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Better Work Life
일에서 중요한 것들
임다운 캠페인 플래너, 김아영 캠페인 플래너 ㅣINNOCEAN
# 1.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Q. 두 분에게 일은 얼마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요?
임다운일과 삶의 비중을 업무시간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상의 꽤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고 있고, 퇴근하고 나서도 일의 화두가 머릿속에서 맴맴 도는 경우가 많거든요. 넷플릭스 보면서도, 식당의 재미있는 메뉴를 보면서도 ‘내일 회사 가서 얘기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굳이 따지자면 반은 넘는 것 같네요(웃음).
김아영저는 일과 자아가 굉장히 일치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일이 잘되면 삶이 행복하고, 잘 안되면 불행한 삶을 살았죠. 그러다 보니 일터에서의 상황이 삶에서 너무도 큰 변수인 거예요. 점점 균형 있는 삶이 중요해지는 만큼 이를 잘 조율해 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임다운제가 만난 이노시안분들은 어쩜 그렇게 열심히 놀고, 배우고, 일하시는지. 다들 자신만의 균형점을 잘 찾으시는 것 같아요.
Q. 맞아요. 오히려 요즘에는 일과 삶을 분리하기보다 둘의 선순환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나 자기계발 등에 시간을 투자하기도 하죠.
임다운사람들이 성취감이나 자긍심을 일터에서만 찾지 않고, 일의 테두리 바깥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나 소모임 등을 통해 작은 성취를 경험하고 있어요. 언제 어디서든 유연하게 모일 수 있는 툴이 많아졌고, 인스타그램이나 뉴스레터같이 거창하지 않아도 결과물을 드러낼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고요. 그리고 이렇게 회사 밖에서 얻게 되는 작은 성공들이 결국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효능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해요. 회사 일이 언제나 내 마음 같지 않잖아요. 뭘 해도 안 풀리는 때가 있고, 번아웃도 한 번쯤 겪고요. 회사 일 밖의 ‘딴짓’을 하다 보면 ‘나는 일단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었지’, ‘이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 하면서 스스로를 인정해 주고 다시 힘을 내는 거죠.
김아영또한 현재 하는 일 외에 캐시플로우(Cash Flow)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에어비앤비 호스트처럼 자기 공간을 빌려주면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생겼잖아요. ‘크몽’ 같은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살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개인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등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전문성에 가치를 매겨 공유 하기도 하죠. 물론 수익과 상관없이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쏟기도 하고요.
Q. 그렇다면 두 분도 따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활동이 있으신가요?
임다운일 외에 수익을 위해서 하는 활동은 없지만, 저는 친구들이랑 함께 스탠드업 코미디 모임을 하고 있어요. 다들 특출나게 웃기다거나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대성하겠다는 욕심이 있어서 모인 것은 아니고요. 누군가에게 얘기하기 어려운 약점과 결핍을 웃긴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코미디언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모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주말 아침마다 모여서 준비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엄청난 위안이 됐고, 멤버들과 매일 퇴근길에 만나서 공연을 준비하며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죠. AE로 일하면서 기획서의 흐름을 만들고, 발표하고 설득할 일이 많은데 스탠드업 무대에 오르기 위해 장황한 이야기를 한 두 마디의 펀치라인으로 다듬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말하고 보니 둘 다 너무 어려운 일이네요(웃음).
김아영저는 사내 동아리인 ‘이노라이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활동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자동차를 너무 사랑하는 동료들을 따라 가입하게 되었어요. 제가 자동차 광고를 만드는 사람인데 자동차를 너무 모르는 거예요. 일을 잘해보려고 시작한 게 이제는 삶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 되었죠. 남들이 보기에는 쓸데없이 시간을 쓰면서 세차하고 있고, 성수동에 있는 모터스에서 탕진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제게는 삶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활동이에요. 일할 때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면 그게 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삶에 활력을 주는 것 같아요. 또 자동차 브랜드들의 소구 포인트가 무엇인지에 관해 많이 고민하는데, 운전을 하고 좋은 차들을 타보고 자동차 전시장에 다니면서 소비자, 마케터, 광고인의 시선을 모두 경험할 수 있게 되었죠.
Q. 관심 분야의 활동을 하며 일을 잘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에는 일을 둘러싼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도 많아졌어요. 두 분도 이를 소비하거나 찾아보기도 하나요?
임다운퍼블리, 아웃스탠딩 같은 콘텐츠 서비스와 뉴스레터 모두 다양하게 구독하고 있는데, 퍼블리 같은 경우에는 ‘당신 곁의 랜선 사수’가 슬로건이에요. 산업 트렌드를 알려주기도 하고, ‘생각 정리하는 방법’, ‘메일 잘 쓰는 법’처럼 회사에서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노하우들도 콘텐츠로 올라오더라고요. 신입사원이었을 때 이런 걸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얻는 인사이트도 커서, 관심 있는 분야의 독서 모임이나 스터디 모임이 열리면 참여해보는 편이고요.
김아영1년 전만 해도 트렌드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에 열심히 구독했어요. 퍼블리 뿐만 아니라 폴인, 롱블랙, Z세대에 특화된 뉴스레터나 Z세대 신조어, 트렌드를 다 찾아보곤 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좀 지친 상태예요. 오히려 소설을 읽거나 옛날 사극 같은 걸 보면서 생각을 달리해보고 답을 찾기도 해요. 꼭 컨템포러리한 것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영감을 찾는 게 제게는 더 환기가 되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맞는 것들을 취사선택해서 꼭 필요한 것들만 구독 하고, 다른 방식으로 영감을 채우는 게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 2.
Q.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건 어때요?
김아영광고만큼 현장과 사무실에서 서로 다른 바이브를 적절하게 느낄 수 있는 직업은 없는 것 같아요. 매일 촬영장에서만 일하거나 사무실에만 계속 있는다면 답답할 수 있는데, 광고는 이 둘의 균형을 지니고 있죠. 매력적인 일이에요.
임다운일하다 보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분이에요. 시장 상황은 어떤지, 소비자 조사 결과는 어떤지 따지면서 전략을 고민하다가도 어떤 이미지와 사운드가 필요할지 크리에이터의 마음에도 들어가 보기도 해요. 기획, 제작, 촬영 현장 스태프 모두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손과 뇌를 빌리며 완성해내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쉽지 않지만 재밌어요.
김아영어른이 되고 나서는 상 탈 일이 잘 없잖아요. 그런데 영화와 마찬가지로 광고계에도 우리들만의 축제나 어워즈가 있어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광고인의 삶은 정말 역동적이군요. 그렇다면 광고 일을 위해서 갖춰야 할 감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아영광고는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보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새로 알게 된 사람이 알고 보니 친구의 친구라든가, 나와 같은 생각을 글로 풀어낸 사람들을 볼 때면 자연히 세상 좁다거나 다들 비슷한 생각 하는구나 싶은데 사실 그럴리가 없잖아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도 얘기해보고, 안 듣던 노래도 들어보고, 관심 없던 분야의 책을 읽기도 하면서 무뎌 지지 않으려 노력해요.
Q. 다양한 감각을 두루 갖춰야 하네요.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김아영저는 ‘밥’이 가장 중요해요. 일할 때 밥 먹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깨달았죠. 주니어 때는 끼니 거르고 밤새며 일하는 게 멋진 삶이라고 착각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밥을 안 먹고 일하는 게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식사의 의미를 넘어 자기 밥을 잘 챙겨 먹고, 또 다른 사람의 점심시간까지 생각하면서 미팅 시간이나 일을 제안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열심히 일하고 난 후 잠깐의 휴식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임다운밥은 저에게도 정말 중요해요. 생각해 보니 일에 관한 중요한 것들이 다 밥에 들어있었네요. 우리 잘 먹고 살아요(웃음). 그리고 체력도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동료들에게도 항상 운동하시라고 닦달하는데요. 체력이 부족했을 때는 집에서 잠만 자고 다시 눈뜨면 회사로 향하는 생활의 반복이었어요. 주말에도 아무 기운이 없으니 워라밸이고 뭐고 일주일이 모두 일로만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죠. 그런데 운동을 하고 체력을 기르고 나니까 퇴근해서 영화 볼 힘도 생기고, 숟가락 뜰 힘도 생기더라고요.
# 3.
Q.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요?
김아영본업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 일하기 좋은 회사 같아요. 이노션이 그런 환경을 갖추었는지 보면 비교적 그런 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일할 때 필요한 디바이스나 시스템이 많이 구축되어 있고, 휴게 공간도 잘 조성되어 있죠. 비대면 상황에서 일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시대에 맞춰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요.
Q. 이노션에는 구성원들을 위한 특별한 사내 문화가 있다고 들었어요.
임다운사내 동아리 지원이 되게 잘되어 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김아영 시니어 매니저는 자동차를 관리하는 ‘이노라이드’에, 저는 ‘타라이노마’라는 자전거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김아영임다운 매니저님은 총무까지 맡고 계시죠(웃음).
임다운제가 사내 동아리에 들어갔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다들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회사 사람들이랑 어떻게 주말에도 만나냐고 했죠. 이직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1층 로비에서 함께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사람 중에 누가 우리 회사 구성원인지도 몰랐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노션 곳곳에 재미있고 매력적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회사 생활에 활력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요. 사내 동아리는 이노션처럼 유기적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사람들 사이의 긍정적인 바이브를 만들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해요.
김아영동아리 외에도 이노션은 광고를 잘 만들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열심히 일한 후의 휴식인데 사내에 휴게 공간이 많은 편이에요. 또, 지하 식당의 음식 퀄리티가 높아서 직원들이 편하고 만족스러운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임다운그리고 사내에 상담 프로그램이 있어요.
김아영아 맞아요(웃음). 저도 꼭 해보고 싶어요.
임다운저는 해마다 꼬박꼬박 가고 있어요.
김아영일 년에 몇 회가 있죠?
임다운연 8회가 제공돼요. 요즘 사람들에게 불안, 공황, 우울 등이 거의 만성질환에 가깝잖아요. 광고 일은 시간에 쫓길 때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은 것이 사실이고요. 저는 꼭 마음이 힘들 때가 아니라도, 내가 어떤 기질을 가진 사람인지 지금 마음 상태가 어떤지 체크하기 위해서 들르기도 해요. 체력단련을 위해서 PT를 받듯이, 마음도 꾸준히 단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안 가보신 이노시안이 계신다면 꼭 받아보시기를 추천해요.
Q. 기업과 구성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해 보여요.
김아영그렇죠. 기업과 구성원 모두 우리 일의 본질을 가장 잘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노션을 예로 들자면, 광고 회사는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광고를 통해 해결하죠. 이를 잘 해결하면 할수록 회사가 잘되고, 또 회사가 잘되면 구성원이 행복해지잖아요. 그러니 기업들은 기업의 본질을 매년 잘 정의하여 공유해주고 구성원들은 그 방향에 맞춰 열심히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