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SIGHT

Interview

일상의 색

COLOR

Experience

일상의 색

 

<Life is Orange>의 익스피리언스 칼럼에서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구성원들이 이번 봄호 이슈 ‘색 color’과 연결 지은 경험, 콘텐츠, 장소 등을 소개한다. 그들이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영감을 얻은 색과 관련된 대상에 대하여.


 

색으로 탄생하는 오감, 영화 <리틀 포레스트>

전혜린│Art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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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Forest ─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두 편으로 나누어진 이 영화는 한 여성이 사계절 동안 인적 없는 시골에서 자신의 힘으로 일구고 수확하고 채집해서 먹고 소비하는 일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는 (우리가 농담처럼 말하는) 비비드하면서 파스텔 톤이고, 약하지 않으면서 세지도 않은 색들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담아낸다. 영화의 내용처럼 영화 초반의 색채는 심심하고 무덤덤하다. 마치 채도를 낮추는 필터를 끼운 것처럼 뿌옇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색감은 단번에 바뀐다. ‘여름과 가을’ 편에서 새빨간 토마토로 토마토 홀 통조림을 만들 때 병에 반사되는 햇빛과 손안에 가득 담은 산수유의 쨍한 빨간색처럼 모든 색은 선명해진다. ‘코모리’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빵, 잼, 파스타, 감주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모쪼록 눈에는 강 같은 평화를, 위장에는 전쟁 같은 고통을 느끼길 바란다.


 

Book & Companion Animal

강혜민│Contents Creativ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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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발견, 책 <언어의 온도> ─ <언어의 온도>는 감성 에세이와 여행 산문집을 좋아하는 나에게 굉장히 반가운 발견이었다. 서점에서 눈에 띄는 보라색의 책을 보자마자 그것은 내 감성을 단박에 자극했다. 이기주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발견을 통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삽화 없는 보라색 표지와 연보라색 글귀는 책의 내용과 오묘하게 어울려 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색색으로 쌓는 반려동물과의 추억, 땡큐 스튜디오 ─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은 꼭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장소로 추천한다. 땡큐 스튜디오는 반려동물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반려동물의 사진촬영을 해주는 스튜디오다. 다양한 원색과 파스텔 색조의 배경을 반려동물의 털의 색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해 사진을 찍고 특별한 휴대전화 케이스를 만들어준다.


 

Hundertwasser

이가영│익스피리언스크리에이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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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색깔의 시위자, 훈데르트바서 ─ 간결한 건축물의 대명사인 르코르뷔지에의 전시가 성황리에 열렸던 가운데, 무미건조한 건축물이 젊은이들의 창의성과 영혼을 파괴하고 영혼을 병들게 하는 주범이라 신랄하게 비판한 훈데르트바서의 전시도 같은 기간에 열렸다. 서울이 이렇게 다채로운 시각이 공존하는 도시가 되었다니.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는 오스트리아의 아티스트이자 생태운동가로, 자신을 ‘건축치료사’로 명명하고, 주거환경과 산업시설을 보다 자연과 공존하는 유기적인 형태로 되돌리는 데 힘썼다. 전시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작품은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장난스러운 모양으로 여기저기 난 창문, 삐뚤빼뚤한 층간 라인, 화려한 채색, 여기저기 침투한 나무들까지. 눈을 의심케 하는 동화 같은 건물이 현재 빈에서 실제로 가동되는 소각장의 모습이란다. 그는 산업시설의 기능적 측면에서 벗어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이곳의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곳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영혼’에 이 건물이 끼칠 영향을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 만드는 사람의 영혼마저도 고려했는데, 건물을 지을 때 그는 기술자들의 손에서 각도계를 빼앗고 자신만의 예술 작품을 만들라 주문했다. 타일 작업을 담당하는 한 기술자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순수한 창조성을 발휘하다 보니 그의 오랜 직업병인 궤양이 나았다는 일화도 있다. 결과물에 대한 훈데르트바서의 반응에서 나는 한 번 더 까무러쳤는데, “내 상상보다 결과물이 훨씬 더 이상해서 만족스럽다.” 아! 나는 이제껏 ‘이상하다’는 이유로 칭찬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아니, 그 이전에 누군가의 생각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마음껏 좋아해 본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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