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광고를 통한 파급력
전 세계 1억 3,000만 명이 시청하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은 그 파급력으로 인해 동시간대 진행되는 광고 전쟁으로 유명하다. 세계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은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슈퍼볼 광고를 제작했다. 이에 따라 이노션 역시 8회째 슈퍼볼 광고에 참여하며 두 편의 광고를 선보였다.
이노션, 슈퍼볼 2018 현대, 기아차 광고 제작
2018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슈퍼볼이 2월 5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US 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슈퍼볼은 미국 최대의 스포츠 축제이자 광고계 최대 이벤트로 손꼽힌다. 매년 시청자 수가 1억 명이 넘는 만큼 30초당 광고 단가는 500만 달러(약 54억)에 달한다. 이번 슈퍼볼 광고 시간대에 방영된 광고는 이노션 미국법인과 지난해 이노션이 인수한 D&G에 의해 두 편으로 제작됐다.
IWA가 제작한 현대자동차 광고 ‘Hope Detector’는 슈퍼볼 2018 경기 중계 방송 시 온에어된 총 65개 광고 가운데 9위로 선정되며 자동차 브랜드 부문에서는 토요타 광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광고는 미국시장 내 현대차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Hope on Wheels’를 소재로 활용, 슈퍼볼에 앞서 마련한 이벤트를 60초 분량의 광고물로 영상화한 것이다. ‘Hope on Wheels’는 현대차 판매 차량 한 대당 딜러가 14달러를 적립하고 현대차의 매칭 방식을 통해 소아암 관련 기부금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편 D&G가 제작한 ‘Feel Something Again’ 캠페인은 오래된 브랜드들이 많은 자동차 업계에서 기아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스팅어를 활용해 기아자동차 브랜드만의 신선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사회 공헌 강조한 현대자동차 ‘Hope Detector’
‘Hope Detector’ 캠페인은 미국시장 내 현대차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Hope on Wheels’를 소재로 활용해 슈퍼볼에 앞서 마련한 이벤트를 60초 분량의 광고물로 영상화한 것이다. ‘Hope on Wheels’는 현대차 판매 차량 한대당 딜러가 14달러를 적립하고 현대차가 매칭 방식 등으로 소아암 관련 기부금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광고의 배경은 슈퍼볼 2018 체험 행사가 열린 미니애폴리스 컨벤션 센터. 출입구 보안 검색대를 통해 행사장에 입장하는 관람객 중 현대차 고객을 선별해 별도 부스로 이동시킨다. 추가 보안 검색을 예상하는 현대차 고객에게 소아암 아동 가족들의 깜짝 감사 메시지 영상을 보여주고 이어서 소아암 완치 가족들이 실제로 등장해 감동적인 만남을 가진다. 이노션은 이 특별한 만남을 담은 영상을 경기 중 4쿼터에 공개했다.
INTERVIEW
1.
‘Hope Detector’
조 레이노소 Joe Reynoso Associate Creative Director / IWA
알바로 소토 Alvaro Soto Sr. Copywriter / IWA
Q. 슈퍼볼 2018 광고 제작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주안점을 두었나?
미국 내 암 연구 지원금 중 단 4%만이 소아암 연구에 쓰인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모든 현대자동차 판매량에 대해 기부를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는 1억 3,000만 달러를 기부한 상태로, 현대자동차의 ‘Hope on Wheels’ 기부 프로그램은 수많은 생명을 살렸지만 많은 이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더욱이 현대자동차 소유주들조차 몰랐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 내 가장 큰 무대를 빌어 슈퍼볼에 입장하기 위해 통과하는 금속 감지기를 희망 감지기로 치환해 보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고객이 단순히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것이 아닌, 어느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희망을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
Q. 캠페인 성격의 광고를 선보인 특별한 이유가 있나?
1억 3,000만 미국인들의 시선을 고정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높은 주목도를 확보해 현대자동차 한 대가 팔릴 때마다 소아암과 싸우는 아이들에게 기부된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말이다.
Q. 기존 슈퍼볼 광고들이 갖는 일반적인 특징과 비교해 이번 광고가 갖는 차이점이 있나?
공통점도, 차이점도 많다. ‘Hope Detector’ 광고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선보인 슈퍼볼 광고의 맥락을 이어 오고자 한다. 브랜드의 액션으로 실제 관중들을 놀라게 하는 방식이다(2017년 현대자동차는 해외 파병군인 3명이 현장 막사의 원형 스크린 앞에 앉아 VR 고글을 쓰고 슈퍼볼이 열리는 미국 휴스턴 NRG 경기장에 앉은 각자의 가족들과 함께 슈퍼볼을 관람하는 깜짝 이벤트를 담은, 애국과 가족 간의 사랑을 테마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 캠페인 광고를 내보냈다). 지난해 3명의 영웅을 놀라게 했다면 올해는 수백만을 놀라게 한 셈이다. 바로 우리 고객들 말이다. 지난해 광고는 슈퍼볼 당일에 제작됐지만 올해는 슈퍼볼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있었던 슈퍼볼 익스피리언스 연계 행사 기간에 이루어졌다. 우리는 모든 현대차 소유주들을 슈퍼볼 영웅으로 변모시켰다. 우리에게 주어진 60초의 광고 시간을 고객에게 할애했고, 그들을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설령 스스로는 그 공을 몰랐다 해도 말이다.
Q. 이번 광고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슈퍼볼 캠페인을 위한 무대 장치를 한 달도 채 안 돼 만들어 냈다. 이건 상상 불가한 속도로 큰 산을 옮긴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 미디어, 프로덕션 회사와 에디터들이 모두 슈퍼볼의 기적을 위해 합심해서 일했다. 얼마나 지독하게 추운 나날들이었는지 모른다. (웃음)
Q. 이번 광고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면?
이번 슈퍼볼 광고가 나가기 전과 후를 비교한 결과, ‘Hope Detector’라는 광고를 통해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크게 제고시켰다. 이를테면 소비자들은 더욱 이 브랜드에 흥미를 갖게 됐고, 더 높은 브랜드 선호도를 보였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접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 차주임이 자랑스럽네요”, “이제껏 최고의 슈퍼볼 광고 군요”, “눈물이 흐릅니다.” 등. 또한, 이 광고는 전체 온라인 재생수가 예상치를 웃돈 2천670만 뷰를 기록했고, USA투데이의 에드미터 지표에 9위로 랭크되었다 (이는 자동차 브랜드로서는 역대 2번째로 높은 랭킹이다). 또한, 브랜드 고려도가 4%, ‘현대차가 다른 브랜드보다 우수하다’는 선호도가 8% 올랐으며 공식 홈페이지의 일요일 평균 방문자 수가 70% 이상 증가했다. 이 광고가 경기장 내 대형 스크린에 보일 때 생생한 현장 반응을 목격할 수 있었다. 수천 명의 축구 팬들이 우리의 아이디어에 손뼉치고 환호했다. 대중에게 처음으로 영상을 공개하는 자리였기에 매우 감동스러운 순간이었다.
기아자동차 ‘Feel Something Again’
기아자동차 스팅어는 출시와 함께 자동차 애호가뿐 아니라 비평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기아자동차의 이목을 대중 전반으로 확산시키고, 그 효과를 브랜드 차원으로 확장함으로써 스팅어의 차별화된 특성을 강조시키고자 했다. 3쿼터에 공개된 60초 분량의 ‘Feel Something Again’편은 전설적인 록밴드 에어로 스미스 Aerosmith의 리드 싱어 스티븐 타일러 Steve Tyler가 혼자 기아자동차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탑승한 후, 돌연 후진으로 트랙을 질주하며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을 통해 타깃인 남성 소비자들의 꿈과 감성을 일깨운다는 ‘Fueled by Youth, A State of Mind’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는 평이다. 이 영상은 2월 1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어 슈퍼볼 경기 전부터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INTERVIEW
2.
‘Feel Something Again’
데이빗 안젤로 David Angelo Founder Chairman / David & Goliath
Q. 광고를 제작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주안점을 두었나?
지난 9년간 기아자동차에 있어 슈퍼볼 경기는 새로운 차량을 선보이는 최적의 플랫폼이자 브랜드의 성장 모멘텀을 전하는 자리였다. 스팅어는 기아자동차 차량 중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성능을 갖춘 만큼 우리는 스팅어를 통해 기존의 카테고리를 파괴하는 동시에 운전자들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새롭게 창조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처음 스팅어를 접했을 때 느낀 바로 그 감흥이었다.
Q. 기존 슈퍼볼 광고들이 갖는 일반적인 특징과 비교해 이번 광고가 갖는 차이점이 있나?
슈퍼볼이 열리기 한 달 전부터 시행해 사람들이 슈퍼볼을 즐기는 분위기에 서서히 빠져들도록 했고, 커다란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다는 의미 그 이상이 되도록 이 경험을 연결해 나갔다. 캠페인 실행 아주 초기부터 기아자동차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라는 면모를 확고히 했다. 이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이자, 지난 18년 동안 우리가 브랜드의 모든 접점에서 견지해온 부분이기도 하다. 신나게 춤추는 햄스터 무리가 등장하는 광고 시리즈부터 농구 선수 블레이크 그리핀 Blake Griffin이 골대 아래 주차된 옵티마 너머로 덩크슛을 하는 장면, 미국 코미디언이자 배우 멜리사 매카시 Melissa McCarthy에게 기아자동차 니로를 타는 것으로 다사다난한 환경 보호 운동 동참을 대신할 것을 제안하는 스토리 등이 좋은 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속성을 담고 있는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속한 ‘풀-사이즈 세단’이라는 카테고리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재창조할 것인가를 해결하고자 했다. 결국 스팅어는 사람들이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이제까지 와는 달리 진중하고도 서사적인 느낌을 살리기로 했다. 자동차 하면 생각나는 고속 주행과는 정반대로 묵직하면서도 전혀 기대하지 못한 것으로 말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파워와 퍼포먼스를 최대한 색다르게 표현하고자 한 콘셉트가 시작됐다.
Q. 이번 제작 편에 특별한 의미가 숨어 있다고 들었다.
슈퍼볼이라는 기회가 다른 자리보다 특히 훌륭한 점은 우리의 콘셉트가 다양한 층위의 방식에서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거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에 어떤 식으로든 영감을 받으며 경험할 수 있는 작은 서프라이즈 요소를 가미했다. 이른바 전설적인 ‘백 마스킹 Back masking’의 활용이랄까. 백 마스킹이란 70년대 록 음악에 비밀스러운 메시지를 숨겨두는 것을 일컫던 말인데, 스티븐 타일러가 그의 메시지를 직접 캠페인에 녹이기도 했다. 관중들이 이 광고를 유튜브로 보면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될 텐데, 그 특정 부분을 거꾸로 재생해야만 진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이는 브랜드의 온라인 채널에서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Q.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로큰롤 정신을 가진 유명인을 섭외하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 이 콘셉트에 동의할 용기가 있을 뿐 아니라 ‘젊은 시절의 자신’을 구현해낼 우리를 믿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티븐 타일러가 초기 시절에 찍은 수많은 사진을 보면서, 세세한 살결부터 눈꺼풀, 각기 다른 머리카락의 층 등 매우 꼼꼼하게 디테일을 챙겼다.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스티븐이 수긍을 못 한다면 큰 문제일 테니까.
Q. 광고 방영 이후 시청자 등으로부터 받은 인상적인 코멘트가 있나?
우리가 성취한 최고의 목표는 자동차와 관련된 가장 인기 있는 웹사이트에서 기아자동차의 트래픽 기록을 경신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슈퍼볼 현장에서 이 광고를 선보이자마자,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방문한 넘버 원 차량 브랜드’에 선정됐다. 끝내주는 광고였다고 수많은 딜러들이 쉴새 없이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보내주었다. 이는 설문조사 결과를 넘어선 살아있는 지표였고, 브랜드와의 친밀감을 강화하고 기아자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성장 모멘텀을 가늠케 하는 관심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