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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평균 밖의 색을 그리는 사람

리스크와 크리에이티브는 어디서 만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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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밖의 색을 그리는 사람

평균 밖의 색을 그리는 사람 이미지

최근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아반떼 런칭 캠페인〈FOR ME,AVANTE〉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 고준호. 서울과 인도 첸나이, 런던을 거치며 서로 다른 도시의 색과 감각을 자신의 시각으로 쌓아왔다. 일상의 작은 장면에서 영감을 발견하고, 익숙한 색과 형태를 비틀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작가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언어로 번역하는 법부터 AI 시대에 인간의 손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 그리고 싶은 이야기까지 들어봤다.

“제가 느낀 AI 이미지는 수많은 이미지의 ‘평균’에 가까워요. 그래서 앞으로 디자이너나 작가는 그 평균에서 벗어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균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는데도 결과적으로 조화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데에는 사람만의 경험과 감각이 필요하거든요.”


 

낯선 곳에서 자기만의 언어를 만드는 법

Q. 작가님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현재 어떤 작업을 하시는지 직접 소개해 주세요.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예요. 주로 브랜드와 협업해 프로젝트의 미감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해요. 최근에는 개인 작업과 상업 작업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한 묶음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 작업 자체가 결국 저만의 색깔을 묻어나도록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에, 개인 작업이든 상업 작업이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Q.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인도 첸나이로 이주한 뒤, 이 후 영국에서 미술을 공부하셨는데요. 그 과정에서 그림을 진로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머니께서 디자이너셨어요. 어릴 때부터 집에 디자인 서적이나 예술 작품이 많았죠. 어머니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어렴풋하게나마 ‘나는 이런 쪽의 일을 하겠구나’ 그런 생각은 있었던 것 같아요. 인도에는 어린 학생이 즐길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 보니, 그림을 그리고 기타, 드럼, 피아노 같은 악기도 배워봤어요. 그렇게 다양한 것들을 배워보며 예술을 대하는 마음이 조금 더 자유로워졌고, 그림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확실해졌습니다.

Q. 한 인터뷰에서 “서울은 정체성을, 첸나이는 다양한 색의 조화를, 런던은 여러 경험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정리하는 법을 알려줬다”라고 표현하셨어요. 각 도시에서 얻은 경험은 현재의 작업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사실 저는 변화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예전에는 이사할 때마다 울기도 했어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속 환경이 바뀌면서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는 감각을 오랫동안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보니 도시가 바뀔 때마다 제 작업도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의도하지 않아도 자주 보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작업에 묻어나더라고요. 런던에서는 오래된 건물이나 복잡한 장식, 도시의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로운 선이나 손으로 그린 듯한 표현이 나왔다면, 한국에서는 도시가 굉장히 ‘박스’ 같다고 느껴요. 각이 많고 깔끔하고 실용적이죠. 그런 것들이 디자인에도 묻어나고요. 결국 “인도에서는 색을 배웠고 영국에서는 정리하는 법을 배웠다”라는 말도 각 도시에서 느낀 감각을 다시 불러와 지금의 작업에 녹여보려는 시도에 가까워요.

Q. 한편으로 ‘문화적으로 중립적인 시각 언어’를 지향한다고 도 말씀하셨어요. 작가님이 말하는 ‘문화적 중립’은 어떤 의 미인가요?

문화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하면 문화적인 요소를 배제한다는 뜻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건 조금 달라요. 사람들은 어떤 모양이나 시각적인 요소를 볼 때 자신이 어떤 문화적 배경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우리에게 익숙한 불교 문양도 유럽에서는 다른 의미로 보일 수 있는 것처럼요. 작업을 하다 보면 제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누군가 감명을 받았다고 이야기해 줄 때도 있어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문화적인 요소를 담더라도 보는 사람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여지는 남겨두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정 문화를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 이미지 자체가 글자처럼 읽힐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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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준호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한 작품을 소개 한다면, 어떤 작품을 고르고 싶나요?

아끼는 작업이 많지만 제 커리어의 시작점이라 느끼는 국립민속박물관의 〈호랑이 나라〉 전시 작업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당시에는 제 그림 스타일이 대중성과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이 보는 전시였고 어린이박물관도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지를 어느 정도 순화할 필요가 있었어요. 학예사님, 기획 디자이너님과 함께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했죠. 어떻게 보면 제 작업을 그 환경에 맞게 로컬라이징하는 방법을 배운 셈이에요. 그 작업을 하면서 상업적으로도, 작가로서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고 저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커리어가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의 그림에는 인물이나 주변 풍경이 현실과는 다르게 변형되어 등장하곤 해요. 평소 무엇을 관찰하고, 그것을 어떻게 작업으로 가져오나요?

저는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곳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특히 그랬죠. 해외에 있을 때는 한국 콘텐츠 속 시장 풍경이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가보니 수산시장 바닥의 배수구나 얼음 위에 놓인 생선처럼 화면으로는 미처 보지 못했던 디테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것에서 새로움을 찾는 게 저한테는 더 영양가 있어요. 뭔가 눈에 들어오면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상상해 두었다가 작업 중 문득 떠오르면 꺼내서 사용하는 거죠.

Q. 컬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한 해외 매체에서는 형광색과 파스텔이 교차하는 ‘예측하기 어려운 색채’라고 표현했는데, 작가로서 그 표현이 어떻게 들리셨나요?

굉장히 기분 좋은 말이죠. 예측할 수 있는 색에서 오는 안정감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대중적인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도 맞고요. 그런데 저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저 자신을 ‘비주얼 컨설턴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이미지에 캐릭터를 부여해야 하는 사람이죠. 그렇다면 그 이미지에 가장 잘 맞는 새로운 색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돼요. 작은 색의 차이만으로도 캐릭터가 생길 수 있다고 믿거든요. 예를 들어 투명한 컵을 보면 우리는 그냥 투명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회색도 있고 푸른 색도 있고 수많은 빛이 반사돼 있잖아요. 의식하지 못할 뿐 사실은 다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런 색까지 이미지에 담고 싶어요. 다만 색 조합 자체는 굉장히 직관적으로 결정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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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내 언어로 번역하는 법

Q.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한 뒤 ‘FOR ME, AVANTE’라는 캠페인의 테마와 기획 내용을 전달받으셨을 텐데요. 작가님은 이번 캠페인을 어떤 이야기로 이해했나요?

저는 ‘FOR ME’를 나만을 위한 세계에서 나의 캐릭터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이해했어요. 디자인이나 그림도 여러 요소를 통해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일이잖아요. 자동차 역시 같은 길을 가더라도 무엇을 타고 어떤 풍경을 보느냐에 따라 개인의 경험은 달라질 수 있고요. 저는 저 자신을 일종의 프리즘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이미지를 제 방식으로 투과시켜 다시 보여주는 사람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아반떼가 운전자에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 작업을 시작하기 전 실제 차량을 먼저 보셨다고 들었어요. 아반떼를 처음 마주했을 때 어떤 부분이 가장 눈에 들어왔나요?

자동차든 사람이든 옆모습을 좋아해요. 옆모습일 때 좀 더 평면적인 이미지로 보이는데, 제가 그런 이미지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정면은 대칭되는 부분이 많지만 옆에서는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이 더 많이 보여요. 특히 휠 주변의 형태도 눈에 들어왔고요. 제 작업에서도 선이나 각을 활용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아반떼 역시 각이 잘 살아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그런 부분이 제 작업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현대자동차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경험도 있나요?

인도에서 처음 탄 차가 아반떼였어요. 당시 인도에서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던 차인데, 학생 시절 학교까지 오가는 데 늘 그 차를 탔죠. 학교까지 편도로 두 시간 정도 걸려서 하루에 네 시간씩 차 안에 있었어요. 처음 다녔던 학교는 오프로드 같은 길도 지나가야 했고요. 제가 직접 운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학생 시절의 상당 부분을 아반떼와 함께 보낸 셈이에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돌아보니 현대자동차가 제 생활과 꽤 오래전부터 가까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FOR ME’라는 주제로 티저를 포함해 총 네 편의 스토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각 편의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셨나요?

각 편이 보여주고 싶은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전체 스타일을 완전히 통일하고 색만 다르게 가져가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저는 각 편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에 조금 더 집중했죠. 디자인 편에서는 자유로운 선을 사용하려 했고, 플레오스 커넥트 편은 AI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라 좀 더 직선적인 이미지를 많이 사용했어요. 감독님과 스토리보드 작가, 애니메이션 팀과도 계속 소통하며 실제 영상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맞춰나갔습니다.

평균 밖의 색을 그리는 사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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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캠페인은 실사와 일러스트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 됐어요. 전체 영상에서 일러스트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나요?

본편에서는 일러스트가 초반에 등장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시선을 잡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광고 초반에 색감으로 시선을 잡을 수 있어야 했죠. 그렇다고 이후에 등장할 차량이나 실사 영상과 너무 동떨어져도 안 되죠. 초반의 일러스트와 후반의 실사 장면이 너무 다르면 하나의 영상이라기보다 서로 싸우는 두 영상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 간극을 줄이면서도 작가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Q. 이번 캠페인을 본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무엇을 느꼈으면 했나요?

제가 아반떼에서 좋아했던 게 직선적인 느낌이에요. 뭔가 ‘딱딱딱’ 떨어진다고 할까요. 그런 감각이 일러스트에서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영상은 애니메이션이지만 그림 자체는 어떻게 보면 꽤 딱딱한 편이거든요. 그 느낌이 잘 전달됐으면 했어요. 그림만 봐도 ‘이건 아반떼를 위해 만든 이미지구나’라는 인상이 남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을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그냥 딱 봤을 때 ‘잘 만들었다’라는 느낌도 있었으면 했고요.

Q. 생성형 AI 기술이 크리에이티브 영역 전반에 활용되고 있어요. 거시적으로 볼 때 작가님이 생각하는 인간 창작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AI는 이미 생겨났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라고 생각해요. 컴퓨터나 사진기가 처음 생겼을 때와 비슷한 변화라고 보고요. 저도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지만, 이제는 하나의 도구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미래에는 프롬프트를 붓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요. 다만 지금까지 제가 느낀 AI 이미지는 수많은 이미지의 ‘평균’에 가까워요. 그래서 앞으로 디자이너나 작가는 그 평균에서 벗어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균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는데도 결과적으로 조화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데에는 사람만의 경험과 감각이 필요하거든요. 무엇이 새롭고 흥미로운지를 발견하고 돋보이게 만드는 것, 그게 결국 인간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균 밖의 색을 그리는 사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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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볼 때는 지나치기 쉽지만,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이는 디테일도 있나요?

구도에 작은 장치들을 넣었어요. 미로 이미지에는 황금비율 같은 요소도 활용했고, 도로 장면에서는 아이레벨이 조금씩 내려가거나 올라가도록 구성하기도 했죠. 플레오스 커넥트 편처럼 머릿속의 미로에서 차량이 빠져나오는 장면에서는 차량이 처음에는 화면 위쪽에 있다가 점점 내려오거나 같은 레벨을 유지하는 식으로 흐름을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Q. 개인 작업에서는 작품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지만, 캠페인은 여러 제작진의 의견과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하잖아요. 이번 협업에서 자신의 표현을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방향을 맞추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제가 프로젝트의 전면에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모든 프로젝트는 다 함께 만든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는 것이 오히려 결과를 풍부하게 만든다고 보고요. 처음에는 완전히 개인적인 해석이었던 것도 다른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조금 더 대중적으로 변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항상 다른 사람이 발견해 주죠. 제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작가로서의 욕구는 충족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중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상대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제대로 드러나는지는 또 다른 문제예요. 그래서 저 혼자 판단하기보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했어요.

Q. 이번 아반떼 캠페인을 함께하면서 특히 고심한 부분과, 작업을 마친 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고민했던 건 각 편의 주제를 어떻게 가장 잘 보여줄 것인가였어요. 동시에 제가 만든 이미지를 애니메이션 팀이 실제 영상으로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했고요. 가장 만족스러운 건 이미지들이 조금씩 다르면서도 결국 한 패밀리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TVC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이 치열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경험도 인상적이었어요. 마치 용접할 때 계속 스파크가 튀는 것처럼 일한다는 느낌이었죠.

Q. 마지막으로, 앞으로 개인 작업에서 더 오래 들여다보고 싶은 인물이나 이야기가 있나요?

올해 초부터 생각해 둔 주제가 있어요.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며칠간 암 병동에 있었는데, 바로 옆자리에는 훨씬 위중한 환자분이 계셨어요. 얇은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움직임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느껴졌죠. 그때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다’라는 말을 실제로 가까이에서 체감했어요. 공교롭게도 암 판정을 받은 날이 제 생일이기도 했고요. 그 일을 겪으며 제가 어느 순간 ‘나도 죽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죽음은 무거우면서도 너무 일상적인 일이잖아요. 그 감각을 제 방식으로 이미지화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무겁게만 풀고 싶지는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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