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게임 캠페인의 공식을 깨다

넥슨 서든어택 20주년 캠페인 비하인드 스토리
20년 동안 한국 FPS(1인칭 슈팅게임)의 상징처럼 자리해 온 ‘서든어택’.
“20주년을 어떻게 특별하게 기념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이노션은 단순한 답을 택하지 않았다. 기념식이나 아이템 증정 같은 익숙한 형식 대신, 게임을 현실로 끌어내는 팝업스토어 〈서든캠프〉와 유머 감각을 전면에 내세운 숏폼 영상 〈서든 효능〉으로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낯설지만 유쾌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하려는 시도였고, 이는 곧 팀워크와 집요한 실험 정신이 빚어낸 도전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이 남긴 뜨거운 반응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제작팀, 기획팀의 목소리로 들어본다.


서든어택 20주년 캠페인
넥슨의 대표 FPS 게임 ‘서든어택’이 출시 20주년을 맞았다. 이번 캠페인에서 이노션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오래된 팬과 새로운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했다. ‘서든캠프’라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와 숏폼 영상 시리즈 ‘서든 효능’을 두 축으로 전개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실험적 시도로 게이머들에게 활력소가 되어주었다.
서든캠프
성수동에 마련된 팝업스토어 ‘서든캠프’는 ‘서든어택’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였다. 게임 속 훈련소를 콘셉트로 구현하여 입장객에게는 닉네임이 새겨진 군번줄을 나눠주고, 사격 체험과 ‘고스트 스텝(고텝)’ 도전, 집라인, 굿즈숍(PX) 등 다양한 부스를 운영했다. 단순 전시가 아닌 참여형 체험 공간으로 설계되어 기존 유저는 물론 게임을 모르는 방문객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었다. 9일간 약 8천 명이 다녀갔으며, 팝업스토어 수익 전액이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기부되며 의미까지 더했다.


넥슨 서든어택 ‘서든 효능’ 캠페인
서든 효능
온라인에서는 숏폼 영상 시리즈 ‘서든 효능’이 공개됐다. “서든어택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 피부 관리, 청력 증진까지 된다.”라는 다소 황당한 콘셉트를 약장수 톤으로 풀어낸 것이다. 실제 효능과는 무관하지만, 유저들이 밈처럼 즐겨 쓰는 표현을 과장된 연출로 살려내면서 신선한 웃음을 줬다. 특히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입니다’라는 문구는 캠페인의 대표적인 유머 코드가 되어, 게임 팬덤을 넘어 라이트 유저와 대중에게까지 확산되었다.
게임 캠페인의 새로운 가능성
이번 20주년 캠페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긴밀히 연결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숏폼 영상으로 온라인 관심을 끌어올리고, 영상 말미에 팝업스토어를 안내해 오프라인 참여로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SNS에서는 팝업 인증샷과 밈이 자발적으로 확산되며 화제가 이어졌다. 그 결과 ‘서든어택’은 PC방 순위 2위까지 오르며 게임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강화했고, 게임 캠페인이 브랜드 크리에이티브의 실험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넥슨 서든어택 ‘서든 효능’ 캠페인
서든 효능, 웃음으로 만든 20년 차의 약발
Q. 먼저 이번 서든어택 20주년 캠페인을 총괄한 팀과 각자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팝업스토어 ‘서든캠프’와 ‘서든 효능’ 캠페인은 어떻게 분담해 진행했나요?
오원택저는 비주얼 아이디어를 맡았고, 소재 개발 아이디어까지 함께 내면서 전반적인 크리에이터 역할을 맡았습니다.
채우리제작팀 카피라이터로서 전체적인 큰 콘셉트부터 디테일한 아이디어 구체화 작업을 진행했어요.
임현철캠페인을 총괄했어요. 팀의 대장 역할입니다.
조재형캠페인의 기획 방향을 고민하고, 제작팀과 함께 결과물이 잘 나올 수 있도록 기획을 담당했습니다.
구민지저는 주로 팝업스토어를 총괄했어요.
Q. 보통 20주년 캠페인은 기념식이나 아이템 증정 같은 전형적인 이벤트가 많은데, 이번에는 ‘팝업스토어’와 ‘서든 효능’이라는 두 갈래 기획을 했어요. 이렇게 구성한 배경과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임현철팝업스토어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SNS에서 퍼지는 힘도 크다고 봤어요. ‘서든어택’에서는 해보지 않았던 방식이라 도전해 봤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9일 동안 약 8천 명이 방문했고, 굿즈도 모두 완판됐죠. 단순히 20주년 광고에 그치지 않고 IMC관점에서 소셜 확산까지 이어진 점이 의미 있었어요. ‘서든 효능’의 경우, 효능 자체는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20년간 사랑받아 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게임은 단순히 즐기는 걸 넘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등 실제로 ‘효과’가 있잖아요. 아이디어 출발점은 아트팀이 가져온 식당 포스터였어요. 장어나 누룽지에도 효능을 적어놓듯 ‘서든어택도 효능이 있다고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죠. 결국 유저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라고 봤어요.
Q. 사실 이런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보이는 걸 포착해 캠페인으로 연결하기까지 쉽지 않잖아요. ‘서든 효능’ 콘셉트는 어떻게 구체성을 갖게 됐나요?
채우리‘서든어택’은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주는 게임이라는 팀 내 합의에서 출발했죠. 박상준 아트디렉터님이 처음 ‘서든 효능’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고, 그렇게 스트레스 해소를 효능처럼 풀자고 시작해 점차 확장됐어요. 그러다 보니 피부 미용, 청력 증진 같은 과장된 효능까지 갔는데, 결국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라 이런 효과까지도 가능하다’는 식으로 발전시킨 거예요.
Q. ‘서든 효능’은 FPS 게임을 생활 속 효능 언어로 풀어낸 점이 독특했어요. 랄랄이 등장해 스트레스 해소, 컨디션 회복, 피부 노화 방지 같은 일상 언어로 표현했는데요. 이 콘셉트 배경과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오원택“20주년을 맞아 유저들이 다시 한번 게임을 하게끔 만들자.”라는 게 광고주의 요청이었어요. 효능 콘셉트가 그 요청과 일상 소재에 잘 맞았죠. 효능도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듯, “궁금하면 서든해!”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유저를 게임으로 유도할 수 있었어요.
조재형20년 동안 들어왔다가 떠난 유저도 있고, FPS 장르 특성상 장벽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20주년을 계기로 기존 유저는 물론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까지 새롭게 유입 시키자는 의도도 담았죠.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Q. 아이디어 회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며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나요?
구민지회의 때는 늘 깔깔 웃으면서 했어요. ‘서든어택’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유쾌한 영상을 지향해 왔거든요. 그래서 제작팀에 “꿈을 마음껏 펼쳐 달라. 하고 싶은 거 다 해 달라.”고 부탁했죠. 광고주분들도 유연하셔서 ‘이런 것까지 받아줄까?’ 싶었던 아이디어까지 긍정적으로 받아주셨어요. 그런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캠페인이었어요.
Q. 이번 캠페인을 실제 광고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연출이나, 중점적으로 활용 한 포맷이 있었나요?
오원택재미있던 게 정말 많았어요.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한 버전에서 화장실 장면에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컷이 있었거든요. CD님이 “여긴 무지개가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실제 결과물이 참 예쁘게 잘 나와서 뿌듯했어요.
임현철숏츠 포맷은 정형화된 틀이 있어요. 그 틀을 빌리되 우리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녹여보자는 게 핵심이었죠. 후보가 워낙 많아서 내부에서 예선전처럼 걸러 올렸고, 장르도 다양하게 시도했어요. 화장실 아이디어는 듣자마자 다들 빵 터졌는데, 거부감 없이 구현하려고 애니메이션 형식을 택했어요. 팀원들이 ‘새로운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모여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었다고 봐요.
채우리효능 콘셉트가 워낙 많아서, 담아내기엔 숏츠가 딱 맞았어요.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우리 콘셉트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재미까지 살렸죠. 내부에서도 뿌듯했고, 실제 반응도 좋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Q. 어떤 반응이 기억에 남았나요?
채우리“이게 광고였어?”라는 반응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광고가 아니라고 하니까 더 웃기다.”라는 얘기도 있었고요. 사람들이 콘텐츠 자체를 갖고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Q. 이번 영상을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장치나 기준이 있었나요?
구민지인트로에 ‘서든어택’ 로고가 바로 보이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감췄어요.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는 장치였죠.
조재형랄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도 포인트예요. 인트로나 아웃트로에서만 활용하고, 본편에서는 최대한 감췄어요. 모델이 전면에 드러나면 광고로 인식되니까요. 브랜드 모델을 숨기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는데, 광고주도 처음엔 우려하셨지만 잘 설득해서 풀었어요.

오원택 아트디렉터, 임현철 CD, 채우리 카피라이터,
이다은 카피라이터, 주연수 아트디렉터, 박상준 아트디렉터

안설 캠페인플래너, 구민지 캠페인플래너, 최광희 팀장, 조재형 캠페인플래너
팝업에서 철학까지, 유저와 다시 연결되다
Q. ‘서든어택’은 지난해 캠페인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이번 20주년 캠페인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팀이 일관되게 중요하게 생각해 온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요?
조재형가장 중요한 건 ‘관심을 어떻게 끌어내느냐’였어요. 관심이 있어야 행동으로 이어지니까요. 젊은 게이머들이 즐겨보는 숏츠와 밈의 맥락을 적극 반영했고, 알고리즘 속에서 자연스럽게 눈에 띄는 방식을 고민했어요.
구민지게임이 오래 지속되려면 신규 유저 유입이 꼭 필요해요. 15~29세 남성 게이머가 공감할 포인트를 꾸준히 찾았고, OT 준비 때도 그들이 반응할 ‘짤’을 많이 수집했어요.
오원택CD님이 늘 “재미있는 것보다 다른 걸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그 원칙이 큰 역할을 했어요. 왜 재미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고, 패러디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는 주문도 그 맥락이었죠. 어렵더라도 새로운 길을 택하자는 원칙이 이번에도 이어졌어요.
Q. ‘서든캠프’ 팝업스토어는 실제 훈련소 콘셉트를 구현했는데, 기획 과정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했나요?
구민지제일 큰 고민은 ‘서든어택다움을 비주얼로 어떻게 보여줄까?’였어요.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면 군대 체험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훈련소 콘셉트는 살리되 너무 밀리터리스럽지 않게 만들고 싶었어요. 기존 유저뿐 아니라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했고요. 성수동 특성상 지나가다 들어오는 분도 많았거든요. ‘게임 팝업’이라는 선입견 없이 누구나 편히 들어오도록 내추럴하게 꾸민 게 포인트였어요.
Q. 현장에서 특히 ‘이 시도는 통했다’고 느낀 순간이나 장면이 있었나요?
구민지입장할 때부터 반응이 좋았어요. 커튼을 열고 들어오면 캠프 공간이 펼쳐지는데, 10~20명씩 들어올 때마다 다들 신기해했죠. 군번줄 만들기가 의외로 인기였고, 다들 자발적으로 인증샷을 올려줘서 뿌듯했어요.
조재형체험존에서 ‘서든어택’의 승부욕이 그대로 드러났어요. 수류탄 던지기나 ‘에임스쿨’에서 한 번 더 해보자고 줄 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게임 속성이 오프라인 체험에서도 그대로 발휘된 걸 보면서 팝업스토어가 게임성과 잘 맞았다고 느꼈어요.
Q. 이번 캠페인의 성과를 온라인·오프라인 측면에서 평가했을 때, 특히 의미 있게 다가온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구민지기존 유저들만의 작은 축제가 아니라, 신규·복귀 유저까지 모두 어울려 ‘잔치’처럼 즐긴 캠페인이었다는 점이 의미 있었어요.
조재형게임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유저가 오래 하느냐’예요. 이번 캠페인 전후로 PC방 순위가 2위까지 올라간 게 큰 성과라고 봤어요.
채우리“서든 했더니 키가 5cm 자랐다.”라는 댓글이 있었어요. 영상 콘셉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유저들이 농담으로 받아친 거죠. 이런 티키타카가 잘 통했던 게 뿌듯했어요.
Q. 넥슨의 대표 IP인 ‘서든어택’ 캠페인을 꾸준히 맡아오며 얻은 가장 큰 마케팅 인사이트는 무엇이었나요?
오원택‘서든어택’만의 화법이 점점 ‘브랜드 언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요. 2024년에 진행한 ‘엄마 아빠 미안해’ 캠페인에선 “이 캠페인은 서든어택이 혼자 하고 있습니다.”로 끝에 한 번 더 웃음을 주고, 이번 숏츠에선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실입니다.”라는 디테일로 유머를 살렸죠. 과장이지만 모두가 아는 농담으로 풀어내는 방식이에요. 캠페인이 하나의 브랜드 콘텐츠가 되어 소비자와 함께 놀 수 있는 장이 된다는 점이 큰 인사이트였어요.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이번 캠페인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앞으로 팀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이나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조재형관심을 전환으로 이어가느냐가 늘 숙제였어요. 지금도 전환이 잘 일어나고 있지만 더 극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해 다음 캠페인에 반영하고 싶어요.
구민지디지털 마케팅만으로는 타깃이 좁아질 수 있다고 느꼈어요. 전환과 효율은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중을 향한 ‘환기 캠페인’도 필요해요. 팝업스토어나 TV 캠페인처럼 더 넓은 타깃을 향한 리프레시가 게임을 오래 살아 있게 해준다고 봤어요.
오원택‘서든어택’은 20년을 버텨온 토종 FPS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요. ‘20주년 대잔치’ 초대도 그 위상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한국 FPS의 형님 같은 브랜드’로서 위상에 맞는 소재를 잘 찾아 계속 보여주고 싶어요.
임현철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어떻게든 이슈를 만든다’라는 방향은 놓치지 않으려 해요. 그런 고민을 이어가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또 좋은 캠페인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채우리이번 ‘서든어택’처럼, 꾸준히 다양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펼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