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e,
There Is
No Border
스튜디오 레논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현실 그 이상의 것을 영상 콘텐츠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상상과 상상 너머에 있는 것들을 구현해 내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장면을 만들어 내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
작할 수 있는 환경을 얻었다. 콘텐츠에는 국경이 없고, 영상 안에 존재하는
것들은 더 이상 물리적인 제약을 이겨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우리에게
는 영상 콘텐츠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대가 왔다. 이노션과 스튜디오 레논이 진행한 아이오닉 6 캠페인을 통해
VFX(Visual effects)를 적용한 콘텐츠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상상, 그 이상의 현실
VFX
VFX는 실존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 낸다. 촬영에 한계가 있을 때, 다양한 방법과 효과를 고려해 원하는 영상을 실현해 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CG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실사 촬영 베이스가 아닌 게임 시네마틱 영상 같은 전체 CG 공정이 대부분이다. 최근 핫한 버추얼 휴먼 또한 VFX다. VFX는 공정이 복잡하고 어렵다. 효과를 디자인하고, 실존하는 3차원 세계에서 기능하도록 3D 모델링을 하며, 움직이는 대상이라면 애니메이터가 실제 촬영을 하는 등 움직임을 고려해 뼈대를 잡는다. 리얼하게 보이기 위한 조명 또한 중요하다. 크리에이티브보다 물리 영역에 가까운 부분도 있다. 창의적 영감 이상으로 IT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크리에이티브와 기술 분야가 절묘하게 절충된 형태가 바로 VFX 기술인 것이다.
따라서 VFX는 시간과 경험, 기술, 내부 소프트웨어 기반이 중요하다. 여러 부문에서 동시에 일이 진행되어야 하기에, 각 부서가 실시간으로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이 파이프라인의 유무는 제작 프로덕션의 역량을 가늠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스튜디오 레논’은 이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구축해나가고 있을까. 스튜디오 레논 디지털 본부 정면영 본부장에게 들어본다.
스튜디오 레논
3D, CGI, VFX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제작 스튜디오로,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네 명의 경영진이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이노션의 투자 유치를 발판 삼아 광고, 게임, 뉴미디어에 특화된 VFX 영상 제작 스튜디오에서 XR 콘텐츠, Virtual Character, NFT 등 영상 콘텐츠 종합 스튜디오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정면영 본부장 | 스튜디오 레논
Q. 반갑습니다.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스튜디오 레논에서 디지털 사업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면영입니다. CSO로 사업을 계획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합니다.
Q. 스튜디오 레논은 어떤 곳인가요?
레논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영상을 화려하게 하고, 실존하지 않는 영상을 만들어 내는 종합 콘텐츠 기업이에요. 광고, 영화, 게임 등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어요.
Q. 스튜디오 레논의 비즈니스는 4가지 분야예요. 각각의 본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네 개 분야가 모두 영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조직이에요. 우선 크리에이티브 본부는 기획과 촬영을 진행해요. 물론 촬영된 영상만 편집해서 그대로 나가는 경우는 없어요. CM, VFX 스튜디오에서 모션 그래픽, CG 합성, 특수효과, 색감 편집 등의 후반 작업(포스트 프로덕션)을 거칩니다. 요즘은 방송이나 신문에 한정되지 않고 매체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요구하는 포맷이나 기술이 많아졌죠. 디지털 본부에서는 뉴미디어, 옥외 등 매체에 맞게 콘텐츠를 변환하고 기획합니다. 이렇게 해서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 전체를 아우르는 작업을 진행하고, 매체 특성화까지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이 구축되어 있어요. 물론 각 본부 내에서 따로 소화하는 프로젝트들도 있습니다.
Q. CM과 VFX 본부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CM스튜디오는 주로 우리에게 익숙한 커머셜, 광고 영역이죠. 편집부터 컬러, 영상 안에 없는 부분을 채워 넣고, 합성 같은 전반적인 광고 후반 작업을 다뤄요. VFX는 제작 공정이 복잡해요. 실사 촬영 베이스가 아니라 게임 시네마틱 영상같은 풀 CG 공정이 대부분이죠. 광고에 쓰기도 하지만 비용이 높다 보니 SF영화나 판타지 드라마 등에서 많이 쓰여요.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 〈고요의 바다〉 같은 시리즈들이 많아지면서 예산도 커졌어요.
Q. 기획·제작과 관련한 모든 솔루션을 갖춘 스튜디오가 많지 않아요. 스튜디오 레논만의 강점이 있다면요?
저희는 디지털이나 컴퓨터 그래픽에 특화되어 있어요. 전통적인 광고 촬영 방법보다 버추얼 프로덕션을 강화하려고 하죠. XR 스튜디오라는 개념인데요. 고해상도 LED wall을 활용해 공간감을 더하고, 실제 공간에서 가상 공간을 구현하기도 해요. 실제 세트를 제작하거나 후반 작업을 하는 대신, 가상 공간과 화면을 촬영에서 바로 사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요. 직접 가서 환경을 통제할 때 발생하는 수고가 줄어드니까요. VR, AR 기술 같은 메타버스 공간 체험을 상상해보시면 이해가 조금 쉬우실 거예요.
Q. 영화나 광고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도 VFX 를 활용한 콘텐츠가 많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요.
SNS 콘텐츠에서 저희 수준의 시각 특수효과를 쓸 일은 없지만, 저희가 솔루션을 일부 제공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겠죠. 현대 사회의 모든 영상 콘텐츠는 디지털이 아닌 게 없다고 봐야 해요. 소셜 콘텐츠부터 영화 영상 같은 콘텐츠까지 CG, VFX가 거의 포함되어 있죠. 말씀드린 것처럼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고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 거죠. 콘텐츠나 마케팅 업계에서 VFX의 중요도는 계속 높아질 거고요.
Q. 요즘은 ‘버추얼 휴먼’이라고 해서 숏폼에서도 VFX를 활용 한 영상이 많이 보여요.
소셜 미디어에서 버추얼 휴먼이 글로벌한 인기를 끌었어요.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20개 이상의 버추얼 휴먼 캐릭터가 만들어져서 활동을 했었죠. 팬데믹 이후 가상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어요. 소셜미디어에서는 버추얼 휴먼이 글로벌한 인기를 끌었고요.마블 영화에선 너구리, 나무, 다양한 캐릭터가 인간의 사고와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가상 공간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 표현되는 것들에 감정이입이 어렵지 않아요. 스튜디오 레논도 2022년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버추얼 휴먼을 만들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브랜드가 원하는 형태로 버추얼 휴먼이나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소셜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Q. 스튜디오 레논의 목표, 혹은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CG나 VFX 형태의 영상 기술을 가진 제작 스튜디오의 비중이 커요. 저희가 창조해내는 형태가 아니죠. 테크 기반의 제작 스튜디오에서 영상 종합 제작 기업으로 가는 것이 목표예요. 작업에 참여하면 누구나 크레딧에 자기 이름을 올리고 싶잖아요. 팀원도, 회사도 ‘내가 했다’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작업을 하려고 해요. 또 직원들이 밤새 고생하지 않고 디지털로 만든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이 자체적으로 노동해서 회사가 성장할 수도 있겠죠(웃음).
내가 만드는 세상 - 아이오닉 6 캠페인 시리즈
“전기차라는 걸 잊게 해주자.” 아이오닉 6 캠페인은 전기차라는 바운더리에서 벗어나 아이오닉 6가 가진 가치를 전면에 드러냈다. 이노션의 상상력과 스튜디오 레논의 상상력의 경계를 없애는 기술이 만나 만들어낸 아이오닉 캠페인 작업의 면면을 이노션 배금별 상무, 스튜디오 레논의 양정림 실장에게 들었다. 아이오닉 6를 통해 만나는 ‘내가 만드는 세상’과 VFX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영상의 영역이 다르게 들리지 않는다.
배금별 상무 | 제작2센터장
최근 아웃클래스 그랜저, 디지털뱅크 Fi 머니 퍼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와 카카오페이지 당이돕을 진행한 크리에이티브 2센터장 배금별 상무는 아이오닉 6 캠페인에서 ‘전기차라는걸 잊게 해주자’라는 생각으로 그간 전기차라서 감내해야 하는 단점들을 해결한 버전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아이오닉 6 캠페인은 아이오닉 5와 비교해 달라진 점을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했고, 동시에 지난 캠페인 히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법도 필요했다. 이에 배금별 상무는 지속적으로 지켜야 할 브랜드 에센스를 중심에 두고 아이오닉 6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아이오닉 5와의 연계가 아닌 ‘단절’이라는 관점에서 캠페인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리 론칭 광고 3편은 차 한 대와 배경, 그게 전부였어요.” 프리 론칭 캠페인은 일정상 국내 촬영이 불가피했기에 공간 콘셉트를 독특하게 잡고, 포스트 프로덕션을 활용해 배경이 리얼인지, 그래픽인지 헷갈릴 만큼의 느낌을 주려 했다. 스트라이프 라인인가 싶지만 실제 그림자를 정교하게 연출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마치 활주로 같지만 어쩌면 판타지 속 한 장면처럼 보이도록 말이다. 프리 론칭 3편이 국내에서 진행되며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걸 기회로 삼아 후반 작업을 통해 전혀 다른 룩을 만들어 냈다. 오히려 로케이션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배금별 상무는 “로케이션은 바로 스튜디오 레논”이라고 답한다고.
총 7개 시리즈로 만들어진 아이오닉 6 캠페인에 대해서 배금별 상무는 “노골적으로 자랑하려니 7편이 필요했던 거죠”라고 답하며 “광고를 만들 때 ‘은근슬쩍’이라는 개념을 경계한다”고 덧붙였다. 보여줘야 하는 것을 작게 자막 처리하기보다는 대놓고 보여주는 식이다. 아이오닉 6는 자랑할 것이 많다. 3편의 프리 론칭에서도 스트림라인 실루엣을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고, 후속 4편은 각각 피처와 그걸 즐기는 유저를 매칭해서 아이오닉 6와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했다. 미사여구 없는 팩트 그 자체의 카피가 아이오닉 6 캠페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가장 호응이 좋았던 건 ‘IONIQ 6 - Window 편’으로 비행기 창문의 가림막이 열리며 창밖의 아이오닉 6가 서서히 나타나는 캠페인. 스파이숏으로 가슴 졸이는 신차 론칭의 긴장감을 오히려 밖으로 드러냈다. ‘수많은 스파이샷이 돌았죠. 관심에 감사하며’라는 카피로 디자인의 파격적 변화를 전하려 했고, 그게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전해져 큰 관심을 받았다.
아이오닉 6 캠페인은 ‘내가 만드는 세상’을 메시지로 삼아 만들어졌다. 유저가 원하는 대로 성능과 분위기, 다양한 운전 모드까지 바꿀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상’이라는 단어는 현대자동차의 차종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었다. 평이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광고주의 지향점을 내포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캠페인에 사용된 A-ha의 ‘Take on me’ 리메이크 곡이 화제가 됐다. 영상미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아이오닉 6의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어 준 이 곡은 어떻게 고르게 되었을까. 배금별 상무는 “BGM이라는 표현 대신 OST라고 얘기한다”고 말한다. 그저 광고와 분위기가 맞는 경음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Stay Tucson처럼 캠페인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머니 퍼퓸 캠페인처럼 〈여인의 향기〉OST로 적극적인 매칭을 하기도 하며, 늘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곡도 직접 한다는 것이다. 오래되고 익숙한 곡이 퓨처리스틱하게 편곡되었을 때 주는 느낌에 사람들은 ‘첨단스러운 느낌’이라고 피드백했고, 그는 이 곡의 슬로건을 직접 ‘Oldest but Techiest’로 붙였다.
배금별 상무가 캠페인 제작자로서 VFX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넥스트 스텝을 밟아보고 싶은 영역은 무엇일까. 그는 버추얼 휴먼을 꼽았다. 버추얼 휴먼을 모델로 내세워 광고를 찍고, 1년간 버추얼인 걸 알리지 않은 채 팬덤을 만든 뒤에 돌연 연예계를 떠나게 하고, 몇 년이 지난 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고 작업 모니터를 공개하는 것. 기발한 상상력과 기술을 섞어 새로운 작업을 구현한다.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양정림 실장 | 스튜디오 레논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포스트 프로덕션 2D Composite 팀에서 2D 합성을 맡고 있는 양정림 실장입니다.
Q. 속해 계신 CM 스튜디오는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편집과 색 보정 등을 마친 영상이 넘어오면 ‘2D com-posite’이라는 작업을 하는 건데요, 그 영역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요. 인물들의 피부를 원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다듬기도 하고, 아이오닉 캠페인을 예로 들면 촬영 현장 조건이 원하는 시간대, 환경이 아닐 때가 많아요. 자동차는 보통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정리하는 작업도 많고, 외부 촬영은 하늘도 바꾸죠. 3D가 들어가는 경우에 그걸 촬영본에 붙이는 작업도 하고요.
Q. 아이오닉 광고를 보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작업을 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드라마 속 캠핑 장면에서 별빛 가득한 하늘을 합성할 땐 어느 정도 티가 나죠. 그런데 TVC는 티가 나면 안 돼요. 리얼하면서도 좋아보여야 해요. 리얼과 판타지는 극과 극이지만, 중간 접점을 찾아내는 거예요. 별이 보이는 하늘을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 안 되게 반짝이게 할 수도 없고, 실제와 착 붙어야 하지만 도드라지게 해서도 안 되고요. 가장 자연스러운 선을 찾는 게 중요해요. 별이 빛나는 밤이 담긴 ‘IONIQ 6 내가 만드는 세상 - 4096 fits 편’이 그렇게 작업됐어요. ‘IONIQ 6 내가 만드는 세상 - 즉흥 여행 편’ 경우에는 차가 질주하는 도로 주변 논밭을 길로 바꿔서 넓히고, 도시 경관을 정리하는 작업을 했어요. 쓰레기통, 도로 표지판, 차에 비치는 카메라 렌즈와 크루까지도 정리했죠.
Q. 캠페인 영상에 나오는 배경이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정말 잘 촬영해서 주셨어요. 저는 인풋이 좋았기 때문에 아웃풋이 좋았던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뭔가를 해보려고 해도 기본 촬영본 자체가 좋지 않으면 바꾸기 어려워요.
Q.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요.
우선 포스트 프로덕션 이전에 PD 프로덕션에서 후반 일정을 잡아요. 콘티가 다 나오고, 어디에서 진행할지 결정되면 저희에게 넘어와요. 저희는 촬영 전에 콘티를 함께 보면서 영상에서 어떤 부분을 신경 쓰면 좋을지, 어떤 식으로 포스트 프로덕션이 들어갈지 맞춰봐요.
Q. 아이오닉 6 캠페인의 7개 시리즈 중에서 가장 신경 쓴 작업은 무엇인가요?
'IONIQ 6 내가 만드는 세상 - 4096 fits 편’이에요. 난이도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사람마다 키워드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같은 콘티 속 하늘을 상상하며 누군가는 은하수를 떠올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시골 밤하늘을 떠올릴지도 몰라요. 그걸 다 아우르는 한 장을 찾아야 하고, 항상 그게 힘들죠.
Q. 그럼 서로의 생각을 빨리 캐치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이 사람이 이 말을 왜 할까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코멘트나 수정 사항이 있다면 질문을 많이 해요. 사람마다 같은 말이라도 단어 선택이 다른데, 이 언어 하나에 되게 많은 것이 바뀌어요. 그 이야기가 나온 맥락과 분위기를 파악해야 하죠. 이해한 바를 통해 내가 이렇게 해석을 하고 풀어가도 되겠느냐 다시 여쭤보고요. 어떤 일이든 대화를 많이 나눠서 이해 지점을 맞춰가는 게 중요해요.
Q. 아이오닉 6 캠페인 이외에도 작업하실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말씀드린 대로 소통이 중요해요. 풀 3D 작업의 경우 감독 트리트먼트부터 같이 이야기를 나눠요. 기간도 저희와 조율하셔야 하고요. 구현이 가능한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지 같은 부분을요.
Q. 작업하신 영상들을 보면 많은 것을 경험하고 기억에 남겨둬야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상에 실제 없는 것을 그냥 만들어 내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광고를 하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뭘 하게 될지 몰라요. 종류가 너무 다양해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일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도 하는 말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전문가가 되라는 게 아니라 스키장이나 골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운전은 못 해도 자동차는 구석구석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죠. 관심사가 많아야 하고, SNS 안 하는 친구라고 해도 계정을 만들어서 그게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돌아가고, 좋아요가 뭔지는 알아야 한다고 해요. 눈이 오는 날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빈 공간에 어떤 하늘을 넣어야 하는지. 그런 것을 만들고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넓은 견지에서 세상을 봐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