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공익 광고의 새로운 접근법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한
농촌 살리기 공익 캠페인 프로젝트
최근 ‘농촌이 미래’라는 테마로 한 TV 기획 방송과 일간지 특집 기사가 부쩍 늘고 있다. 자국 생산 식량량의 감소와 농촌 인구 노령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국가 경쟁력 상승과 청년 일자리 해소를 위해서도 농촌 가치에 대한 재고는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반 국민이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공익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책 홍보를 나열하는 방식의 기존 공익 광고와 달리 이노션 월드와이드만의 위트를 넣어 젊은 층에 어필함으로써 공익 광고의 틀을 깼다는 평을 얻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한 이노션의 공익 캠페인을 소개한다. 본 프로젝트는 캠페인1본부 소속 이영진, 정인수, 이로운 이상 3명과 원혜진ECD팀 소속 원혜진, 임현철, 강태영, 박철원, 서민정 이상 5명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울러 ‘농업이 미래다’ 주제 편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홍보담당관실의 정은주 서기관이, ‘꽃에는 힘이 있다’ 주제 편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방도혁 사무관이 함께했다.
이번 공익 캠페인은 크게 두 개의 주제로 나뉜다. 농업 농촌 가치 확산을 테마로 한 ‘농업이 미래다 : 농업은 미래로 청년은 농업으로’와 ‘꽃 생활화를 위한 대국민 홍보’를 테마로 한 ‘꽃에는 힘이 있다’가 그것이다. 두 개의 주제는 다시 소주제들로 나뉘어 농촌의 가치와 모습에 대한 재고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펼쳐진다.
그중 꽃 생활화 캠페인에서는 ‘꽃이 불필요한 낭비’라는 선입견을 바꾸고자 했다. 개업식 증정에 쓰이는 허례허식이라는 이미지를 교체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 대신 구애, 감사 등의 코드를 활용해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고자 했다.
예컨대, ‘꽃에는 힘이 있다-특별하지 않은 날’ 편에서는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바쁘고 각박한 현실로 인해 잊고 지낸 꽃이라는 존재를 연인의 이야기를 통해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환기시킴으로써 꽃은 우리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인기 배우 이동욱과 임주은이 연인으로 등장해 꽃과 사람의 연결, 꽃의 메시지를 더욱 완성도 있게 담아냈다는 평이다. 광고를 처음 선보인 뒤 4일 만에 페이스북 및 유튜브 기준 합계 18만 9,000회 뷰를 기록했고, 광고 전문 사이트 TVCF에 크리에이티브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일반 대중과 전문가 모두로부터 성공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Interview
INTERVIEWEE
정인수│1본부PM그룹, 임현철│원혜진ECD팀
Q. 내부적으로 기존 공익 광고에 대한 문제점을 어떻게 인식했나요?
정인수기존 공익 광고가 지루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년을 위한 캠페인을 보여줘야 하는데 정작 청년들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 면에서 캠페인의 주 타깃인 청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유머를 섞어 제작하려고 했습니다. 아울러 감성적인 스토리를 엮은 드라마 형식을 시도하려 했고요.
임현철청년들이 보고 재미있어 스스로 퍼 나를 수 있다면,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에 더 귀 기울여 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청년들의 공감을 부를 수 있어야 했죠.
Q. 캠페인 제작 과정 중 특별한 기억이 있나요?
정인수시장에 가면 나이 많으신 상인들만 있을 것 같지만, 실제 젊은 상인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가게 이름도 재미있게 짓는 등 해외 선진 사례를 접목해 그들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죠. 청년 취업이 사회 문제인 요즘, 청년들에게 농촌이 갖고 있는 가능성이란 화두를 던져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청년이나 여성의 농촌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요.
임현철캠페인에 적합한 실제 농부를 찾던 중 모델 일을 겸하고 있는 여성을 알게 됐습니다. 저희가 농촌이나 농부를 바라보고자 하는 방향과 그분의 실제 생활 방식이 절묘하게 맞았던 것이죠. 또 저희가 만난 분 중 감자 농사를 짓고 계신 분이 계셨는데, 언뜻 보아도 농사일을 전혀 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도회적인 이미지셨어요. 저희와 미팅을 하는 동안 농업이 얼마나 가치 있는 분야 인지를 진정성 있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현지인들과의 마찰이나 그로 인한 고충은 없었나요?
임현철아이디어가 재미있긴 하지만, 그로 인해 마치 농부들이 편한 삶을 살고만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현지인분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상당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Q. 이번 공익 캠페인을 제작하며 든 소감이 있을까요?
정인수광고가 상업적 목적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을 발견하고 좋은 취지를 끌어내는 것 역시 우리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공익 캠페인은 사회상을 담는 창이라고 생각해요. 그 시대의 흐름이 보이는 것이죠. 이번 캠페인 역시 훗날 현재의 모습을 가늠해 보게 될 테고요.
임현철광고 제작 과정에서는 클라이언트와의 논쟁이 있기 마련인데, 농촌 관계자분들은 광고 관련 경험이 없으시다 보니 저희의 아이디어를 들으며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광고적 발상 특성상 재미를 위해 과장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것이죠. 농부들이 트랙터 타고 항의하러 올라온다며 하시고…. (웃음) 그 밖의 진행 과정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정은주 서기관님의 중재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댓글 반응이 있나요?
정인수고등학생이 남긴 글인 듯한데, “이제 우리 공부 말고 농부?” 라고 말한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그 밑으로 친구들도 반응을 보였고요. 그런 어린 학생들까지 저희 캠페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을 보며 ‘이번 작업이 성공했구나’ 싶었죠.
임현철“정부도 이제 일 좀 하는 것 같다”라는 댓글을 재미있게 봤어요. (웃음) 웃자고 하는 얘기일 텐데 그래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