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
영감을 주는 나만의 유스 컬처
오늘날 유스 컬처 Youth Culture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된다. 때로 그것은 패션이나 컬처, 라이프 스타일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노시안에게 영감을 주는 유스 컬처에 대해 물었다.
갖고 싶은 건 꼭 산다, 슈프림×나이키
이재상│옥외미디어팀
음악과 미술을 하신 부모님 덕에 나는 어릴 적부터 패션,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다고 비싼 것만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기저에 놓인 핵심은 ‘남다르다’였다. 남들과 같은 디자인, 어디서 본듯한 그저 그런 것들을 사고, 지니고 싶지 않다는 고집. 그렇게 시작해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취미는 희귀한 아이템을 수집하거나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구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매년 발매되는 에비앙 Evian 리미티드 에디션, 세계 곳곳에서 나오는 코카 콜라 Coca cola 병 등은 이사 때마다 갖다 버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지만, 내겐 소중한 보물들이다. 신발장과 옷장 한 켠에 놓인 조던1 브레드, 조던3, 조던11 랩4 다스베이더, 조던5 스페이스잼, 조던6 인프라레드, 조던10 30주년, 조던11 72-10은 그날 코디에 방점을 찍어준다(조던1 백보드쉐터드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느 날, 중고 사이트를 통해 다른 주인에게 넘어갔다). 이베이 eBay를 통해 어렵게 구한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컬래버레이션 루비 헬멧(생산된 1000개 중 시리얼넘버 10)은 아내에 의해 바이크가 모두 정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랍장 안 박스에서 꿋꿋히 잘 지내고 있다.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Notorious BIG의 명반 ‘Ready to Die’ 앨범의 재킷 사진이 프린트된 슈프림 Supreme 티셔츠는 이베이에서 어렵게 2벌 구매해 1벌은 아직 새 상품으로 보관 중이고, 얼마 전 나이키 Nike와 슈프림의 콜라보로 발매된 슈템포(슈프림 업템포 SUPREME X NIKE)는 큰맘 먹고 레드와 블랙 2켤레를 구매했다. 혹자는 된장남이라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난 매달 용돈 35만 원으로 생활하는 대한민국 평범한 남자다. ‘아무거나 사진 않지만, 갖고 싶은 건 꼭 산다’가 내 쇼핑의 모토이고 이런 아이템들은 나를 남다르게 보일 수 있게 도와준다. 약 40년 인생을 살아왔지만 슬프게도 나는 아직 비싼 사람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최근에 많이 애정하는 브랜드 ‘슈프림’처럼 나라는 브랜드 역시 정가가 높진 않아도 열광하는 누군가에게는 명품 못지않는 값어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실재하는 영감, 박민규의 카스텔라
오진식│홍성혁CD팀
주저하지 않는다. 누군가 나에게 책 한 권 추천해달라 말할 때, 내 선택은 여지없다. 이것이다. 박 민규의 소설집 <카스테라>. ‘무규칙이종소설가’라는 그의 별명에 대한 보증서 혹은 증명서가 있다면, 그건 단연코 <카스테라>일 것이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몰라몰라 개복치라니’,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등 수록된 단편들의 제목부터 익숙함의 궤도를 벗어난다. 비단 제목뿐일까. 소재와 내용 구성에서도 의외성은 부지런하다. 전형성을 거부하려는 그의 노력은 수록된 단편마다 꾸준하고, 기어이 형식을 전복시키는 데 성공한다. 소설과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소재로 불러 들여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건 예삿일이며, 소설의 경계를 부단히 넓히려는 의지는 지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영감을 갈구할 때마다 <카스테라>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감이란, 눈으로 볼 수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무엇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면, 눈으로 볼 수 있고 게다가 손으로 잡히기까지 하는 영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박민규의 <카스테라>일 것이다. 이 소설집의 잠재력과 파괴력을 문장으로 옮겨내기엔 한계가 있다. 문장을 쓸 수 있는 양도 제한적이다. 이 말인즉슨, 읽어보길 적극적으로 권한다는 나의 서툰 표현이다. 김영하의 추천사야말로 이 책의 위력에 대한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 여겨왔다. 그래서 옮긴다. 그리고 글을 마무리 짓는다. “박민규에게서 뭔가를 빼앗아 올 수 있다면 (중략) 그 놀랍도록 새로운 문장을 가져올 것이다”.
Go with your flow, CITY YOGA
이주명│컨텐츠플래닝팀
“인 헤일, 엑스헤일~” 밤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진 일요일 아침의 강남역. 루프 테라스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심호흡과 함께 뻣뻣하게 굳어진 몸을 움직여본다. 두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강남 한복판이라는 것을 잊게 된다. 지난여름, 안식 휴가를 위해 떠났던 발리에서 생애 처음으로 요가를 경험했던 시간의 평온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와 그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 코끝의 향기, 그리고 수많은 히피들의 온화한 표정까지 모두. 땅을 발바닥으로 밀어내듯 곧게 서서, 호흡에 맞춰 아사나 Asana를 반복하는 요가 수련은 오늘의 나를 오롯이 마주하게 한다. 들이쉬고, 내쉬고, 크게 호흡하는 것은 마치 나에게 집중하기 위한 주문 같다. 우리는 매일같이 1분 1초를 시간에 쫓기며 살아간다. 고단하고 갑갑한 일상에서 도망치듯 낙원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서울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의 새 로운 삶을 꿈꾸고는 한다. 나 역시 기회만 주어진다면 계좌를 털어서라도 가능한 먼 곳으로 떠나곤 했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내가 사랑하고 살아가야 할 곳은 이곳, 서울이라는 것을. 요가를 통해서 우리의 터전인 서울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친구들과 함께 소셜 모임, ‘씨티요가 City Yoga’를 만들었다. 어반 컬처 Urban Culture와 요가 Yoga, 커뮤니티 Comunity가 합쳐진 씨티요가는 매주 일요일 오전, 강남역 루프탑에서 요가와 문화를 즐기는 모임이다. 요가가 처음인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루프탑의 의외성에 취한걸까? 4개월이 지난 지금은 레깅스를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뻔뻔함과 맞은편 건물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살짝 즐기는 여유가 생겼다. Go with your flow! @cityyoga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