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결국, 여전히, 이야기

캔바〈뭐든지 해낸다〉캠페인
맹준영 캠페인플래너 • 박선영 카피라이터

삼성전자〈Bespoke AI 동화〉캠페인
김상우 캠페인플래너 • 손정화 CD • 김성규 CD • 음대영 CD
숏폼이 일상이 된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긴 이야기에 빠져든다. 단숨에 소비되는 콘텐츠 사이에서 몇 분이고 몇 시간이고 사람들을 붙잡아두는 이야기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끝까지 보게 만드는 이야기를 고민해 온 여섯 사람에게 매력적인 서사의 조건을 물었다.
1. 다시 돌아온 서사의 힘
Q. 장르와 상관없이 최근 푹 빠져서 끝까지 본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선영영화관에서 본〈왕과 사는 남자〉요. 정말 오랜만에 영화 한 편에 푹 빠져서 봤어요. 특히 관객들과 같은 장면을 보고 함께 울고 웃는 경험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어요.
김성규〈레이디 두아〉를 재미있게 봤는데요. 이야기는 순서 배치에 따라 흡인력이 달라지잖아요.〈그것이 알고 싶다〉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같은 내용도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순서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가 나고요.〈레이디 두아〉는 그런 면에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끔 잘 구성된 콘텐츠라고 생각했어요.
맹준영저는〈기묘한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요.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부분은 여러 주인공이 각자 스토리라인을 가지면서도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모인다는 점이었어요. 긴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과 기대감을 잃지 않고 몰입도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힘을 잘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음대영두 아들과 함께〈흑백요리사〉를 시즌1부터 다시 봤어요. ‘아이들이 왜 좋아할까?’ 생각하면서요.〈흑백요리사〉에는 오프닝 타이틀이 없다고 해요. 그건 만드는 사람에게나 의미가 있는 거지 보는 사람에게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래요. 이만큼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온 건, 보는 사람에게 철저히 집중했기 때문이구나 싶었어요.
Q. 빠르고 효율적인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시대에요. 그럼에도 긴 호흡의 이야기가 여전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선영길이와 상관없이 이야기의 재미와 흡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건 짧든 길든 놓치고 싶지 않잖아요. “벌써 끝났어? 더 해줘.” 이런 느낌이 드는 이야기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죠.
손정화숏폼 콘텐츠를 보고 대화하면 말이 짧게 끊겨요.“이거 재미있었어, 웃기지 않아?” 한마디로 끝나버려서 또 다른 화두를 계속 찾아야 하더라고요. 반면 롱폼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하나의 주제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잖아요. 대화하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각자의 이야기가 더 풍부하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음대영영화를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관객이 영화 속 공간에 함께 있다고 느끼게 되죠. 긴 장면은 감정 공유를 가능하게 해주는데요. 그만큼 롱폼은 공감과 감정 이입을 끌어내는 데 유리한 형식이라고 생각해요.
맹준영‘호모 픽투스(Homo Fictus)’라는 말이 있어요. ‘이야기하는 인간’이라는 뜻인데, 동물과 사람을 나누는 기준이 스토리텔링의 가능 여부라는 거예요. 숏폼에도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저희에게 긴 호흡의 이야기는 뗄 수 없는 존재 같아요.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표출하고, 들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광고인이 가진 특별한 강점이기도 하고요.
Q. 캠페인 기획 과정에서 제품 기능이나 메시지를 직접 설명하는 대신, 인물과 상황이 두드러지는 서사 구조를 선택하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음대영캠페인 아이데이션에서 스토리를 고려하지 않은 적은 없어요. 이 과제에 맞는 최고의 스토리를 찾기만 한다면, 그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으니까요.
김상우기술이 고도화되고 USP* 경쟁이 심해질수록, 자꾸 설명하고 설득하고 싶어져요. 하지만 광고는 결국 소비자의 이야기로 풀어낼 때,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하게끔 만드는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브랜드를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만들고요.
박선영이일호 ECD님 팀만의 고유한 회의 방식이 있어요. ‘아무말 회의’라고 하는데요. 기획OT를 받으면 기능, 팩트, 정보가 쏟아지거든요. 그 직후에 커피 한 잔을 들고 따로 준비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요. 그렇게 한바탕 이야기하고 각자 자리로 돌아와서 아이데이션을 시작하는 거죠. 캠페인의 서사가 만들어지는 출발점에는 ‘아무말 회의’가 있어요.
*USP(Unique Selling Point):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자사 제품/서비스만의 고유한 강점
2. 공감과 몰입을 만드는 스토리텔링
▶ 캔바 '뭐든지 해낸다' 캠페인


Q. 스토리텔링 캠페인이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한데요. 먼저 캔바의 ‘뭐든지 해낸다’ 캠페인을 소개해 주세요.
맹준영작년 상반기 ‘뭐든지 만든다’ 캠페인의 연장선인데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캔바로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을 때 소비자들이 자기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고 싶었어요.
Q.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서사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드나요?
박선영아이데이션 과정에서 쿠팡플레이의〈직장인들〉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백 부장과 김 주임이 티격태격하는 코드가 재밌었죠. 저희도 평상시에 프레젠테이션을 잘 못하는 부장님이 어느 날 엄청난 디자인의 프레젠테이션을 가지고 오면 “뭐지?” “뭘까?” 하고 잔뜩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잖아요. 그런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잡아 나갔어요. 아직 서툰 신입 사원, 영리하고 효율적인 MZ 대리, 꼰대지만 오지랖 넓은 팀장님처럼요.

캔바 ‘뭐든지 해낸다 빠르게’ 편
Q. ‘뭐든지 해낸다’라는 메시지가 세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하나의 세계관처럼 느껴져요. 메시지를 서사 구조로 확장할 때 가장 중요하게 설계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맹준영흔히 이야기하는 ‘옴니버스’ 구조로 만들어졌는데요. 세 편을 어느 순서로 봐도 상관없어요. 각각의 스토리가 갖는 힘이 있으면서 세 편이 모였을 때 ‘뭐든지 해낸다’는 하나의 큰 메시지로 연결되는 구조예요. 마치〈기묘한 이야기〉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하나의 큰 테마로 이어지듯이요.
박선영우선 ‘해낸다’라는 말이 각각의 서사를 연결해 주는 키워드가 된 것 같아요. 어리바리한 신입사원도, 눈치 빠른 대리도, 꼰대 팀장님도 캔바 하나로 각자의 영역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공통점이 생긴 거거든요. 공통분모를 찾아낸 게 서사 구조로 확장하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Q.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장르적 요소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박선영이야기가 서로 의심하는 구조로 짜여 있어서, 밝고 따뜻한 톤과는 다른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감독님이 긴장감 있는 스릴러 음악을 BGM으로 가져왔는데 콘티랑 너무 잘 맞는 거예요. 그렇게 ‘직장인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콘셉트를 잡고 톤앤무드를 맞춰 나갔죠.
맹준영15초, 30초 광고가 스릴러 장르인 경우는 많지 않잖아요. 회의 과정에서 스릴러라는 장르가 나왔을 때 다들 반응이 좋았어요. 연출, 카메라워킹에 더해 모델들 연기도 한몫했고요. 스릴러에 맞는 페르소나를 만들고 가장 잘 연기 해주실 수 있는 분들로 캐스팅했죠.

캔바 ‘뭐든지 해낸다 예쁘게’ 편
▶ 삼성전자 ‘Bespoke AI 동화’ 캠페인

삼성전자 Bespoke AI 윈드프로 ‘Bespoke AI 동화 – 마법의 양탄자’편
Q. 다른 방식의 스토리텔링 캠페인도 궁금한데요. 삼성전자 Bespoke AI 동화 캠페인도 소개해 주세요.
김상우삼성전자 Bespoke는 워낙 유명한 가전이잖아요. 그런데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AI 가전의 AI 기능을 상대적으로 부가적인 기능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었어요. AI 가전을 친근하게 만드는 게 캠페인 목표였습니다. 그러려면 AI로 제작해야 한다는 게 키 아이디어였고, 소비자와 가까워지려면 동화라는 형식이 유리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AI 동화를 제작하게 됐죠.
Q. 이야기 중에서도 동화 형식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타깃과 메시지 측면에서 동화를 활용하기로 한 기획 의도가 궁금해요.
김상우글로벌 캠페인은 나라마다 인사이트가 달라서 통용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워요. 동화는 글로벌 인사이트가 통하는 소재였어요. 어떤 지역에서든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를 골랐죠.
음대영단순히 동화를 패러디하거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아는 스토리 안에 가전제품이 들어갔을 때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생기는가에 집중했어요. 보는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손정화동화 속 캐릭터가 AI 가전 기술을 경험하면, 일상 속 평범한 사람이 경험할 때보다 그 변화가 훨씬 극적으로 느껴지잖아요. “이거 좋은데? 생활이 확 바뀌는데?” 하는 반응이 동화 속 캐릭터에게는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니까요. 그런 면에서 동화는 AI 가전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형식이었어요.
Q. 친숙한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고민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성규동화 형식을 가져오더라도 스토리가 살지 않으면 제품 설명처럼 보일 수 있어요. 예상치 못한 지점이 반드시 있어야 했죠. 익숙한 이야기지만 절묘하게, 뻔하지 않게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면 ‘미녀와 야수’편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할 줄 알았던 ‘미녀’의자리에 로봇 청소기를 배치했고, 에어컨을 다룬 ‘마법의 양탄자’편에서는 이야기의 배경을 현대물로 설정해 의외성을 줬어요.
음대영‘현대판 동화’는 어쩌면 다른 브랜드에서도 다룰 수 있는 소재예요. 그러니 제품이 들어옴으로써 원작보다 더 매력 있든, 웃기든, 감동적이든, 새로운 스토리가 생겨야 했어요. 제품이 주인공이면서, 이 제품이 없으면 생기지 않는 이야기를 찾아야 했습니다. 또 고전 동화를 요즘 시선으로 보면 정서적으로 불편한 요소가 있으니 그걸 걷어내는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고요.
손정화이야기가 물질만능주의로 읽히거나, 동물 보호 이슈와 맞닿는 부분은 제안 단계에서 걸러졌어요. 가사 노동이 여성의 역할이라는 인상을 조금이라도 주지 않도록 캐릭터 분배를 세심하게 검토했고요. 도덕적 기준을 훨씬 촘촘하게 살펴야 했어요.

삼성전자 Bespoke AI 스팀 울트라 ‘Bespoke AI 동화 – 미녀와 야수’편
Q. 동화 속 캐릭터의 상황과 제품 기능을 연결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음대영개인적으로 에어컨 광고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람’을 보여주는 일이었어요. ‘7가지 모션 윈드’라는 기술이 있는데, 시각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때 떠오른 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에요. 바람 자체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보여주거든요. 그걸 동화 중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을 때, 양탄자가 있었어요. 양탄자의 움직임으로 바람을 표현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죠.
손정화제가 담당한 제품은 세탁기 콤보인데, 면, 데님, 타월, 울, 아웃도어 등 5가지 소재 감지 기능을 알려야 했어요. 이 소재를 모두 한 편의 동화에 녹였더니, “이 시대에 이런 소재가 있었어?” 생각하며 이야기에서 빠져나오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여러 동화 캐릭터가 모여서 연극 무대 의상을 갈아입는다고 설정하니 받아들이기에 훨씬 자연스러웠어요. 인어공주의 비늘 옷도, 백설공주 난쟁이의 데님도 납득할 수 있었죠. 한편으로 아이에게 동화책을 끝까지 읽어주면 “또 다른 거 읽어주세요.” 하잖아요. 계속되는 세탁 라이프를 보여주는 거죠(웃음).
Q. 한 캠페인 안에서도 이야기 구조와 분위기가 계속 달라지는데요. 각 에피소드의 서사 전개는 어떤 차별점을 갖고 설계했나요?
김상우처음부터 동화라는 형식은 유지하되, 톤앤매너는 에피소드마다 전혀 다르게 가자는 계획이 있었어요. 톤이 다양해야 소재도 많아지고 볼거리도 생기니까요.
음대영에어컨 편을 감동적으로 설계한 것도 전략이었어요. 온에서 스케줄이 후반부였거든요. 앞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게 느껴질 때쯤,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오면 캠페인 전체가 풍부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었죠. 원래 한 캠페인을 CD 한 명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제품별로 나눠서 각 CD와 스태프들의 색깔을 최대한 다르게 가져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Q. 이야기를 강조하는 크리에이티브 디테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특히 AI 애니메이션 형식을 활용할 때 어떤 부분에 공을 들였나요?
손정화플랫하고 레트로한 무드로 고전 동화의 느낌을 살리려 했어요. 그림체를 유지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는데요.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캐릭터 디자인을 했는데 AI로 수정과 수정을 거듭하다 보면 변형이 생기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김상우원하는 부분만 수정할 수 없고 전체를 다시 바꿔야 한다는 점이 AI 제작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어요. 쉽고 빠를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손이 훨씬 많이 갔죠.
Q.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공감 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김성규‘보편적 공감’이 어려운 이유는 특수성이 생기면 공감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특수성이 없으면 재미가 없기 때문이에요. 이번 캠페인에서 보편적 공감대로 찾은 것은 동화라는 형식이었어요. 그걸 뻔하지 않게 어떻게 비틀 것인지 주로 고민했죠. 동화라는 틀이 이미 잡혀 있으니, 오히려 예측할 수 없는 걸 찾았던 것 같아요.
손정화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의 대전제가 누구도 보지 않는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완성도가 높고, 친절하게 설명하더라도요. 그래서 보편적인 이야기 안에서 어떻게 재미 요소를 남길지 계속 고민했어요. 어떻게 하면 끝까지 보게 만들지, 약간의 재미라도 틈을 비집고 넣을 수 있을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해 나갔어요.

삼성전자 Bespoke AI 콤보 ‘Bespoke AI 동화 – Fairy Tale Backstage’편
3. 좋은 이야기는 어디로 향할까

Q. 이야기가 힘을 갖는 건 결국 소비자에게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텐데요. 자신을 대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맹준영공감을 만드는 건 결국 감정과 경험의 전이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통해 제품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요. 광고를 보며 어떤 순간에 필요했는지 경험을 회상하기도 하고, 아직 없는 경험을 상상할 수도 있죠. 과거, 현재, 미래의 감정과 경험을 전이시키는 것, 그게 이야기의 힘이지 않을까 싶어요.
김상우디테일인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포인트가 묻어 있을 때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고요. 예를 들어 육아가 정신없고 바쁜 건 뻔한 이야기지만, 아이가 바닥에 둔 레고를 밟고 아팠다든가, 벽에 그린 낙서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든가. 육아를 해본 사람만 알 수있는 디테일이 숨어 있을 때 “맞아, 나도 저랬지.” 하고 공감하게 되는 거죠.
Q. 앞으로 광고에서 이야기의 역할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거라고 전망하시나요?
맹준영저는 진화하지 않았으면 해요. 이야기가 진화하면 재미없어질 것 같아요. 옛날에 부모님이 읽어주시던 동화가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랑받는 건 그 이야기가 매력적이기 때문이잖아요. 매력적인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그냥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박선영AI, AGI의 시대인 만큼 스토리텔러에게 이 고민은 숙명과 같다고 생각해요. 결국 진짜 매력 있는 이야기만 살아남을 거예요. 잘 짜인 플롯이나 예쁘게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어딘가 삐끗하면서도 걸리는 부분이 있는 이야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주목받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손정화요즘은 이야기에 특정한 ‘대세’가 없잖아요. 각자의 취향대로 방향이 흩어지며 나아갈 거라고 생각해요. 공감 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보고 싶은 이야기의 방향은 사람마다 다른 거죠. 오히려 방향이 없을수록, 전방위적으로 흩어질수록 이야기는 더 진화하고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