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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세대로 구분되지 않는 공감대의 시대

Shifts in Targeting

Dialogue

세대로 구분되지 않는 공감대의 시대

 

세대로 구분되지 않는 공감대의 시대 이미지

유빛나와 팀장 | 박윤수 캠페인플래너 | 변혜림 캠페인플래너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해진 시대.
20대, 30대, 40대의 이노시안이 바라보는
광고의 흐름은 어떤 모습일까.


Keyword. 01 멀티제너레이션과 소비자 범위의 확대

Q. 최근에 배우 최화정, 고현정과 음악가 정재형 유튜브 채널이 이슈잖아요. X세대의 아이콘 같던 연예인들이 2024년 젊은 세대에게 다시금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세대 구분이 무의미한 걸 보여주는 현상 같아요.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유빛나와 나이로 보면 중년이 넘은 연예인이지만 세 사람 모두 자기만의 취향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삶을 사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 같아요. 과거와는 다르게 나이 별로 삶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잖아요. 모두 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이 있고, 각자의 취향도 공고해졌으니까요.

박윤수 추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생각해요. 추구미는 워너비, 롤모델이랑은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른 것 같아요. 롤모델이 목적 지향적이라고 한다면, 추구미는 과정에 의미를 더 두는 거 같아요. 음악가 정재형의 영상을 보면서, 프랑스 요리를 하고 친구들과 샴페인을 마시는 삶의 장면을 내 삶의 과정 속에서도 추구하고 있는 거죠.

변혜림 젊은 세대들에겐 멋있는 어른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화려하게만 살았을 것 같은 연예인들이 지금까지 여러 일을 겪으면서 쌓아온 단단한 신념과 가치관을 엿보면서 배우는 거죠.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면서 자기를 사랑하는 법이라든지요. 영상을 보면서 저 역시도 그들을 보며 멋있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박윤수 그 외에도 채널마다 보는 맛을 주는 포인트도 있어요. 고현정 배우의 콘텐츠는 영상이 정말 예쁘고 최화정 배우 채널은 PD님과 케미스트리가 좋아요. 각자 구독자에게 어필하는 포인트도 갖고 있는 거죠.

Q. 최근에 두바이 초콜릿, 요아정처럼 MZ를 타깃으로 한 신제품도 빠르게 나오잖아요. F&B 업계는 트렌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요. 40년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짜파게티 광고를 만들면서 고민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박윤수 세대 사이의 경계선을 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젊은 층에 맞춰 커뮤니케이션하면 오랜 고객층과 멀어지는 느낌이 있고, 기존 고객을 타깃으로 하면 브랜드가 늙어 보인다는 걱정이 있었죠.

Q. 30대인 저도 “일요일엔 짜파게티”라는 인식이 있거든요. 그래서 20대인 변혜림 매니저님이 생각하는 짜파게티의 모습이 궁금해요.

변혜림 익숙한 카피처럼 일요일에 아빠랑 짜파게티를 먹은 기억보다는 친구들이랑 먹은 추억이 더 많아요. 학원 끝나고 먹은 짜파게티요. 아니면 혼자서 먹은 기억이 더 많고요. 그래서 일요일에 아빠랑 함께 먹는 것보다는 혼밥, 친구와 관련된 추억이 더 많았어요.

Q. 짜파게티 40주년 광고를 만들면서 여러 세대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어떻게 찾아내셨나요?

변혜림 한국은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바뀌잖아요. 그래서 신제품은 한 번 경험해 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짜파게티는 약 40년 동안 사랑 받아오면서 쌓인 브랜드와 소비자의 유대감을 표현하고,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박윤수 '짜파게티’라고 듣는 순간 맛과 향이 자동으로 떠오르잖아요? 다른 메시지 없이 다양한 고객들이 짜파게티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도 공감대를 이끌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광고가 그동안의 짜파게티 광고 중에 가장 맛있어 보이지 않을까요?

Q. 브랜드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보니, Z세대에 주목했어요. 그러다 세대론을 기준으로 트렌드를 파악하기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변화를 체감하는 순간들이 있을까요?

유빛나와 인스타그램 돋보기 세상을 여행하다가 가수 아이유를 ‘덕질’하는 해외 중년 아저씨 팬 계정을 봤어요. 그 계정이 변화의 모습이라고 느껴졌죠. 요즘에는 인터넷만 있으면 자기 취향을 따라 과거로도, 먼 지역으로도 자유롭게 갈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이라는 ‘연결’을 통해 삶의 패턴을 더욱 다양화하고 자신만의 취향을 발전시켜 가는 모습을 보며 취향이나 트렌드의 세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변혜림 인구통계학적으로 세대를 나누는 게 아니라 고객의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정의할 때요. 무신사는 젊은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의 사람, 29CM는 성숙한 이미지의 직장인이 떠오르잖아요. 구체적으로 페르소나를 정한 뒤에 거기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거죠.

박윤수 저도 페르소나요. 연령대별 목표 타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페르소나를 그려서 요청 하는 브랜드도 생겼어요. 그러면서 생각지도 못한 접근 방식이 나오는데요. 메디컬 플랫폼 기업의 유튜브 채널에서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를 만들어서 올렸어요. 나이로 구분하지 않고 플랫폼이 필요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 콘텐츠를 통해서 자신들을 알리는 거죠.


Keyword. 02 멀티제너레이션 시장의 등장

Q. 세대를 가르는 마케팅이 아닌 세대의 접점을 활용한 마케팅이 등장하면서 점차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혹시 예상과 실제 호응이 달랐던 경험이 있을까요?

변혜림 정샘물뷰티 ‘Find Youtiful’ 캠페인이요. 이효리를 모델로 가장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으라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내보냈죠. 그런데 2030의 젊은 타깃 외에도 4050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Youtiful’이 예상한 타깃보다 더 넓은 연령대의 사람들도 공감한 메시지였던 것 같아요.

박윤수 패딩 점퍼 제품에 팬네임을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했었던 게 기억나요. 소비자들이 팬 네임을 가지고 놀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반응이 적었어요. 지금 유행하는 것을 광고로 만들면 트렌드가 지나가 버려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것처럼 유행을 좇는 게 위험할 수도 있으니 커뮤니케이션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세대로 구분되지 않는 공감대의 시대 이미지
ⓒ 정샘물뷰티 〈Find Youtiful〉 캠페인

Q.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유빛나와 디지털 환경으로 바뀐 게 제일 주요해요. 누구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쉽게 찾고 전문가가 될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취향을 바탕으로 한 개인화가 가속화되고 있어요. 모두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요.

박윤수 지금은 같은 시대에 여섯 세대가 살고 있다고 해요. X, Y, MZ, 알파 등등요. 이렇게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살고 있으니까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경계선이 흐려졌어요. 소비자를 보는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 거죠. MBTI가 세대를 넘어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처럼요.

Q. 특히 세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이 KCC건설 스위첸 광고 같아요. 어떤 세대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느꼈어요.

유빛나와 사람에게는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잖아요. KCC건설 스위첸 캠페인은 가족이나 함께 지내는 사람과의 사랑, 관계라는 가치를 담아내는 게 중요했어요. 이러한 가치를 2024년에는 어떻게 보여주면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캠페인에 어떻게 녹여낼까, 이런 고민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 같아요. 가치와 시점이 잘 맞아서 호응을 얻으면 뿌듯하죠.

박윤수 스위첸은 축적의 힘이 있어요. 10년간 스위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왔거든요. 다른 브랜드는 하지 않던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다 보니 고유한 스타일을 만들어냈어요.

변혜림우리 주변에서 실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내는 것 같아요. 집의 가치를 물리적 공간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 내다보니 세대를 넘어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Q. 고객이 직접 구매를 해야 하는 소비재 광고에서도 세대 간 공통점을 찾아내는 게 중요할까요?

박윤수상황과 제품마다 다를 텐데요. 나이보다 다양한 취향을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중요해질 것 같아요.

변혜림 한 세대에만 관통하는 메시지가 아닌 브랜드가 가진 지향점을 전 세대에 걸쳐서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필요하다고 봐요. 브랜드와 소비자가 같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유대감과 공감대가 형성되니까요.


Keyword. 03 세대를 아우르는 마케팅

Q. 멀티제너레이션이 강조되는 시장에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변하면 좋을까요?

유빛나와 전략 단계에서 캠페인의 목표를 정확하게 세워야 해요. 예를 들면 온라인 커머스 브랜드가 팬덤을 만드는 캠페인을 하고 싶다고 하면, 오프라인 마케팅을 해야 하죠. 온라인에서는 쉽게 다른 브랜드와 비교할 수 있어서 팬덤을 만들기 어렵거든요. 그럼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고려해 볼 수 있죠.

박윤수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중요해요. 메시지에 따라서 매체 선택도 달라지잖아요. 매체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어요. TV도 나이가 아니라 성향에 따라 타기팅이 되거든요. 이렇듯 메시지에 맞는 새로운 채널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유빛나와 요즘에는 캠페인 진행을 할 때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컬래버레이션하는 것이 비슷한 취향의 타깃들을 겨냥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페르소나로 설정한 소비자가 자신들의 취향을 즐기는 채널이 있을 텐데, 그 채널이 브랜드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해요.

변혜림브랜드가 지향하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교집합을 찾아내야 메시지 도달률을 높일 수 있어요. 집보다 외부 활동이 많은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모빌리티 등 OOH 매체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죠.

Q. 최근에 세대 간 경계를 허무는 광고 중에서 인상 깊었던 캠페인이 있다면요?

일동역시 스위첸. 최고지(웃음).

박윤수의식주처럼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하는 광고가 세대 간 경계를 허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그재그는 옷, 짜파게티는 음식, 스위첸도 주거잖아요.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표현하니까 세대를 포용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빛나와하이네켄의 ‘Pub Museums’이라는 캠페인이요. 아일랜드의 수백 년이 된 전통을 지녔지만,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펍들을 ‘박물관’으로 용도변경해 문화적 랜드마크로 만들고, 펍들을 영구적으로 보존해서 젊은 세대들이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지도록 한 캠페인인데요. 술이라는 코드도 있지만, ‘사라져 가는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더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끌어냈다고 생각해요.

Q. 사실 세대 간 공통점을 찾는다는 게 사람들을 집단으로 보지 않고 개인으로 인식하는 초개인화의 연장선에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다면 일시적인 트렌드는 아닐 텐데, 앞으로 멀티제너레이션이라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변혜림 세대로 구분하는 게 어려운 만큼 하나의 메시지를 여러 상황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짜파게티 캠페인처럼 멀티편으로 구성하는 거죠. 그럼 캠페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유지하되,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박윤수 ‘사람에 대해 고민을 한다’는 큰 관점에서 생각하면 저희가 하는 일의 방법은 앞으로도 비슷할 거예요. 다만 사람들이 사는 모습의 변화에는 민감해져야겠죠. 최재천 교수님의 ‘호모 심비우스’라는 표현이 생각나는데요. 과거에는 경쟁이 인간을 발전시켰다면 여섯 세대가 함께 사는 오늘날에는 공생이 중요해진다는 이야기예요. 마케팅은 브랜드의 이익을 위한 활동이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유빛나와 이런 변화는 디지털 환경이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잖아요. 그러니 앞으로는 AI 기술이 중요해질 거예요. AI가 디지털 환경에서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나 취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서 광고를 보여주는 거죠. 이런 기술이 곧 나타나지 않을까요?

Q. 기술이 더 발전되기 전까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 취향을 파악하고, 여러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유빛나와상대를 잘 이해하려면 먼저 상대를 사랑해야 해요. 저희도 캠페인을 꾸려 나갈 때 광고를 보는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려고 해요. 여러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도 더 사랑해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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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빛나와 팀장 | 박윤수 캠페인플래너 | 변혜림 캠페인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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