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SIGHT

Interview

이노시안의 다양한 얼굴

Experience New Universe

What Is Your

Different Side?

이노시안의 다양한 얼굴

 

내 안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은 흥미를 넘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처 몰랐던 모습을 찾기도 하고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에너지를 얻기도 하기 때문. 광고인이 아닌 다른 얼굴, ‘부캐’를 만들어낸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세 이노시안에게 물었다.

 


 

날다람쥐였으면 정말 좋겠네

 

김지선 디지털플랫폼팀 | INN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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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으면서도 또 다른 부캐의 이름은 ‘날다람쥐’다. 산은 내 본캐와 부캐를 분리하는 동시에 연결한다. 새벽에는 산에 오르는 날다람쥐,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오늘도 ‘뚠뚠’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본캐는 야근한 다음날 피로 누적에 골골대고, 자리의 잡다한 것들을 치우고 나서야 업무에 집중하고, 가끔 ‘오늘은 이만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반면, 부캐 날다람쥐는 이 산 저 산을 가뿐히 날아다니는 강철 체력, 정상이라는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집중력, 웬만해서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지고 있다. 아직은 갭이 크지만 두 캐릭터를 분리하기보다는 본캐의 일상에서도 부캐의 모습을 닮아가려 애쓰고 있다.

부캐를 만나게 된 것은 약 한 달 전, 코로나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해져 다니던 헬스장에 발걸음을 하기가 망설여지면서다. 야외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할 만한 운동이 없을까 하다가 새벽에 혼자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관악산이었다. 첫날 야트막한 등산로를 오르는데 저질 체력 탓에 입구에서부터 숨이 턱 막혔다. 목표한 전망대까지 겨우 올라 숨을 돌렸다. 아침에 눈을 뜨니 왠지 몸이 가뿐해서 다음 날도 같은 코스를 올랐다. 조금 더 수월했다.

그다음 날엔 조금 더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산에 오르며 한 주를 보내고 나니 체력이 나날이 좋아져서 주말에는 웬만한 동네 산보다는 꽤 높다 할 만한 관악산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그렇게 한 달간 거의 주중에는 익숙한 관악산을, 주말에는 서울 근교의 여러 산을 올랐다. 사람도 많고 맛집도 많은 청계 산,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안산, 일몰과 야경이 예쁜 아차산, 산책하듯 다녀오기 좋은 대모산과 구룡산까지.

한 달간 처음 만나는 부캐로 살아보며 느낀 등산의 매력은 묵묵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꼭 정상을 만나게 된다는 확신, 정상에 다다른 순간 시원한 바람과 멋진 전망이 주는 확실한 보상, 그리고 매일 내가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분명하게 실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본캐가 불확실한 고민들과 마주하며,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보상을 기대하고 내가 성장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순간, 부캐처럼 묵묵히 걸으며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땀 흘릴 수 있기를 바란다. 왠지 등산 예찬이 되어버린 글을 마무리하면서 내일도 날다람쥐처럼 산을 타고 하루를 시작해야지!


 

뒤틀린 황천의 회사원

최원준 카피라이터 | INN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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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받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여기서 말하는 부캐의 정확한 정의가 뭐지?’다. 또 ‘이런 생각이 든다는 건 역시 내 MBTI가 정확한 건가’라고 느끼며, 그럼 내 본캐는 무엇이고, 여기서 말하는 부캐는 과거 SNS 붐일 때 생긴 ‘또 다른 나’ 개념인지, 아니면 부업 같은 걸 의미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은 기준들을 스스로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보용 글이 아닌 ‘부캐 현상으로 해석하는 현대사회’ 따위의 소논문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다 지우고 다시 시작한다.

 

이미 수많은 부캐를 자연스레 만들며 살아온 내게 요즘의 부캐 호들갑은 새삼스럽다. 새로운 세계(카카오톡, 게임, 인스타그램, 싸이월드)에 입장할 때 내 캐릭터와 프로필을 만드는 건 당연하니까. ‘회사’라는 세계에 입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노션 카피라이터 최원준은 이미 본캐 최원준의 밥벌이용 부캐다. 하지만 한 캐릭터를 오래 하면 질린다. 그럴 때는 새로운 부캐를 파야지. 부캐의 부캐를 만들어 보자. 회사에선 싫은 소리 안 하고 무난하면서 일 열심히 하는 캐릭터로 있으려고 하지만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고장이 날 때가 있다. 그럴 때 부캐가 튀어나오는 거로 하자. 아주 성질이 더럽고 까칠하며 반사회적 기질이 다분한 걸로. 아무도 함부로 말 걸지 못하게 미간에 힘 빡주고, 일은 하긴 하는데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되게 ‘틱틱거리면서’ 하는 캐릭터.

 

성격 못지않게 중요한 게 스킨(의상)이다. 점 찍어둔 스킨이 있다. 재미로 만든 티셔츠 중에 가슴 주머니에 사표 봉투가 꽂힌 것처럼 프린팅한 티셔츠가 있는데, 그걸 입을 거다. 혼자만 아는 자기위로성 협박을 걸치고 출근하는 거다. 누가 알겠는가. 야근을 시키려다 티셔츠 보고 말이 쏙 들어갈지. 한껏 삐뚤어지고 싶은 부캐의 이름은 ‘뒤틀린 황천의 회사원’으로 하겠다. 혹시 회사에서 마주친다면 부디 말 걸지 말아주시길.


 

집구석 가드너

문상혁 글로벌미디어 KIA팀 | INNOCEAN

나는 쉴 틈 없이 다가오는 캠페인 론칭 일자에 맞춰 달려가는 나날을 산다. 수치를 보고 미디어 전략을 구성하고 운영하며,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예민한 숫자를 다루는 일이 업이다. 정확해야 하고,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일들이다. 본캐로서 일하다 보면 정신없이 업무에 쫓겨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어지러운 하루 속에서 일상을 찾아주는 지점이 있다. 바로 초록 식물들을 돌보는 일이다. ‘식멍’을 하면 안심이 된다. 저마다의 시간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 식물들을 들여다보면서 안정을 찾 고, 마음에 숨을 불어넣기도 한다. 초록 식물이 일상의 균형이 되어 준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국적으로 생긴 큼직한 아가베를 집으로 데려오면서부터 식물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처음에는 TV 옆 심심한 공간을 채울 인테리어 욕심이었는데, 이제는 아직 화분에 심기지 않은 꽃시장의 식물을 보면 데리고 와서 키워보고 싶은 도전 의식이 생긴다.

 

그렇게 하나씩 데려온 식물이 이제 30여 개가 넘는다. 작을 때 데려와 분갈이를 하고 또 하고, 더 이상 분을 갈 수 없을 만큼 크게 자란 식물들도 생겼다. 식물을 위해 집을 환기하고, 물을 주고, 아플 때 걱정하고, 너무 커버리면 새로운 화분에 옮기고자 애쓰면서 식물을 돌보는 건강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어쩌면 식물을 살피는 일이 곧 나를 살피는 일 같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말이다. 초록 식물이 주는 즐거움을 아는 식물 집사로서 내가 만들고 싶은 부캐는 나만의 한 평 정원을 가꾸는 ‘집구석 가드너’다. 부캐 욕심을 내본다면 식물을 더 잘 돌보기 위한 공부를 해보고 싶고, 식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는 정원 있는 집에 살아보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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