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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시안의 방구석 놀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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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

이노시안의 방구석 놀이템

 

‘집’은 온전히 쉬는 곳이라는 기존 의미에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집에서 알찬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빗댄 ‘집콕족 ’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방콕 ’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가구 및 인테리어,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이처럼 집에서의 활동은 나만의 바운더리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행위이자, 새로운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취미 활동이다. 이노시안이 집 안에서 찾아낸 즐거움을 들여다봤다.

 


 

 

 

이노시안의 방구석 놀이템 이미지

 

능동적으로 피아노 치기

박대훈, 컨텐츠웍스팀ㅣINNOCEAN

교육열 높은 모친께서 아들의 감수성까지 배려해 주신 덕분에, 감사 하게도 유치원 입학하던 해 피아노를 접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이르러 또래의 사내아이가 그러하듯 자연스럽게 음악과는 거리를 두며 학업과 구직으로 시간을 보냈다. 취업 후 업무가 손에 익고 자생 경제력을 갖출 즈음, 우연히 듣게 된 가을의 전설 OST, 제임스 호너 James Horner의 곡 ‘The Ludlows’에 별 저항도 못 하고 피아노 레슨을 결제했다.

이제는 성인 피아노 경력이 유년 시절의 연력을 넘었고 피아노 연주가 퇴근 후 저녁을 먹듯 자연스러운 방과후 활동이 된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음악을 수동적으로 듣는 인생과 능동적으로 발산하는 인생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피아노가 아니라도 좋다. 음악은 당신의 인생을 충만하게 할 것이다. 국경도 뛰어넘는 음악이 개인의 취향쯤이야 가볍게 극복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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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세상에서 배우는 것 

이지숙, 홍보팀 팀장ㅣINNOCEAN

아직도 젓가락질을 잘하지 못하고, 연필을 바르게 못 잡는 엄마에게 황금손 딸이 태어났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딸과 코로나19로 모든 미팅이 취소된 엄마는 집에서 빵집을 열고 정육점을 연다. 손톱 만한 재료로 베이킹 틀을 만들고, 그 틀에 전용 점토를 넣고, 질감을 살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섞은 후, 오븐에 구워 완성되는 시간까지 딸아이의 섬세한 손놀림과 집중력을 보고 있노라면 놀라움과 기특함이 교차한다. 딸아이의 보조를 자처하며 똥손으로 함께 해 본 이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은 창의력도, 집중력도 아닌 바로 ‘포기하지 않음’이다. 그 작은 마카롱 하나를 만들기 위해 실제 못지않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고 조색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생각지도 못한 실패는 계속된다. 너무 작아서, 너무 커서, 너무 힘을 줘서 등등. 그런데도 다시 콩알만한 쿠키에 이쑤시개만한 붓으로 초콜릿을 그려 넣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에 엄마는 오늘도 한 수 배운다.

*미니어처 베이킹 입문 Tip

1. 재료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 미사사(미니어처를 사랑하는 사람들)와 온라인 매장(쪼만한 마을)을 두루 이용한다. 생각 없이 장바구니에 막 집어넣다 보면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하는 현타가 올 수도.

2. 입문하기 좋은 유튜브 채널은 83만 구독자 ‘달려라치킨’님과 71만 구독자 ‘희꽁’님. 달치님은 다양한 음식 미니어처를 만들며 디테일이 좋고, 희꽁님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베이커리 숍, 아이스크림 숍 등 다양한 방 만들기를 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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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의 다채로운 매력

유승택, 넥스트캠페인1팀ㅣINNOCEAN

6년 전쯤, 딸이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오더니, 강아지를 기르고 싶다고 며칠을 졸랐다. 생명을 기른다는 건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실은 강아지를 들이지 않기 위해) 시작한 한 뼘 크기의 간이 어항과 구피 두 마리가, 현재 60cm 어항과 구피를 포함한 9종(믹스구피, 루돌프구피, 풍선몰리 블랙, 네온테트라, 카디날 테트라, 가오리 비파, 코리도라스 브론즈, 블랙안시, 체리슈림프)의 열대어 50여 마리가 되었다. 이제 나는 임신한 물고기의 심리 상태 및 출산 예정일도 꽤 정확히 맞추는 나름 6년 차 물생활 준 전문가이자, 물멍족(물속 관상어를 멍하니 보며 힐링을 느끼는 사람 들)이다. 물생활은 집안에 물이 있으면 일이 잘 풀린다는 샤머니즘 외에도 가습이나 인테리어 효과 등의 직관적인 장점은 물론, ‘물멍족’이 라는 명칭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힐링과 수족관에서 직접 골라 (비록 일방적이긴 하지만) 이름을 지어준 물고기들과 소통을 통해 얻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쉽지는 않다. 개인마다 주기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 1회의 사료 주기, 주 1회의 부분 환수, 분기의 전체 환수, 반기의 전체 어항 청소 등 나름 신경 쓸 일이 많은 취미 생활이다. 나는 주로 매주 일요일 저녁에 환수를 하는데, 만사가 귀찮을 때나 모든 직장인의 난제 ‘다음 날 출근’이라는 삶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날은 가끔 이 취미에 대해 회의가 느껴질 때도 있다. 이 런 소비자 인사이트를 날카롭게 분석한 물생활 관련 마케터들은 자동 환수기, 자동 급식기 등의 아이디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해당 상품 들은 내 쇼핑 장바구니에도 곱게 담겨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환수하고 사료 주는 건, 직접 내 손으로 해야지’ 하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오늘도 환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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