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s
도구를 넘어 동료로:
AI와 항해하는 디자이너

플러스엑스 변사범 고문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는 그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다. 누군가는 휘청이고, 누군가는 파도를 잡아타고 거침없이 항해한다.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AI의 경계에서 호기심을 나침반 삼아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디자이너가 있으니 바로 플러스엑스의 변사범 고문이다. 20년간 디자인 업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그는 이제 AI를 도구가 아닌 ‘동료’로 대하며 또 한 번 진화한다.
Interview
Q.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변사범입니다. 디자인피버, 펜타브리드, 네이버를 거쳐 플러스엑스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Q. 고문님의 삶 속에는 항상 ‘도전’이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전환점마다 마음을 움직인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도전이라는 단어는 좀 거창한 것 같고,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던 것 같아요. 호기심이 재미로 이어지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일로 연결되는 형태가 반복된 거죠.
Q. 호기심을 느끼는 분야에 주저 없이 뛰어드시는 성격인가 봐요. UX/UI 분야에서 AI로 확장하게 되신 것도 같은 이유일까요?
맞아요. 저는 원래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서요(웃음). AI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스스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작업들을 AI가 대신 처리해주고, 오랫동안 구상만 했던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되는 것을 목격하며 흥미를 느꼈어요. 당시에는 UX/UI 패턴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모바일 기기도 성숙기에 이르면서 UI 패턴도 10년 가까이 큰 변화가 없었어요. 창의적인 실험이 어려워지는 흐름에 점점 흥미를 잃던 중, 안식년을 두 고 쉬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쯤 AI가 등장한 거예요. 자연스럽게 탐구하기 시작했죠.
Q. AI에 관해 탐구할 때 자주 보는 채널이 있나요?
AI 관련 정보는 ‘레딧(Reddit)’에서 얻어요. 전문가부터 일반 사용자까지 폭넓게 모여 있어 정보가 방대하고, 정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정보가 오히려 유용하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직접 테스트해 볼 수도 있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구조니까요. 정제된 자료들보다 실제 커뮤니티 안에서 생생하게 공유되는 정보가 더 실용적인 경우가 많아요.

Q. 생성형 AI를 처음 접하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빨리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저는 필름에서 디지털,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과정을 전부 겪은 세대예요. 필름에서 디지털로 전환될 땐 학생이었지만,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갈 땐 네이버에서 근무하고 있었죠. 그 시기엔 누구도 정답을 몰랐는데, 빨리 뛰어든 사람이 결국 성공하더라고요. 그걸 직접 체감했기 때문에, 기술은 먼저 경험하고 먼저 응용하는 게 답이라는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 있어요. 그 래서 AI도 두렵기보다는 오히려 신기했죠.
Q. AI 협업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장단점이 명확하죠. 단점부터 얘기하자면, 우연성에 너무 의존할 경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에요. 프로젝트는 마감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걸 의도적으로 잘 활용하는 게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우연을 응용해 그림을 완성하거나, 좋은 문장이 무심코 써지는 것 같은 상황이요. 저는 그 우연성 역시 AI의 장점이라고 봐요.
Q. AI를 사용할 때 저작권이나 윤리적 측면에 대한 본인만의 원칙도 있으신가요?
아주 명확해요. ‘정해진 법을 준수하고, 사용하는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 이상은 사실 법률 자문이 필요한 부분이고, 자문을 받아도 결국 돌아오는 답변은 비슷하거든요. 결국은 명시된 법과 서비스 이용 지침이 가장 명확한 가이드라인이에요. 새로운 법안이나 판례가 생기면 거기에 맞추면 되고요. 이것이 가장 깔끔하고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직접 작업하신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무엇인가요?
여러 프로젝트가 떠오르지만, AI를 활용한 ‘블러블러’ 프로젝트는 정말 새로운 시도였어요. ‘블러블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당시 제가 운영하던 코스메틱 브랜드 ‘Deeponde(디폰데)’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인력과 비용이 제한적이어서 디자이너가 기획을 하거나, 마케팅 업무나 카피라이팅도 직접 맡는 경우가 있잖아요. 사람을 뽑으면 고정비용이 부담되니, 프리랜서와 일을 하는 방식으로 대처를 했어요. 그런데 당시 미드저니나 ChatGPT 같은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적은 리소스로도 카피라이팅과 이미지 제작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ChatGPT로 카피라이팅을 하고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만들어서 배너를 완성하는 AI기반 콘텐츠가 실제 전환율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죠. 또 하나 숙제가 모델 촬영이었어요. 모델을 촬영하면, 아무리 합리적인 출 연료를 지불하더라도 한 해에 200~300만 원 정도가 들고, 연장할 경우 재계약이나 재촬영을 해야 하죠. 촬영 당일에는 스튜디오 대여와 포토그래퍼 고용 등 다양한 고정 비용이 더해져 부담이 컸습니다. 이에 고정비를 낮출 방안을 고민하던 중, 미드저니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보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도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충분히 활용 가능한 수준임을 확인하면서, ‘내가 만든 가상 모델을 다른 사람들도 활용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가상 모델 에이전시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그럼, AI 모델도 에이전시처럼 매니지먼트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계신 건가요?
네. 현실 속 모든 배우나 가수가 다 크게 성공하지 못하듯, AI 모델 에이전시 분야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먼저 기반을 마련해 다양한 모델을 대중과 소통시키고, 그중 인기가 높은 모델만 집중적으로 매니지먼트하는 방식입니다. 사실 모두가 다 성장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확률도 낮고요. 대중들은 가상 모델에 대해 아직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을 보면 실제 모델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보정을 거칩니다. 실제 얼굴도 완전한 ‘진짜’는 아니죠. 저는 이런 점 자체가 ‘가짜’라고 보는데, 사람들은 진짜로 여기곤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을 직접 만나 대면하는 기회도 많지 않으니까요. ‘가짜에 익숙해지는 상황에서 AI 모델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러블러 AI 모델 화보 이미지
Q. 플러스엑스에서는 디자인과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을 같이 수립하고, 브랜딩 솔루션 가이드까지 함께 구축하잖아요. 그럴 때 브랜드 가이드를 빌드업하는 과정에서도 AI 기반의 비주얼이 적용되나요?
예, AI 기반의 비주얼이 많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브랜드 경험 분야에서는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 가치를 정의한 뒤 시각 언어를 개발하여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어요. 그러나 현재 전략 수립 단계에서는 LLM* 활용이 두드러집니다. 이전에는 전략을 짜기 위한 브랜드 정보 학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이제 LLM을 통해 매우 쉽게 정리되고 요약할 수 있어요.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하면 응용도 가능해져, 전략 분야에서 AI활용도가 높답니다. 비주얼 표현 단계에서는 목업 합성 작업이 활발해요. 예를 들어, 사이니지 작업이나 포스터 부착 시안 제작 등도 AI를 활용하여 효율성을 크게 높였어요. 브랜드 가이드라인 역시 AI로 제작하고, 이를 Figma Plug-in*을 통해 자동화시켜 주는 방식도 도입되었습니다. 이를 내부에서 쓸 수 있도록 구축해서 납품하는 케이스로 많이 발전하고 있어요.
Q. 요즘 AI 밈이 유행이죠. 콘텐츠의 완성도와 신선도 사이에서, 디자이너로서 AI 놀이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해요.
AI 놀이 문화 확산 현상에 대해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Veo3도 나오고, 지브리풍 사진은 ChatGPT가 엄청나게 유행시켰죠. 제가 회사에 다니면서 많이 배웠던 것 중의 하나가,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주는 의미인데요. 보통 디자이너라고 하면 뭔가 시각적으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인지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어르신한테 “저는 디자이너예요.”라고 하면 패션 디자이너, 혹은 헤어 디자이너 등으로 대부분 이해하시죠. UX/UI라는 말은 잘 모르시니까 그래픽 디자이너나 포스터 만드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거의 ‘시각물’에 집중돼 있긴 하거든요. 그런데 디자인이란 용어를 좀 뜯어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단어’거든요. 회사에서 디자이너라는 직군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사업에 이득을 줄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말해요. 디자이너를 단편적으로 보면 ‘멋있고 예쁘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저도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꽤 오랫동안 좋은 걸 만들고 그것을 보여주는 것에 보람을 많이 느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일련의 작업이 대중들에게 갔을 때, 매출이 나지 않거나 혹은 숫자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사업적으로는 아쉬운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비즈니스 관점에서 타깃에 부합하는 콘텐츠는 완성도나 퀄리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바이럴이 된다면, 성공적인 작업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대중과의 명확한 상호작용이 필수적입니다. 시각적 완성도가 높지 않아 보일지라도, 대중의 공감을 얻고 확산을 유도하는 콘텐츠라면 성공적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성공은 결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Q. 플러스엑스에서 교육 사업으로 뻗어나가고, 현재 제작팀도 많이 커졌잖아요. 처음 실무를 하실 때의 모습과 지금의 회의 모습에서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느끼나요?
전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아직 큰 변화는 없습니다. AI가 업무에 깊숙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수용이 필수적이나, 현재는 과도기적 단계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인간이 AI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협업하는 ‘동료’로 인식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AI를 단순히 ‘사용한다’는 개념을 넘어 ‘함께 일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할 때, 그 활용 가치는 훨씬 극대화될 거예요. 예를 들어, 아이디어 회의 시 네 명의 사람이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 자리에 AI를 참여시켜 대화한다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어요. 저는 점차 AI가 동료가 되는 쪽으로 발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사람이 AI에게 의지할 수도 있고요. AI는 늘 사용자의 편에서 긍정적이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주려고 하잖아요. 다만, 우리가 어떤 지시를 내리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겠죠.

블러블러 AI 모델 화보 이미지 / Deeponde ‘퍼스트뮤신앰플’ AI 모델 화보 이미지
* LLM :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의 약자로,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초대형 인공지능 모델을 의미한다.
* Figma Plug-in (피그마 플러그인): Figma는 디자인 협업 툴로, 다양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플러그인을 제공한다. 이 플러그인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Q. 꿈을 키우는 대학생이나 업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요즘은 정말 다양한 AI 서비스가 존재해요. 중요한 것은 ‘무엇이 더 좋다, 나쁘다’의 판단보다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를 찾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특정 AI가 사용하기 편할 수도 있고, 또 다른 AI가 더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예요. 처음부터 AI를 동료로 바라보기는 어렵겠지만, 도구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AI를 활용한 작업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AI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 대한 명확한 이유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즘 학생들은 AI를 매우 능숙하게 활용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은 ‘내가 못 하는 부분이니 AI가 더 빠르다’는 점을 깨닫고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 보이거든요. 오히려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이 AI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이는 기존 작업 방식이나 습관에 AI를 접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솔직히 말하자면, 학생들보다는 시니어 디자이너들에게 이 조언을 더 해드리고 싶기도 합니다(웃음).
Q. 그렇다면 자기 세계관을 구축하고 싶어 하는 작가들이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께 AI 활용에 대해 권면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제 주변에 아트 포스터를 제작하며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활발히 하는 친한 작가 지인이 있습니다. 그분은 작품 활동 과정에서 ChatGPT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어요. 시각적인 요소를 응용하거나, 작품에 내포된 의미를 더욱 복합적으로 만들기 위해 ChatGPT와 의견을 교환하고 시각적인 조언까지 얻어가며 작업하더군요. 저는 이러한 방식의 협업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사람과의 대화에는 제약이 따르거나 개인의 고유한 관점에 갇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항상 열려 있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오히려 작가의 독창적인 정체성과 세계관을 더욱 깊이 탐색하고 확장하는 데 효과적인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봐요. AI를 바라보는 시각에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보는데,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무관심’입니다. 만약 AI에 대해 조금이라도 호기심이 있다면, 일단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AI를 굳이 자신과 비교하며 경쟁하거나, 적대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제작자와 클라이언트, AI와 기업(브랜드) 간의 관계를 제약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AI와 관련된 가장 큰 제약 요인은 바로 ‘사람들의 두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I가 나의 역할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요. 실제로 이러한 직업적 위협이 일부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변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AI를 통해 오히려 ‘우리가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봐요. 저는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중시하는 편이어서, 문제점보다는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기회’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AI가 한국의 디자인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잖아요. 어떠한 방향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직은 AI가 한국 디자인 산업의 판도를 직접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느끼지는 못합니다. 물론 다양한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는 있죠. 피부로 와닿는 변화는 오히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더 크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ChatGPT나 Google Gemini와 같은 AI가 코딩 작업을 매우 효율적으로 지원하면서, 과거 디자이너보다 위상이 높았던 엔지니어의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거죠. MicroSoft, Paypal, Google 등 IT 기업에 재직 중인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제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프로덕트 직무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고 해요. 인간의 고유한 역할이 여전히 중요한 영역이라는 의미죠. 미국 시장이 변하고 있고 아마 한국도 그렇게 되겠죠.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디자인 분야에도 필연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AI를 활용한 더욱 진화된 디자인 툴이 등장하고, 특정 디자인 작업을 AI가 일정 부분 대체 하게 될 때, 우리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나타났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면, ‘잡아타야 한다’고 생각해요. 큰 파도가 오면 그 파도 위에서 놀아야지 그 속에 파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고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형태로 바닥에 잠식될 수 있거든요. 현재의 기술적 변화와 시각적 진 화가 함께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숏폼 콘텐츠와 같은 트렌드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상업적 흐름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춰 우리의 역량을 정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제가 여러 인터뷰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많은 분들이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러한 두려움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들의 경우도 변화를 느리게 수용한 분들과 빠르게 적응한 분들 간 부의 축적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어요. 이와 같은 관점에서, ‘AI가 제공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경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직접 사용해보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