 가지고 다양하게 변주하는 부분이 좋더라고요. 여행이라는 핵심을 흔들지 않으면서 그 형태와 구성을 새롭게 변주하는 게 보여요.
신은정서비스 측면에서는 컬리와 당근이요. 컬리는 뷰티컬리 런칭을 통해 마켓컬리가 가진 서비스 자산과 큐레이션을 확장하여 식재료 장보기 플랫폼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고 생각해요. 당근도 지역 기반은 유지한 채 다양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브랜드명까지 바꾸었고요.
안지현배달의민족도 배달이라는 가치를 확장해서 B마트 서비스를 제공하죠. 브랜드의 가치를 딛고 있다는 게 성공 사례의 공통점인 것 같아요.
신동훈코어가 단단한 브랜드가 스핀오프도 잘한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왜 익숙한 것이나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라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에 끌리는 걸까요?
신은정질문 그대로 익숙하면서 한편으론 낯설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친숙하다는 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는 것인데,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비틀림이 있으니까 그 반전에 매력을 느끼게 되죠.
신동훈소비자한테는 선택지가 너무 많잖아요. 익숙한 브랜드는 최소한 기댓값을 충족해 준다는 믿음이 있어서 선택을 받는 것 같아요. 소비자들은 똑똑해졌고 실패를 줄이려고 하니까요.
안지현익숙하다는 건 이미 검증이 끝난 거잖아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보다 편하게 시도할 수 있는 거죠. 새로운 뷰티 커머스에서 화장품을 사면 고민이 되겠지만, 마켓컬리 유저가 뷰티컬리에서 화장품을 사는 건 좀더 쉬운 도전이니까요.
쏘카 ‘차까지 주는 숙박, 쏘카’
KEYWORD. 02 사이드 영역으로의 확장
Q. 쏘카의 숙박 서비스를 알리는 것도 이동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확장이잖아요. 어떻게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안지현이번 캠페인의 가장 큰 목표는 카셰어링이라는 쏘카의 익숙한 모습을 비틀어서 숙박 예약도 가능하다는 걸 최대한 알리는 것이었어요.
Q. 그런 점에서 모델로 AKMU(악뮤)를 쓴 게 신선하고 좋았어요.
신은정숙박 서비스만 놓고 보면 쏘카가 후발 주자잖아요. 서비스 자체를 비교하고 차별화하기보다는 여행 갈 때 한 번이라도 떠오르게 하는 것이 우선이었고 “여행은 싸움이다”라는 돌출도 있는 키 메시지로 여행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서 각인시키려고 했어요. 여행에서 싸움이 빠질 수 없잖아요. 특히 남매라면 더 그렇죠. 공감과 재미를 함께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신동훈현실에서 사실 남매가 여행 가는 걸 자주 보긴 어렵잖아요. 그래서 진짜 남매 모델을 써야 광고가 설득력이 있겠더라고요.
Q. 광고를 보면 싸우는 이유가 공감이 가요. 기념품 사는 걸로 싸우고, 성격 때문에 싸우고요.
신은정공감과 동시에 디테일한 위트를 섞은 부분이 많아요. 벼락 맞은 대추나무 USB 같은 엉뚱한 기념품을 두고 싸우는 모습도 그렇고요. 탱고는 이찬혁 님의 캐릭터를 더 재밌게 풀어보고 싶었어요. 공감과 재미를 함께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신동훈광고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장치가 필요했어요. 흥미를 가지고 광고를 끝까지 보기만 하면 쏘카가 숙박도 한다는 걸 확실히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싸움으로 공감대도 얻고요.
안지현다른 플랫폼에서는 공감대를 추억과 행복으로 보여줬다면 저희는 싸움이라는 화두로 여행을 비틀어서 메시지를 보여준 거죠.
Q. 쏘카가 카셰어링을 넘어서 숙박, 여행까지 잘 확장되었다고 느낀 모멘텀이 있을까요?
안지현이번 캠페인이 옥외 매체 집행이 많아요. 특히 2호선 라인을 중심으로 지하철역과 지하철 내부 광고를 했어요. 그랬더니 지인들이 광고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쏘카에서 숙박 예약도 할 수 있어?” 이런 반응도 나와서 좋았어요. 원래 의도였던 쏘카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는 인지를 만들어냈다는 증거이니까요.
신동훈실제로 앱 트래픽이나 숙박 예약 건수가 늘었다는 피드백도 받아서 보람 있어요. 팀원분이 매일 시장 반응을 찾아보는데 “이번 쏘카 광고 만든 사람 천재래요.”라는 글이 있었대요. 진짜 뿌듯했죠.
Q. 브랜드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시도해요. 개인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 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지도 궁금해지네요.
신은정평소에 그린 그림을 비공개 계정에 아카이빙 목적으로 업로드해요. 지금은 멈춘 지 좀 되었지만 공개적으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모아두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휴식 겸 힐링이 되더라고요.
신동훈사진을 찍어요. 처음에 패션 브랜드 광고를 맡았는데, 패션은 지면 촬영이 필수거든요. 사진 촬영은 환경이나 전문 용어를 알아야 프로젝트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촬영하고 있어요. 가장 큰 결과물은 제주도에서 찍은 셀프 웨딩 사진이에요.
안지현저는 사진처럼 커리어와 연결되면서도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업무와 관련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 AE 업무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아직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서 못 하고 있어요.
KEYWORD. 03 스핀오프 프로젝트의 내일
Q.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나 개인이 무엇을 갖춰야 할까요?
신동훈최근에 트렌드로 스핀오프가 뜨고 있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아예 새롭다기보다는 이미 있던 전략이 상황에 맞물려 주목받는다고 생각해요. 바로 이전에 IP가 주목받았던 것처럼요. 결국은 바탕이 될 ‘자기다움’을 찾고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 중요하다고 봐요.
Q. 그렇다면 코어가 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기 위한 방법도 중요하겠어요.
신동훈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이미 가지고 있는 걸 발견하고 다듬는 것이라 생각해서 많이 물어봐요. 브랜드의 메시지는 실무자분들이나 대표님의 머릿속에 있기 마련이거든요. 대화하면서 그들의 컬러와 메시지를 찾아보려고 해요.
안지현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명확해지기도 하고요. 사실 이번 캠페인에서도 원래 카피는 ‘쏘카까지 주는 숙박’이었어요. 쏘카는 단순한 카쉐어링 서비스가 아니라 이동에 대한 심리스한 경험을 전달하는 슈퍼 앱이 목표기 때문에 논의 끝에 ‘차까지 주는 숙박’으로 변경됐어요. 코어가 단단하니 메시지 하나에도 전달하려는 바를 뚜렷하게 담을 수 있는 거죠.
신은정‘쏘카’ 하면 차라는 인식이 강한데,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숙박까지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결론적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있는 그대로 지렛대로 활용했는데, 거기서부터 출발하니 소비자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앞으로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어필할 거로 생각하세요?
안지현예전부터 브랜드가 취해온 전략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변주가 되면서 이어질 것 같아요.
신동훈혹은 세분화되면서 더 심화될 수 있고요.
신은정모든 게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다 보니, 브랜드나 개인도 빠르게 변하잖아요. 스핀오프는 맨땅의 헤딩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고, 성공한다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꾸준히 진행되지 않을까요.
신동훈디바이스가 변하면 또 달라질 수도 있겠죠. 애플 비전 프로나 A.I.처럼 디바이스가 바뀌면 전혀 다르게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아닐 수도 있죠.
Q. 그렇다면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브랜드가 고려할 게 있다면요?
신동훈우선 저희 팀으로 연락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웃음).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디딜 수있는 코어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대답을 듣다 보니 브랜드에겐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필수 전략이 된 것 같아요. 개인의 커리 어 성장이나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안지현AE는 항상 뜻밖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요. 그래서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나 개인의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업무에 쓰이게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경험이든 쓸모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신은정스핀오프 프로젝트는 가능성을 확장하는 일이에요. 경제적 활동이나 남의 평가를 뒤로 하더라도 ‘나’라는 자아를 확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동훈사이드 프로젝트로 업무뿐만 아니라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잖아요.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거예요.
Q. 만약 경제적, 시간적 제약이 없다면 하고 싶은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나요?
신동훈음, 사진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어요. 여행 유튜버도 해보고 싶네요.
신은정여유가 있다면 동화책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안지현취미로 테니스를 배우고 있는데요. 제약이 없다면 테니스를 더 많이 치러 다니고, 더 크게는 테니스 용품을 기획해서 만들어 팔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동제약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해보고 싶은 게 참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