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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리스크의 시대,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법

리스크와 크리에이티브는 어디서 만나는가

Dialogue

 

리스크의 시대,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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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훈 캠페인플래너, 정신영 카피라이터, 고보민 CX스포츠1팀, 서영석 CX스포츠1팀

좋은 아이디어도 세상에 나오는 순간 예상치 못한 시선과 마주한다. 작은 표현 하나도 변수가 될 수 있기에, 기획자들은 위험을 체계적으로 감지하고 빠르게 대안을 찾아나간다. 다양한 시선과 문화적 맥락을 두루 헤아리며 글로벌 캠페인을 설계해 온 네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읽고 대응하는 기획자의 감각을 물었다.

1. 시대의 언어를 감지하다

Q. 시대마다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이 달라지죠. 지금 이 시대의 감수성을 읽는 방식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홍지훈예전에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나’ 고민했다면, 요즘에는 반대로 사람들이 ‘무엇을 싫어하나’, ‘무엇을 질려 하나’라는 물음에서 접근하는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싫은 것을 피하는 데서 재미있는 방향성이나 인사이트가 나올 때가 많고요. 한국관광공사 캠페인에도 이런 접근이 많이 시도되었는데요. 케이팝과 드라마 스타들을 통한 한국 홍보 방식에 사람들이 질릴 수도 있으니, ‘K-예술’ 작가님들과 아트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죠.

정신영요즘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안목도 높아지면서 광고에 대해 준전문가 수준으로 의견을 표시하는 플랫폼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특정 집단, 지역, 문화에 대해 어떤 고정관념이 숨어 있는 건 아닌지, 어떤 걸 대상화하는 건 아닌지 사람들이 빠르게 읽어내거든요. 때론 오해하기도 하고요. 저조차도 콘텐츠를 접하다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어서, 내가 놓치고 있는 시선은 없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서영석저희 팀은 스포츠 행사나 이벤트처럼 BTL 관점의 캠페인을 많이 하는데요. 요즘은 ‘얼마나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워낙 스포츠 종목도, 브랜드 이벤트도 많잖아요.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인지, 커뮤니티를 위해 브랜드가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 진심으로 보여주어야 하죠.

Q. 최근에는 브랜드에 더 높은 윤리적 민감성이 요구되고 있어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가 있나요?

고보민기아〈FIFA 월드컵 2026 OMBC(Official Match Ball Carrier)〉캠페인은 아이들이 캠페인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글로벌 캠페인보다 훨씬 더 세심한 기준이 필요했어요. 부모 동의나 안전한 촬영 환경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촬영 시간이나 이동 동선도 아이들의 컨디션을 먼저 고려해 설계했죠. 실제 현장에서도 좋은 장면을 하나 더 얻는 것보다 아이가 피곤해하면 촬영을 줄이는 판단이 우선이었어요. 예전에는 제작 완성도와 일정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참여자의 경험과 보호’ 자체가 제작 의사결정의 기준이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아요.

홍지훈글로벌 캠페인의 경우 십여 개의 언어로 번역을 거쳐야 하는데, 검수자마다 판단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잖아요. 정말 문제가 될 수 있는 단어가 섞여 있진 않은지 따져보는 일이 어려웠는데요. 지금은 AI에 나라별, 연령별로 수십 개의 페르소나를 입력해 두고,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지 파악해요. 모든 사람을 직접 만나볼 수는 없으니, 언어에 대한 리스크를 평가하는 데 AI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죠. 정확도가 꽤 높아요.

정신영넷플릭스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당시 선거철이라 〈유재석 캠프〉 라는 프로그램의 로고 컬러를 최대한 중립적으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내부 가이드가 워낙 분명하고 중요한데도, 국내 상황을 이해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했어요. 요즘은 협력사가 다 같이 매의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해요.

Q. 좋은 아이디어도 기획 단계에서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받아들여져 부정적 이슈로 번질 수 있는데요. 다양한 시선, 특히 해외 소비자의 시각까지 입체적으로 반영해 점검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내부 기준이나 프로세스가 있나요?

정신영프로젝트마다 해외 경험이 있거나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요. 서로가 검수자처럼 언어, 컬러, 노출의 정도가 다른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이야기하는 과정을 매일 거쳤어요. 특히 서로 자유롭게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이 중요했어요. 사소해 보이는 의견 하나가 미처 보지 못한 시선을 발견하게 하고, 실제 문제가 되기 전에 리스크를 막아주기도 하니까요.

서영석글로벌 캠페인에서는 한쪽의 시선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어요. FIFA의 규정과 기아의 글로벌 디렉션을 기준으로 삼되,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권역과 참가 국가의 의견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저희가 먼저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국가별 브리핑 세션을 진행한 뒤, 각 시장에서 문화적·사회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요소를 다시 피드백 받는 방식이었죠. 같은 표현도 국가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을 만드는 것보다 여러 관점에서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과정 자체를 프로세스로 만드는 게 중요했습니다.


 

2. 섬세하게 설계하는 리스크 관리

한국관광공사 〈Let’s say ‘JINJJA’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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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훈 캠페인플래너, 정신영 카피라이터

Q. 실제 캠페인의 과정도 소개해 주세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한〈Let’s say ‘JINJJA’ in Korea〉,〈Let’s say ‘DAEBAK’ in Korea〉는 한국 여행의 매력을 높이는 글로벌 캠페인이었는데요. 한국의 감탄사인 ‘진짜’와 ‘대박’이라는 표현을 캠페인 전면에 내세운 의도가 궁금해요.

정신영요즘 K-콘텐츠가 널리 알려지면서 한국어를 정확히 알지 못해도 ‘진짜’, ‘대박’ 같은 표현은 익숙한 외국인이 많아졌어요. 한국을 여행하며 보고, 먹고,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에서 튀어나올 법한 말을 찾았고, 그중에서도 ‘진짜’와 ‘대박’은 상황에 따라 여러 의미와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관광지를 일방적으로 소개하기보다, 여행자가 한국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쓰게 되는 것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고 싶었어요.

홍지훈표면적으로는 감탄사를 알려주는 콘텐츠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세미-논버벌(Semi-Nonverbal)’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어요. 오해를 낳을 수 있는 긴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도 전 세계가 느낄 수 있는 걸 만들어보고 싶었죠.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맛있는 건 표정만으로 다 느껴지거든요. 멋있는 걸 봐도 마찬가지고요.

Q. ‘대박’ 편은 청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충청·전라권을, ‘진짜’ 편은 대구국제공항에서 출발해 강원·경상권을 보여주었어요. 지역별 로케이션을 선정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홍지훈지역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피하고자 ‘어떤 지역에 가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부러 생각하지 않았어요. 인형 뽑기나 달고나처럼 한국 전체에서 통용되는 장면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색이 옅어진 광고가 나온 것 같아요.

정신영처음에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지역별 방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향도 있었어요. 재미있는 아이디어였지만, 특정 지역을 하나의 말투나 이미지로 규정하는 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지역 분들은 그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걸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지역성을 재미로 소비하기보다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말을 사용하려고 했어요. 액티비티와 관광지도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있게 배분하면서, 동시에 유명 관광지를 나열하기보다는 여행자가 직접 경험했을 때 '진짜', '대박'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한 장소를 찾으려고 했어요.

Q.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등장인물의 연령·인종·성별 밸런스를 어떻게 고려하셨나요?

정신영옛날에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모습이 제한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국적의 남녀노소가 오는데요. 그 모습이 다행히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과 잘 맞았어요. 어떤 인종, 성별, 연령대가 한국 여행자를 대표하는 걸로 보인다면 그걸 보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한국은 저런 사람들만 가는 건가’라고 오해할 수도 있잖아요. 의도적으로 다양한 인물을 넣었어요.

홍지훈여행 구성원도 에피소드마다 다르게 설정했어요. ‘대박’ 편에는 가족이, ‘진짜’ 편에는 친구들이 나와요. 특히 외국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인종이 섞여서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다양한 그룹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가 보더라도 ‘저기에 나도 놀러 갈 수 있겠다’라는 공감을 형성하는 게 목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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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Let’s Say ‘DAEBAK’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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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Let’s Say ‘JINJJA’ in Korea’

Q. 영상에는 다양한 국적의 출연자가 등장하는데요. 문화적 차이에 따른 오해가 없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정신영한국관광공사에서 쌓아온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전달받아서 달달 외울 정도로 숙지했어요. 모델 캐스팅부터 기획서까지 단계마다 피드백을 받아서 점검할 수 있었고요. 저희에게는 무난해 보이는 반바지도 어떤 문화권에서는 노출로 여겨질 수 있고, 술을 마시지 않고 드럼통만 놔두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하거든요. ‘의도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보기보다는 다른 문화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사전에 확인하거나 현장에서 바로 수정하려고 했어요.

홍지훈현장에서도 모델이 은연중에 하는 몸짓을 두더지 잡기 하듯 모니터링했어요. 조금이라도 오해의 여지가 보이면 바로 수정했고요. 광고 특성상 감탄사와 표정 연기가 중요하다 보니 애드리브를 많이 요청했고, 그만큼 어떤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살펴야 했어요.

Q. ‘진짜’, ‘대박’ 같은 감탄사는 상황에 따라 의미와 감정의 온도가 달라지는데요. 번역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그 뉘앙스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정신영의미와 감정을 시각적으로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대박’이라도 크다, 아름답다, 감동적이다 등 다양한 뜻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려고 폰트의 크기, 형태, 문장 부호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질감을 다르게 하거나 통통 튀는 효과를 더하는 등 감정의 종류나 크기를 느낄 수 있도록 후반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고요. 아빠와 아이가 딱지치기하는 장면에서 ‘대’와 ‘박’이 서로 손뼉을 치는 효과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어요.

Q. 문화적 감수성을 섬세하게 고려하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았어요. 위험 요소를 방지하면서도 캠페인을 즐길 수 있도록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 나갔나요?

정신영캠페인을 진행하며 세운 원칙이 있어요. “틀리지 않는 것만이 리스크 관리가 아니다”라는 거예요. 공공 캠페인이 문화나 언어를 다루는 데 신중해야 하는 건 맞지만, 모든 표현이 안전한 방향으로 가다 보면 아무도 불편하지 않은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광고가 될 수 있는 거죠. 제작팀에게는 광고의 재미가 없어지는 것 자체도 리스크였어요. 어느 선까지 과감해질 수 있는지, 그 경계를 탐색하는 과정이었어요.

기아 〈2026 FIFA 월드컵™ OMBC 캠페인: The 49th Team〉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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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026 FIFA 월드컵™ OMBC 캠페인: The 49th Team’

Q. 이번에는 기아 월드컵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 싶어요. OMBC가 무엇이고,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를 어떻게 하나의 캠페인으로 확장하셨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고보민OMBC(Official Match Ball Carrier)는 월드컵 매 경기에서 유소년이 공인구를 들고 심판과 함께 입장해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FIFA 공식 프로그램입니다. 기아는 2017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OMBC를 경기 당일의 일회성 경험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글로벌 캠페인으로 확장했습니다. 각국의 참가자 선발부터 미국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 ‘OMBC Cup’을 통한 교류, 그리고 실제 월드컵 무대에 서는 순간까지를 하나의 여정으로 설계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을 단순한 프로그램 참가자가 아닌, 캠페인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Q. 월드컵 48개 참가국에 이어 OMBC 아이들을 49번째 팀으로 지칭한 콘셉트는 어떤 의도에서 나왔나요?

서영석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점이었어요. 여기에서 착안해 전 세계 OMBC 아이들을 ‘The 49th Team’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48개 팀이 각자의 국가를 대표해 경쟁한다면, 49번째 팀은 국적과 문화가 다른 아이들이 축구라는 공통의 언어로 연결되는 팀인 거죠.

고보민이 콘셉트는 기아가 이번 월드컵에서 이야기하는 ‘Inspiration connects us all’이라는 메시지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됐어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처음 만나고, 함께 축구하고, 친구가 되어 월드컵 무대까지 가는 과정 자체가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브랜드가 메시지를 설명하는 대신 아이들의 실제 경험을 통해 보여주는 것, 그게 49번째 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참여 아동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기준들을 중요하게 고려하셨나요?

서영석총 104명을 선발했는데요. OMBC 컵으로 선발하는 70명은 축구에 대한 실력과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중요하게 보았어요. 아무래도 축구 대회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아이들의 실력 편차가 크지 않아야 했거든요.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일반 OMBC의 경우에는 장애 아동을 포함해 성별, 연령 등 다양성을 중점에 두었어요.

고보민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 경험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는가’였습니다. 월드컵 무대에 서는 순간은 아이들에게 평생 기억될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카타르 월드컵 OMBC로 참여했던 한 아이가 이후 전북현대 유소년팀에 입단해 한국 축구의 유망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OMBC가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OMBC 프로그램은 다양한 국가에서 온 유소년 참가자의 경험을 섬세하게 고려하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특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고보민행사를 진행할 때 항상 고객의 다양한 문화를 고려해야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식단에서는 베지터리언이나 할랄 옵션을 준비했고, 종교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일정에도 세심한 조정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참가자의 경우 라마단과 프로그램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확인하여 OMBC 컵 대회 일정을 세팅했어요.

서영석참여하는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요소가 많았으면 했어요. 아이들은 기아의 모델이면서, 고객이기도 하니까 콘텐츠 촬영 자체가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팀워크를 다지는 밍글링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언어도 다르고 축구 외에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실제 축구 선수처럼 아이들의 트레이딩 카드를 만들어 서로 교환하게 했고, 카드를 다 모으면 레전드들의 사인 유니폼을 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어요.

Q. OMBC처럼 여러 국가, 다양한 이해관계자, 오프라인 현장을 아우르는 복잡한 프로젝트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끊임없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리스크를 관리하고 대응하나요?

고보민미국 LA에서 OMBC 컵을 준비할 때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참가자들의 비자였어요. 국가마다 발급 절차와 소요 기간이 달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했지만, 결국 비자 문제로 한 국가가 참여하지 못하게 됐죠. 다만 이런 상황을 사전에 리스크 시나리오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국 수가 변경됐을 때 바로 대진과 운영안을 재구성해 전체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서영석사전에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게 제일 이상적이지만, 현장에서는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때가 많아요. OMBC는 공인구가 들어오고 나가는 장면이 가장 중요한데, FIFA 규정으로 인해 직접 촬영이 불가했어요. 앵글을 사전에 조율하고, 승인을 요청하고, 리허설을 최대한 촬영할 수 있게끔 체계적으로 준비했는데도 현장 상황은 달라지더라고요. 결국 추가 촬영 일정을 빠르게 조율했고, 솔루션을 계속 찾아 나가는 과정으로 바빴던 것 같아요. 제작 환경을 직접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대안을 찾는 게 저희의 직업이죠.

Q. 언어도, 문화도 각기 다른 만큼 작은 표현에도 섬세한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러한 고려가 콘텐츠에는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서영석아무래도 글로벌 캠페인이다 보니 특정 언어나 문화에서 이해되는 표현보다는 아이들의 긴장감, 설렘, 승패의 감정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글로벌 캠페인으로서는 아이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로컬 콘텐츠의 경우 각 국가 아이들이 어떻게 선발되었고, 레전드와 어떻게 교류했는지에 집중했죠. 연출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으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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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스포츠1팀 고보민 시니어매니저, 서영석 매니저

3. 리스크를 다루는 기획자의 균형 감각

Q. 캠페인을 경험하며 쌓인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사이트가 궁금해요. 소비자의 반응이 예상과 달랐던 순간이 있다면 그 대응의 과정도 함께 들려주세요.

고보민기아에서 월드컵 경기장의 차량 부스에 출전 국가의 데칼을 적용한 적이 있는데요. 48개국의 데칼을 차종에 맞게 디자인하고 법인 피드백도 미리 받았어요. 그런데 진행 중에 한 법인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부스 거울에 비친 튀르키예 데칼의 초승달과 별 위치가 반전되어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거였죠. 바로 데칼을 제거하고 사전 프로토콜에 따라 대응했던 기억이 나요. 디자인 단계에서는 발견할 수 없던 현장의 문제도 빠르게 확인하고 대응해야 했죠.

Q. 한편으로 안전함을 좇다 보면 크리에이티브의 과감함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데요. 어떻게 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홍지훈A/B 테스트의 개념으로 두 가지 안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치킨 브랜드의 순살 제품을 다루었는데, 제작팀에서는 뼈 치킨을 공격하는 센 크리에이티브를 제안했거든요. 기획 입장에서는 리스크로 느껴졌어요. 뼈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도 세상에 많잖아요(웃음). 결국 과감한 안과 안전한 안을 동시에 제작해서 온에어했고, 반응을 비교해 볼 수 있었죠. 두 가지 안이 모두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으면 바로 헤징할 수도 있었고요.

정신영리스크 관리의 목적은 크리에이티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갈 수 있는 범위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매체에 따라서도 그 범위와 위험도가 달라지고요. TV 광고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디어로 제작하는 반면, 디지털에서는 같은 주제라도 타깃에 맞춰 좀 더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있어요. 결국 ‘위험하니까 하지 말자’보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결국, 리스크를 감지하는 기획자의 능력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나요? 배경도, 입장도 다른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까지 두루 헤아리는 이 감각을 유지하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요?

고보민리스크 매니징이 정말 뛰어난 사람들은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본인의 관점을 떠나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기에 리스크를 잘 탐지하는 거죠. 모르는 걸 계속 질문하고 되새기는 태도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서영석적재적소에 어떤 질문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전에 리스크를 전부 파악해서 A부터 Z까지 대응을 준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요. 새로운 상황은 계속 생겨나는데, 어떤 질문을 던져야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야 하죠.

정신영광고인들은 우리끼리 아는 문법과 감각에 매몰되기 쉽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은 알고리즘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TV도 즐겨보는 채널만 보지 않고 하나하나 돌려봐요. 할머니들이 나오는 프로그램부터 범죄물, 동물 예능, 홈쇼핑까지요. 인스타그램과 달리 TV에서는 전혀 다른 세대와 취향을 만나게 되거든요. 모든 사람의 입장을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시선이 있지 않을까?’라고 계속 질문하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홍지훈주변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파악해 두려고 해요. 같은 기획자더라도 누구는 숫자에 밝고, 누구는 그림을 잘 캐치하고, 누구는 언어적으로 강하죠. 저만 혼자 알고 고민한다면 한 관점으로만 이 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잖아요. 어떤 사람과 논의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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