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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자극을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

Dopamine Detox

Dialogue

자극을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

자극을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 이미지

캠페인플래너 이수빈 | 미디어플래너 강찬우 | AD-Tech 팀 정윤지
 

새롭게 이노션에 합류한 동기 세 사람을 만났다.
신입 사원에게 이노션은 도파민 넘치는 직장이지만,
이노시안에게도 새로운 팀원들은 자극이 되기도 한다.


Keyword. 01 도파민 시장

Q. 올해 들어 ‘도파민 중독’이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되었어요. 행동에 대한 보상을 즉각적으로 받게 되면서 더욱 빠져드는 현상인데요. 각 업무가 다르다 보니, 도파민에 대한 생각도 모두 다를 것 같아요.

정윤지 디지털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DX본부에서 일하면서 도파민 중독을 피부로 더 많이 느끼고 있어요. 특히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릴스나 쇼츠 같은 숏폼 콘텐츠를 대하는 인식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기획 단계에서도 숏폼 콘텐츠를 고려하고, 광고 상품으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어서 디지털 산업에서는 도파민이 기회로 느껴져요.

강찬우 저도 기회라고 봐요. 미디어플래너로서 매체적 관점에서 보면 도파민이 터지는 킬러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광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거니까요.

이수빈 ‘도파민 중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잠들기 전 콘텐츠를 보며 무한스크롤하는 모습 이 생각나는데요, 다양한 콘텐츠 사이에서 광고가 어떻게 보이고 또 다른 자극이 되어야 할지 고민이 되죠. 어떻게 해야 제가 참여한 광고 캠페인이 살아남을지 많이 고민이 돼서, 새로운 도파민을 찾아다니는 게 숙제로 느껴지기도 해요.

Q. 도파민이 숙제처럼 느껴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저도 뭔가 계속 정보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있거든요. 과잉 자극의 시장에서 콘텐츠가 기억에 남으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강찬우아이디어가 좋아야 해요. 예산이 적더라도 아이디어가 튀어 오르면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잖아요. 특히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하면 더 시선이 가게 돼요. 예를 들어, 공공 기관 유튜브는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충주맨’은 예산은 적지만 아이디어로 승부를 봤잖아요. 이런 게 도파민이 터지면서 오래 남더라고요.

이수빈 기억에 오래 남기려면 사운드를 활용하는 게 중요해요. 요즘 유행하는 ‘꽁냥이’ 챌린지도 사운드가 중요하잖아요. 광고도 사운드나 성우 보이스 녹음할 때 많은 공을 들이는데요, ‘브랜드 사운드도 잘 활용하면 순간이지만 기억에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Q. 도파민 이야기를 듣다 보니, 스마트폰 이야기가 항상 같이 붙어서 나와요. 도파민이 곧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수빈 제일 많이 쓰는 전자 기기라서요. 접근성도 좋잖아요. 물론 다른 미디어도 많지만 저희 세대에서는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아요.

강찬우 아무래도 도파민 중독이 짧은 시간에 터지는 걸 뜻하다 보니, 스마트폰에서 보는 콘텐츠를 도파민과 연관 짓게 돼요. 영화는 시간 내서 보러 가야 하고, 긴 시간 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도파민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자극을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 이미지

Keyword. 02 도파민 활용법

Q. 도파민을 잘 활용했다고 느낀 브랜드 캠페인이나 광고가 있을까요?

이수빈 개인적으로 스릴러가 도파민을 자극하는 장르라고 보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손석구 배우와 함께 만든 <밤낚시>라는 13분짜리 스낵 무비가 있어요. 아이오닉 5 차량에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그 앵글이 긴장감을 더 높이더라고요. 스릴러 영화가 줄 수 있는 도파민을 전기차, 충전소, 카메라 등의 요소와 잘 결합한 것 같아요.

정윤지 최근에는 오프라인 팝업을 활용한 브랜드 캠페인도 많더라고요. 한 주류 브랜드에서 실내에 물길을 만들고, 직접 보트에 타서 노를 저어 이동하게 한 사례가 인상적이었어요.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채워줄 때 도파민이 터져 나온다고 생각해서, 도파민을 잘 활용했다고 느꼈어요.

강찬우 평소에 딱딱해서 전혀 도파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브랜드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도파민이 터지더라고요. 학술 자료와 논문을 제공하는 사이트인 '디비피아’ 소셜 미디어 숏폼 콘텐츠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논문이라는 딱딱한 소재에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로 도파민을 활용한 것 같아요.

Q. 저도 알고리즘으로 디비피아 콘텐츠를 봤는데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했는지도 모르는 콘텐츠도 많아서요. 최근에는 어떤 콘텐츠를 주로 보고 계시는지 궁금해졌어요.

이수빈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보는 건 아이디어 보부상(@idea82people) 인스타그램 계정이요. ‘말도 안 돼. 무슨 소리지’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라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도 들어요. 재밌어서 계속 보게 돼요. 도파민이 팡팡.

정윤지 영상 콘텐츠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특히 일반인이 나오는 연애 프로그램이나 <여고 추리반3>같은 추리물을 보면 도파민이 많이 터지더라고요. 그러다 과몰입을 하게 되죠. 그래서 그만 보자고 다짐했다가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니까 다시 빠져들고요.

강찬우프로야구를 봐요. 요즘에는 ‘직관’을 가려고 해도 야구장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중계도 많이 보는 편인데 스포츠 콘텐츠가 도파민을 가장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이수빈 구단에서도 선수들에게 유행하는 콘텐츠를 시키는데, 팬들에게는 큰 자극이잖아요.

Q. 트렌디한 콘텐츠를 만드는 건 크리에이터들도 있잖아요. 크리에이터와 광고의 관계도 더욱 가까워졌고요.

이수빈 점차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어요. 광고 산업에서는 몇 개월간 콘텐츠를 만드는데, 크리에이터는 생산 측면에서 빠르고 쉽게 만들잖아요. 더 효과적으로 보여요.

정윤지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유행을 선도하고 사랑을 받으면서 광고 산업에 건강한 자극제가 되고 있어요.

Q. 콘련츠 관련된 스크린 타임 공개해 줄 수 있나요? 요즘은 인스타그램 돋보기로 취향을 확인하고, 알고리즘은 프라이버시라고도 해서 조심스럽지만요.

이수빈 인스타그램을 제일 많이 보는 편인데요. 재미있는 릴스나 콘텐츠를 보면 공유하고, 그걸로 대화하다 보면 시간이 훅 가더라고요. 그 과정도 즐겁고요.

정윤지 저는 두 시간 정도 봐요. 특히 못 본 영상을 서로 공유해 줄 때 도파민이 나오더라고 요.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도파민이기도 해요.

강찬우 경쟁이 붙기도 하거든요. 내가 못 본 걸 먼저 보다니, 분하다. 이것도 앞서 나가고 싶은 경쟁 심리에서 오는 도파민인 것 같아요.

Q. 미국에서는 서로 릴스만 공유하는 단계의 관계를 부르는 신조어, 릴레이션십(Reelation-ship)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잖아요. 이렇듯 서로 릴스를 공유하고, 같이 대화를 하는 것도 도파민올 활용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직접 촬영도 하세요?

이수빈 친구들이랑 촬영은 하는데 올리지는 않아요. SNS를 꼭 남들에게 보여주는 용도로 쓴다기보다는 친구들이랑 추억을 남기는 공간으로 더 많이 활용하거든요.

정윤지 맞아요. 남한테 보여주려고 영상을 찍기보다는 찍는 과정이 즐거워서 촬영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강찬우 요즘은 포토 부스에서도 포즈 취하는 과정을 촬영할 수 있잖아요. 과정도 중요한 것 같아요.

에디터 도파민을 활용하는 방법이 참 다양하네요. 콘텐츠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촬영하고 공유하고 그 내용으로 대화하면서 계속 도파민이 나오는 것 같네요. 오늘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저도 도파민이 나오는 것 같거든요. 


Keyword. 03 저자극 시장

Q. 도파민 중독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까 반대로 디톡스 키워드도 떠오르고 있어요. 디톡스를 찾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일까요?

이수빈 저는 스크린 타임 리포트를 보고 나면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본다’, ‘이 삶의 굴레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렇게요. 다른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요?

강찬우 도파민이 트렌드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남들과 다른 걸 찾다 보니까 디톡스가 떠오르고, 트렌디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정윤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잖아요. 일상 속에서 너무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까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싶어서 디톡스를 찾는다고 생각해요.

Q. 같은 맥락에서 휴식에 대한 관심도 같이 늘어나고 있어요. 광고에서 휴식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이수빈 콘텐츠가 도파민 중심인 시장에서 광고도 자극을 더하는 방향이라면 고객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잖아요. 오히려 광고로 주어진 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만들면 스킵하지 않고 더 보지 않을까요? 휴식과 관련된 제품이면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정윤지질문을 듣고 나서 2022년 온에어한 시몬스 광고 중에 오들리 새티스파잉 비디오 (Oddly Satisfying Video) 캠페인이 생각났어요. 영상 광고인데 아무 소리도 없이 정적인 이미지가 나오니까 오히려 더 집중이 되더라고요. 광고를 보면 시청각적으로 복잡하고 어지러울 수 있는데, 정적인 영상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 같아요.

강찬우 한정된 여가 시간이 도파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 시간에 더 맛있는 걸 먹고 더 재미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도파민을 좇게 되고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히려 더 힘을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진정한 휴식의 가치가 무엇인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가 나오면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요.

Q. 휴식이나 디톡스를 주제로 한 캠페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광고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강찬우 해외 맥주 브랜드의 캠페인이요. 인터넷도 안 되는 휴대전화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며 더 대화를 하라는 메시지가 좋았어요.

정윤지2021년에 열렸던 디즈니플러스 팝업 스토어가 생각나요. 침대를 마련해 두고 누워서 디즈니의 단편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강남의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열렸는데요. 바쁜 사람들 사이에서 쉬어가는 게 인상 깊었어요. 디톡스를 해서 비워내면 다시 도파민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수빈 SKT에서 진행했던 ‘송글송글 찜질방’ 팝업 스토어에 갔었는데요.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휴대폰 없이 도파민 중독 테스트를 하고, 쉴 수 있었어요. 도파민을 빼주는 찜질방이었거든요. 책 읽기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 안 보고 책 봤다’ 이런 것도 아날로그 도파민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Q. 답변을 듣다 보니까 궁금한 게 있어요. ASMR은 고자극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저자극일까요?

정윤지 시작은 저자극이었는데, 지금은 고자극인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분들이 '점차 어떻게 하면 더 도파민을 줄 수 있을까?’란 흐름으로 가고 있어서요. 원래는 잠이 안 올 때 듣는 저자극 콘텐츠였는데 지금은 고자극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수빈 그렇죠. ASMR은 저자극인 척하는 고자극인 것 같아요.

Q. 그럼 고자극이 아닌 저자극 캠페인은 어떤 게 생각나세요?

정윤지 저는 한강에서 열린 ‘멍 때리기 대회’가 저자극 콘텐츠로 기억에 남아요. 심박수를 측정하는 방식이나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누가 가장 생각이 없어 보이는지 투표를 받는 등의 아이디어가 재미있었어요.

Q. 도파민을 잘 활용하면 동기부여가 잘되는 사람이 되고, 자극을 잘 컨트롤하면 안정적인 사람이 되잖아요. 이노시안으로서 어떤 동료가 되고 싶은가요?

강찬우 저는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회사 안에서는 일을 잘해서 함께하고 싶은 동료, 업무 외적으로도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수빈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져와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주는 도파민 넘치는 사람이자, 번아웃이 올 땐 쉬어갈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어요.

정윤지 개인적으로 자극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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