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ary
사운드로 완성하는 광고 캠페인
백 그라운드 음악을 뜻하는 BGM Background Music이나 다양한 소리 효과 Sound effect처럼 소리도, 종류도 다양한 사운드는 광고 캠페인에 있어 단지 하나의 장치 요소일까? 아니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일까? 이노션이 제작한 광고 캠페인 제작기를 통해 알아보는 사운드의 역할과 그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1.
캠페인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사운드 활용법
PROJECT
현대해상 기업PR ‘마음이 합니다’
& 현대해상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캠페인
INTERVIEWEE
박진희 팀장 AE INNOCEAN
COMMENTARY 1ㅣ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자산화하기 위한 기업 PR ‘마음봇 캠페인’
진정성 있는 보험 전문가를 지향하는 현대해상은 ‘마음이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기업 PR 캠페인을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2017년 시작된 마음봇 캠페인은 핵심 키워드인 ‘마음’을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공감되게 전달해서 기업 철학에 대한 동의와 지지를 얻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한 할아버지의 손에서 만들어져 한 번도 세상을 구경해본 적 없는 로봇(마음봇)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세상 밖에 처음 나와 인간의 마음이 가진 힘에 경이로워하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캠페인을 통해 잊고 있던 마음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자 했고, 총 5편의 광고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다만, 캠페인의 메시지를 ‘인간이 가진 가장 강한 힘’,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힘’, ‘인간이 가진 가장 따뜻한 힘’으로 다소 원론적인 마음의 중요성에 초점을 두다 보니 보험과 현대해상에 대한 연결성이 다소 약하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2018년 캠페인은 마음봇은 유지하되, ‘보험=가족’이라는 보험의 업 業의 본질 안에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는 전략하에 마음봇이 가족에 입양되어 가족 간의 마음을 깨닫고 이해하는 이야기로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캠페인 테마가 ‘2018년 가장 든든한 마음 이야기, 소중한 사람을 위한 마음 곁에 현대해상이 있습니다’ 입니다. 다른 보험사와 달리 현대해상은 기업 PR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빅모델 전략을 배제했습니다. 대신, 손에 잡히지 않는 ‘마음’을 각인시키고, 스토리텔링 화법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귀여운 캐릭터를 등장시켰습니다. 그로 인해 공감과 따뜻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었고, 캐릭터가 선보이는 다양한 움직임과 역할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2017년부터 이어져온 마음봇 캠페인은 소비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며 ‘마음이 합니다’ 슬로건의 인지율 상승과 브랜드 선호도 증가, 따뜻함이 연상되는 브랜드 이미지 형성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COMMENTARY 2ㅣ
브랜드 상기도를 높이고 강한 인상을 남기고자 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캠페인’
자동차보험은 다른 보험과 달리 1년마다 갱신해야 하고, 가입 조건이나 설정이 어렵지 않다는 특성이 있어 직접 가입하는(다이렉트) 시장이 늘고 있고 그만큼 경쟁 또한 치열합니다. ‘Call to action’을 유도하는 것이 다이렉트 마케팅의 특성이긴 하나, 자동차보험은 차를 구매하는 시점 또는 갱신 시점이 있으므로 광고를 본 즉시 가입으로 연결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가입/갱신 시점에 자연스럽게 ‘현대해상 다이렉트’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가장 유효하다는 판단 아래 브랜드 상기도 증진이라는 캠페인 목표를 정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현대의 운전자들은 현대해상 다이렉트’, ‘현대적인 다이렉트, 현대해상 다이렉트’라는 콘셉트를 도출했습니다. ‘요즘 운전자’, ‘앞선 운전자’를 내포하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 ‘현대의 운전자들’이라는 표현을 통해 폭넓은 타깃을 공략하고, ‘현대적’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해상 브랜드를 쉽게 연상시키게 하는 동시에 경쟁사와 차별화된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COMMENTARY 3ㅣ
캠페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의 차이
마음봇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마음봇 캐릭터가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끌어나감에 있어 과연 그 목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10살 정도의 나이지만 정신연령은 아기에 불과한 설정으로, 세상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세상과 인간을 경험하며 깨달아가는 감정을 순수하게 표현할 성우가 필요했습니다. 여러 시도를 한 끝에 찾아낸 지금 마음봇의 성우는 남자 고등학생으로 어릴 때 연기와 성우 활동을 한 적이 있는 친구입니다. 너무 어리지도, 어른스럽지도 않은, 그리고 애니메이션 더빙 성우와는 다른 꾸밈없음이 있었고, 무엇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톤이라 우리가 찾던 최적의 목소리였습니다. BGM의 경우, 2017년에는 베리 매닐로우 Barry Manilow의 ‘Looks like we made it’을, 2018년 상반기에는 디온 워윅 Dionne Warwick의 ‘That’s what friends are for’를 사용하고 있는데, 멜로디와 악기 구성, 가수의 목소리 톤 모두 감성적인 스토리텔링과 잘 어울리면서도 현대해상이 전달하고자 하는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곡들이었습니다. 두 곡 모두 인지도 있는 라이선스 음악이라 광고와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광고 소재별로 다른 BGM을 활용하기보다는 연간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에 같은 곡을 계속 사용함으로써 현대해상 광고와 브랜드를 기억시키는데 훨씬 유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반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캠페인에는 배우 손예진 씨가 모델로 등장합니다. 빅모델을 활용할 때는 모델에 집중시키고, 모델이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목도를 떨어뜨리거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BGM이나 성우, 음향효과는 가급적 배제합니다. 특히 손예진 씨는 미모와 연기 면에서 이견이 없는 탑 배우인 데다 깨끗하고 스마트한 이미지가 있어 광고에서도 절제되고 세련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따라서, 손예진이라는 모델과 심플한 크리에이티브를 확실히 기억시키는 장치로 별도의 음악보다는 사운드 이펙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빰~빠밤~빠바밤’이라는 사운드 코드를 활용해서 주요 메시지와 현대해상이라는 브랜드가 나올 때마다 사운드 이펙트가 터지는 구성으로 사운드를 디자인했는데, 광고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브랜드 지표 적으로 현재 이 캠페인은 브랜드 상기도를 증가시키는 데 가시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광고에서의 모든 사운드는 광고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 광고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느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여러 시도를 한 끝에 최종 결정이 됩니다. 수많은 광고 속에서 15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광고의 주목도와 임팩트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있어 사운드 역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2.
광고 음악을 넘어
음원 제작을 병행한 사례
PROJECT
현대자동차 코나EV 론칭 캠페인
‘아름다운 강산 프로젝트’
INTERVIEWEE
송정섭 AE INNOCEAN
COMMENTARY 1ㅣ
새로운 전기 자동차의 등장
코나는 2017년 현대자동차에서 새롭게 선보인 소형 SUV입니다. 기존 현대자동차 라인업에 없던 새로운 차였기에 작년 한 해 론칭 광고를 집행했고, 어느덧 출시한 지 1년이 된 차가 되었습니다. 아마 미디어나 길거리에서 한 번쯤은 본 적 있는 자동차라 생각합니다. 작년엔 엔진으로 달리는 코나였다면, 올해 4월에는 ‘전기 모터’로 달리는 코나 전기자동차(EV)를 런칭하였습니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판매량 1% 미만의 니치시장이고,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 시장입니다. 다른 말로 전기 자동차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낯설고 두려운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시장에선 시장 자체의 볼륨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이 아무리 뛰어나도 시장 자체가 죽어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에요. 초기제품에 대한 불안감, 그것이 지금 소비자가 전기 자동차 구매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특히 자동차는 간단히 사고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불안감의 기저에는 ‘주행 중 멈추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가장 컸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기차는 한 번 충전하면 약 2~300km 주행 가능했습니다만, 사람들은 굉장히 불안해하더라고요. 운수업, 장거리 여행, 영업 등의 특수상황이 아니라면 일 평균 60km 미만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생활 활용에 충분한데도 말이죠. 이번에 출시한 코나EV는 기존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가 400km 이상으로 대폭 확대되었고, 현대자동차에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역시 전국 확대 운영을 앞두고 있었기에 장거리여행도 문제가 없었죠. 저희는 이러한 제품/마케팅 이슈를 기반으로 코나EV는 ‘대한민국 어딜가든 주행거리 걱정없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했습니다.
COMMENTARY 2ㅣ
코나EV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아름다운 강산 캠페인‘
대한민국 어딜가든 주행거리 걱정없다’를 표현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에 ‘애국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애국가는 백두에서 한라, 말 그대로 끝에서 끝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담겨 있거든요. 그래서 코나EV로 다니며 대한민국의 절경을 담은 애국가를 다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국민 기업’이라 불리는 현대자동차가 대한민국의 진짜 아름다운 모습,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담아 전 세계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게 하는 헌정의 의미도 있었고요. 논의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인해 ‘아름다운 강산’으로 노래가 변경되었지만, 기존 프로젝트의 의도는 지켜가자는 방향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광고 제작을 하며 직접 눈에 담은 우리나라의 모습은 실로 아름다웠습니다. 실제로 내륙 팀과 섬 팀, 2팀으로 나누어서 6일 동안 4천여 킬로를 다니며 촬영했어요. 물론 6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안에서 전국을 오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새삼 우리나라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난과도 같았던 강행군 속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차봉준 님과 배금별 CD님이 함께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작업이었습니다.
COMMENTARY 3ㅣ
EXO-CBX와 함께한 음원 제작 과정
처음 애국가 캠페인 기획 시에는 가창자가 가수는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혹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누군가를 찾았어요. 하지만, 곡이 아름다운 강산으로 바뀌고 나서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대한민국의 뮤직비디오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기에 글로벌 인지도의 가수를 생각하다 EXO-CBX와 광고와 뮤직비디오 촬영, 더불어 음원 제작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은 때로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감화시키거나 전염시킬 수 있고 더 쉽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이점도 있고요. 저희가 음악이라는 캠페인 코드를 활용한 건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전 세계 사람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K-POP은 국적, 인종,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노래는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매우 잘 담고 있었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명곡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좋은 명곡을 시간 제약이 있는 TVC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갑자기 노래의 클라이맥스가 나와도, 의미 없는 가사가 쓰여서도 안 되죠. 광고영상과 모든 부분이 잘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완성도를 위해 촬영부터 녹음 과정, 기획과 제작 등 모든 캠페인 구성원의 세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음원 제작 과정 중에서 의미 있었던 점은 EXO-CBX 아티스트와 음원 관련 모든 분이 캠페인 취지에 적극적으로 공감해 흔쾌히 음원 수익까지 현대자동차와 함께 기부해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우여곡절과 장벽을 넘어서야 했습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좋은 캠페인에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 기획, 제작뿐 아니라 넥스트미디어팀과 미디어바잉팀 등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캠페인이었습니다. 캠페인을 만든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미약하게나마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어 저 역시 보람을 느꼈던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 캠페인 수익으로 향후 미세먼지 방지를 위한 숲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하나의 광고 캠페인이 음원 제작과 기부, 그리고 숲이라는 공간으로 확장되기까지, 그 과정과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