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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재잘재잘 스쿨버스 프로젝트
김 서린 유리 낙서로 ‘커넥티드’의 의미 살린
재잘재잘 스쿨버스 프로젝트
김이 서린 자동차 유리에 손가락으로 낙서를 해 본 기억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를 활용해 ‘스케치북 윈도우’ 기술을 개발했다. 이노션의 넥스트캠페인3팀과 Creative α가 여기에 이야기를 더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커넥티드의 의미를 되살렸다. 이제 재잘재잘 스쿨버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가 도심을 벗어나 지방의 국도를 달리는 동안 아이들은 창문에 서린 김에 저마다의 마음을 적어 서로에게 전달한다.
버스 안의 아이들은 충주성심학교의 학생들이다. 충주성심학교는 청각 장애 특수학교로 이곳의 학생들은 경우에 따라 오랜 시간을 통학에 할애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영상에 나오는 석훈이라는 학생은 청주에서 충주까지 2시간이나 통학에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스쿨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긴 시간 동안 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들로서는 지루함이 배가 될 수밖에 없는 노릇. 이에 다른 자리에 앉은 친구와의 소통을 돕고 집과 일터에 있는 엄마, 아빠에게도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지루함 없는 스쿨버스를 만들어주고자 했다.
이노션의 넥스트캠페인3팀과 Creative α는 기술과 사람 그리고 자동차를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패러다임 중 하나인 ‘커넥티드’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밝힌다.
영상에 등장하는 신기한 기술인 스케치북 윈도우는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매년 진행하는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의 2016년도 대상 수상작. 창문에 김을 서리게 하듯 입김을 불면 기압계 센서가 이를 인지해 자동차 창문이 마치 김이 서린 것처럼 뿌옇게 변한다. 스케치북 윈도우가 활성화되면 그 위에 원하는 데로 자유롭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아울러 이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고, 개인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어디서나 확인도 가능하다. 주변 사람과의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이번 캠페인 역시 다음카카오 하트펀딩을 진행했고, 추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참여한 동화로 이야기를 이어가 4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총 200만 개의 하트가 모이면, 연재된 동화는 실제 동화책으로 제작되어 충주성심학교와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이번 프로젝트 영상은 공개된 지 6일 만에 조회 수 1천만 건을 돌파하며 내용에 담긴 의미만큼이나 외부적인 성과도 성공적이다. 아울러 한국어와 영어 2개의 버전으로 제작된 것으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이후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재잘재잘 스쿨버스 프로젝트와 함께한 이노시안
넥스트캠페인3팀
김종필 이사, 김정환 그룹장, 최주영 국장, 김윤희 차장, 최유리 차장, 배지혜 대리
Creative α
김정아 센터장, 노혜동 차장, 문나리 차장, 문성훈 차장, 황선화 차장, 김민혜 대리, 김재은 사원, 임지연 사원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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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훈 차장│Creative α
Q.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히 여긴 부분은 무엇이고, 기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 다른 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재잘재잘 스쿨버스를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원들이 개발한 스케치북 윈도우 기술을 청각장애 아이들에게 맞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버스에 설치하는 작업까지, 지금까지의 광고 제작 프로세스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었습니다. 개발자와 UX 전공자, 광고 크리에이터로 세팅된 팀 구성이 아니었다면 해낼 수 없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넥스트캠페인3팀과의 협업도 큰 몫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섭외부터 버스제작까지 하나의 팀이라는 생각으로 같이 뛰어준 것 같습니다.
Q. 청각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을 캠페인의 대상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팀 내 친구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냈지만, 이 기술이 누구에게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까 하는 견지에서 결국 성심학교 학생들의 지루한 학교 가는 길을 바꿔주는 프로젝트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Q. 비슷한 사회적 맥락에서 캠페인 속 기술이 일반인들에게 적용될 수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처음 광고주에게 제안했던 아이디어 중 서울의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타는 273번 버스를 청춘 응원 버스로 바꿔주자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디어도 꽤 재미난 결과물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Q. 캠페인을 진행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버스 개조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디스플레이 기술, UX 등등 모든 것이 새로운 것들이어서 다시 신입사원이 된 듯한 기분으로 일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팀 선후배들이 많은 도움을 줬고, 함께 했던 넥스트캠페인3팀이 많은 부분에서 해결책을 제안해 주었습니다. 창문 내 거북이 UX는 김정아 센터장님께서께서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디테일까지 파고들어 가는 크리에이티브 깊이에 후배로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는데요. 촬영이 끝나고 편집실에 갔을 때 편집자가 왜 편집 전에 CG부터 하고 왔냐고 묻더라고요. CG가 아닌 리얼인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CG로 착각한 거죠.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때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Q. 영상에 다 담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면 또 무엇이 있을까요?
촬영한 부모님 인터뷰 분량을 모아놓고 보니 4시간 정도 되더라고요.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님의 입장과 사회적 대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 도움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이해와 공감에 대한 절실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대부분 제가 듣지 못했던 부분들이었죠. 광고가 나가고 최근 불거진 특수학교 설립 반대 이슈가 생겼습니다. 그 뉴스를 보면서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의 말을 듣지 못하는 것보다, 내 목소리밖에 못 듣는 게 진짜 청각장애가 아닐까? 저도 그렇지만요.
Q. 캠페인을 진행하며 아쉬웠던 점이나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영상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지면을 빌어 말씀드리고 싶어요. 함께 달린 Creative α 선후배, 넥스트캠페인3팀, 플랜잇, 촬영팀, 버드핸즈, 현선 디스플레이, 모리스. 모두 9달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