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영혼을 울리는 퍼포먼스,
쏘나타 N Line 캠페인
수많은 자동차 광고 중 이 정도로 장르적인 광고가 있었던가. 쏘나타 N Line 캠페인은 광고 클리셰를 탈피하고, 디지털 필름이라는 형식에 딱 맞는 화법으로 전개된다. 2030의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쏘나타 N Line 캠페인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CATEGORY ①
쏘나타 N Line의 과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차종 중 하나로 꼽히는 쏘나타. 그런 쏘나타에도 위기는 있었다. 모델 에이징으로 인해, 판매량에 있어 열세를 보이게 된 것. 쏘나타를 리부밍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러한 과제를 안고 출발한 쏘나타 N Line 캠페인은 남다른 퍼포먼스 스펙을 갖춘 차인 만큼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 퍼포먼스의 강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쏘나타 N Line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꽤 깊은 인상을 남긴 듯하다. 4편의 광고를 게재한 후, 1달여 만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한 것을 보면 말이다. (12월 20일 기준). 댓글 창을 스치듯 보아도 ‘ㅋㅋㅋ’가 주를 이룬다. “현대자동차가 이런 광고를 다 만들다니 놀랍네요.”, “귀신 역할 맡은 배우는 블랙핑크 제니 씨인가요?”와 같은 반응도 있었다. 과연 어떤 광고였기에 이런 반응을 끌어냈는지, 쏘나타 N Line 캠페인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본다.
CATEGORY ②
쏘나타 N Line 캠페인 전략
위트&유머를 겸비한 디지털 콘텐츠 화법
말이 되는 광고보다 말이 안 되는 광고가 사랑받는 시대. ‘도대체 이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지?’라는 궁금증이 유저들을 광고에 계속 붙잡아두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예로, 배우 이병헌이 등장했던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의 광고를 들 수 있다. 이 광고의 플레이 타임은 7분으로, 디지털 유저들의 스킵 본능을 고려하면 무자비하게 긴 시간이다. 그러나 이 광고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광고를 검색해서 다시 찾아볼 정도였다는 후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나긴 플레이 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이 광고가 갖춘 위트와 유머 때문이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약 빤’ 광고였기 때문이다. 쏘나타 N Line은 런치컨트롤, 레브매칭, 액티브사운드, N 파워 시프트라는, 여느 중형세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능과 스펙을 갖추고 있다. 이런 특화 사양이 중심이 되어, 과격한 차량 주행 위주의 퍼포먼스카 클리셰 광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렇다 보니 광고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다. 어쩔 수 없이 길어지는 광고에, 쏘나타 N 라인 또한 ‘약’을 뿌리기로 했다. 최초의 힌트는 현대자동차의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남양연구소 연구원의 인터뷰에서 시작되었다. “쏘나타 N 라인은 N이라고 붙여도 손색없을 성능을 갖춘 차입니다. 그만큼 ‘남양’에서 특별히 더 노력해서 만든 자동차입니다” 남양에서 만든 특집 같은 차.. 응? 남양특집? 한국판 납량특집의 단골 소재인 처녀 귀신의 등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의 의사 ‘던컨 맥 두걸’은 영혼의 무게는 21g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과연 이렇게 가벼운 영혼이 퍼포먼스카를 타면 어떻게 될까? 라는 발칙한 상상이 쏘나타 N 라인의 특화 성능들을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재미있는 단초가 될 수 있었다.
쏘나타 N 라인이 겸비한 기능 덕분에 귀신이 차에서 튕겨 나가는 등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연출됐지만, 유저들의 댓글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디지털 콘텐츠에 맞는 ‘매운맛’의 광고를 통해, 쏘나타 N 라인의 퍼포먼스 성능을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시킨 것은 물론 유저들 사이의 자발적 바이럴과 이슈화까지 이뤄냈다.
허당 귀신이라는 캐릭터라이징
다시 말하자면 쏘나타 N Line 광고의 주인공은 귀신이다. 그러나 귀신을 주인공으로 쓰기엔 큰 숙제가 있었다. ‘무섭지 않은 귀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공포 영화를 싫어하는 고객들이 광고를 보고 놀라거나 혐오감을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귀신의 캐릭터가 바로 ‘초보 귀신’이다. 영혼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호기심은 많지만 누군가를 놀라게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귀여운 허당 영혼말이다. 네 편의 광고에서 귀신은 갈수록 무섭기보다는 연민의 존재가 되어간다. 특히 가속 시 힘있게 밀어주는 변속감의 N 파워 시프트를 다룬 ‘너의 곁에서’ 편에서, 시트에 박혀버린 귀신의 모습은 웃프기까지 하다. 이러한 초보 귀신의 캐릭터라이징에는 귀신 역을 맡은 정소리 배우의 열연이 한몫했다. 그녀의 놀람, 당황, 억울 등 다양한 표정 연기는 귀신이지만 인간적인 감정들을 맛깔나게 전달했다.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는 음악
최근 투싼의 광고에서는 마지막에 ‘STAY’라는 문구가 나올 때, ‘Oh, won’t you stay~’의 후렴으로 유명한 드림하우스 Dreamhouse가 부른 동명의 명곡이 흘러나오며 광고의 키 메시지를 공고히 했다. 이렇듯 광고에서는 음악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30초의 짧은 광고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돌게 만들 수 있다. 쏘나타 N Line 캠페인에서도 밤이라는 시간대와 귀신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나오는 영상의 무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했다. ‘또 만났네요’ 편의 BGM은 스산한 광고의 분위기와도 잘 맞지만, 귀에도 익다. 영화의 메인 테마곡으로 쓰였던 이 음악은 약간의 공포 무드를 머금고 있으면서도,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는 귀신의 캐릭터와도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CATEGORY ③
쏘나타 N Line 제작 후기
디지털로 시작해서 TV까지
쏘나타와는 달리 쏘나타 N 라인은 대중성이 강한 차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동차 고관여자 타겟팅이 가능한 디지털 캠페인으로 시작되었다. 어쩌면 그래서 초수나 콘텐츠의 수위 조절에 대한 제약 없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디지털에서 유저들의 광고 및 차종에 대한 열렬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고, 마침내 TVC까지 매체를 확장하여 송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TVC 송출을 위해 제작한 필름을 디지털까지 겸해서 송출되던 기존의 패턴과는 다르게, 매력적인 컨텐츠를 통해 디지털에서 TVC까지 매체의 영역을 넓힌 성과였다. 현재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전체 스토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편집한 60초 필름이 송출되고 있으며, ‘구미호뎐’ 같은 컨셉 연관성이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광고가 송출되어 ‘영혼’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더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
쏘나타, 처음 달리다
마치 스마트폰 광고 같았던 쏘나타 론칭 광고에서부터, 명화 속의 시선을 훔치는 차였던 쏘나타 센슈어스까지 광고에서 이 정도로 달리지 않는 광고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쏘나타(DN8)는 광고 속에서 항상 서 있었다. 각 광고마다 의도는 있었지만, 광고 담당자들은 내심 쏘나타 N Line을 통해 ‘쏘나타도 잘 달려요’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광고에서 쏘나타 N Line은 코로나 시국의 답답한 가슴이라도 뻥 뚫어주려는 듯 정말 속 시원하게 달린다. 정차 후 재빠른 가속을 돕는 런치컨트롤부터, 커브 감속 상황의 빠른 탈출을 가능하게 하는 레브매칭까지, 그동안 알던 쏘나타가 맞나 싶다.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하는 액티브사운드 디자인과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N 파워 쉬프트도 고객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냥 달리는 쏘나타가 아니라, ‘잘 달리는 쏘나타’다. 가장 익숙했던 자동차의 가장 드라마틱한 일탈이다. 고급 퍼포먼스 카들의 질주는 내 것이 아닌 것 같았지만, 쏘나타의 퍼포먼스는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고객들은 쏘나타의 일탈을 더욱 기다려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