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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Influencer’의 영향력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마케팅이 늘고 있다. 기업과 브랜드가 연예인뿐 아니라 대중 속 인플루언서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 과거 유명 연예인만 누리던 대중 선동의 힘을 일반인도 갖게 된 현상과 의미에 대해 이노션의 배주영 팀장에게 물었다.
INTERVIEWEE
배주영 Pae, Zu-Young
넥스트캠페인3팀 팀장
Q. 줄곧 디지털 광고 · 마케팅 분야를 담당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2002년부터 디지털 분야의 광고 · 마케팅을 진행해 왔습니다. 싸이월드 도토리 시절부터죠. (웃음) 시대가 변하며 디지털 광고 · 마케팅의 형태도 변화해 왔는데, 요즘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테크와 연계된 광고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제 디지털 분야가 아니라고 할 게 따로 없을 정도라고 생각이 들어요.
Q. 그 과정에서 광고 · 마케팅 환경의 변화가 있었나요?
전체적인 미디어 환경이 변화했어요. 과거 온라인 미디어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었다면, 지금은 디지털 미디어 광고도 광고지면이나 형태에 따라 오프라인 미디어보다 더 비싼 경우가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인식도 변화해 가는 것이죠. 이제는 캠페인의 목적이나 대상에 따라 ATL(TV, 신문, 라디오, 잡지) 광고가 아닌, 디지털 광고만 원하는 클라이언트들도 있고요.
Q. 이번 ‘Life is ORANGE’의 키워드는 ‘인플루언서’입니다. 국장님이 생각하시는 인플루언서는 무엇인가요?
흔히 연예인을 제외한 일반인들 중에서 스페셜티가 있는, 영향력이 있는 이들을 활용한 것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런데 그 의미를 조금 넓혀 본다면 대상은 다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은 물론, 개인 모두가 해당이 될 수 있는 거죠. 예컨대 아이한테는 엄마나 아빠가 가장 강력한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타깃이 누구이냐에 따라 인플루언서의 의미가 변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Q. 온라인이 생기기 시작한 초기와 비교해 지금의 인플루언서가 갖는 차이점이 있을까요?
플랫폼만 바뀌었을 뿐,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지는 않아요. 지금의 온라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지만 과거 PC 통신 시절에도 채팅방 운영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방문자가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만큼 서로 신뢰를 쌓게 되고요. 그런 사람들이 기업에 제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얻기도 했죠. 이처럼 채널이 바뀌며 그런 영향력을 갖는 대상이 변화해 왔을 뿐 패턴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글을 잘써야 했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환경에서는 사진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차이점으로 들 수 있겠네요.
Q. 이전과 비교해 영향력을 갖는 사람들의 성향 변화가 있을까요?
좀 더 전문성 또는 상업성을 띤다고 생각해요. 이전 블로거들의 경우, 순수 취미 생활을 해 온 일반인인 경우들이 많아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협의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친분을 이어가며 좋은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 있었죠. 오늘날의 일부 유명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처럼 소속사가 생겨 소속사의 관리를 받고 있을 정도로 변화했어요. 한 주의 일정도 사전에 정해지고 하나의 아이템을 소속된 인플루언서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기도 하는 등 시스템화되고 정교해졌죠. 업무 진행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그들과 직접 대면하기 보다 에이전시 담당자들과 이야기하게 돼 있어요. 비용 기준도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는 편이고요.
Q. 인플루언서가 일종의 직업이 돼 가고 있는 셈이네요.
실제로 지금은 인플루언서로서의 대외활동이 본 직업이 된 경우가 많아요.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그것을 통해 팔로워를 모은 뒤, 홍보 활동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렇다 보니 어떤 제품이 좋아서라기보다 직업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늘고 있죠. 이번 주는 이 브랜드를, 다음 주는 다른 브랜드를 홍보하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으니까요.
Q. 그런 경우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콘텐츠에 대한 이점이 분명히 있는지, 단지, 미디어로서의 영향력만을 생각해서 팔로워나 구독자수가 많은 인스타그래머, 유튜버 같은 대상을 활용한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해 광고 에이전시나 클라이언트 모두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팔로워 수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맞는 성향이나 취향을 대신할 대상을 이해하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광고주의 성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죠.
Q. 마케팅을 진행하실 때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여러 기준이 있어요. 그들이 과거에 올린 히스토리를 가장 먼저 확인하죠. 지나치게 상업적인 성격을 띨 경우, 배제시킬 수도 있고요. 브랜드에 따라 팔로워 수보다는 자신의 색이 확실한 경우를 더 선호하는 경우도 있어요. 개인의 입고, 먹고, 즐기는 부분에 대해 검증해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이미지가 대중에게 알려진 연예인에 비해 더 까다로운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의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기준은 단순히 많은 방문자 수가 아니라, 좀 더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죠.
Q. 일반적인 광고 모델을 찾는 기준과의 차이점이라 하면요?
SNS는 서로 댓글을 달고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플루언서들 간의 관계도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에요. 어떤 사람들과 친한지 어떤 그룹으로 묶이는지 보는 것이죠. 그룹을 잘 활용하면 대세 감이라든가 이슈 감을 선점하기 유리할 테니까요.
“ (클라이언트는) 단순히 제품 홍보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인플루언서가 클라이언트의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실제로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
Q. 셀러브리티와 일반인 인플루언서를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이 있을까요?
그 경계가 매우 모호합니다. 요즘 유명한 인플루언서는 이미 어떤 영역에서는 셀러브리티 대우를 받고 있어요. 오늘날은 내가 모르는 불특정한 사람에 의해 팔로우 되는 순간, 언젠가는 셀러브리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Q. 소비자들에게 PPL로 비쳐질 때 오는 단점은 없을까요?
어찌 됐든 선망하는 사람에 의해 다수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티 나는 광고라 하더라도 그들이 SNS에 올리면 브랜드는 바로 완판되는 경험을 하게 되죠.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일상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어요. 그들이 TV 광고처럼 제품을 홍보하지는 않겠지만, 조금 노골적으로 어필하더라도 그것이 팔로워들에게는 크게 부정적으로 비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경험을 공유하는 측면이라고 할까요.
Q. 보통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나요?
누군가를 팔로우한다는 것은 그의 사생활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고 동경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인플루언서를 찾을 때 그의 히스토리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요. 그래서 사진과 함께 올라가는 멘트와 해시태그 내용까지도 함께 협의하고 있어요. 플랫폼별로 다르긴 하지만, 유튜브의 경우 영상 기획안을 제공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은 좀 더 자율성을 주는 등 플랫폼 특성에 맞게 대응해 가는 편입니다. 인플루언서가 일종의 ‘인간 채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죠. 광고주들은 TV, 라디오, 신문처럼 관리해야 하는 채널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봐야 합니다.
Q. 인플루언서도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까요?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는 바뀌더라도 인플루언서라는 대상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피니언 리더가 과거부터 있었듯이,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그에 맞는 대상이 존재할 것 같아요. 저희 같은 사람들은 그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또 고민하게 되겠죠.
Q. 인플루언서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채널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튜브의 경우, 특정 주제가 있는 편이에요. 어떤 이는 매일 특정시간의 일상을 올리기도 하고, 연세가 많은 할머니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도 하죠.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그것을 위한 콘텐츠를 쌓아 나가면 광고주나 대행사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에는 콘텐츠도 중요한 동시에 인스타그램 안에서의 인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고요.
Q. 인플루언서를 대하는 클라이언트의 올바른 태도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단순히 인플루언서를 제품 홍보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실제로 가질 수 있도록 인플루언서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고려해야 합니다. 광고 상품에 비용을 지급하고 광고를 튼 것이 아니니까요. 인플루언서는 자신들의 팔로워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채널이라고 인정해야 해요. 일상과 생활을 공유하는 이들인 만큼, 그들이 내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다면 그 효과는 훨씬 클 테니까요.
Q. 디지털 마케팅의 범위가 다양해진 시점에서 인플루언서 활용이 미치는 정도는 어디까지일까요?
사실 디지털 마케팅이 워낙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예산이나 일의 측면에서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부분이 미약한 것이 사실이에요. 코스매틱 같이 입소문이 중요한 광고주에게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일수는 있어요. 마케팅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인플루언서’ 역시 활용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