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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은 괜찮다고?
보건복지부 〈전담하지마〉 캠페인
담배의 유해성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10대 청소년은 호기심에 흡연을 시도한다. 특히 전자담배의 등장은 청소년들에게 일반 담배로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어 사회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주목한 이노션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금연 광고 ‘전담하지마’ 캠페인 2편을 기획했다. 과연 이번 캠페인은 어떤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을까?
청소년을 겨냥한 '멋'의 마케팅, 그 프레임을 깨다
전자담배의 해로움이 점차 알려지고 있음에도, 담배 업계의 마케팅 노출로 많은 청소년이 그것을 일종의 가벼운 일탈, 혹은 ‘멋’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전자담배는 향과 디자인, 손쉬운 구매 접근성까지 더해져 금연 정책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만 있지 않다. 기존 금연 캠페인이 강조해 온 공포, 처벌, 경고 중심의 메시지는 이제 더 이상 청소년 세대에게 유효하지 않다. 지금의 청소년은 위협보다는 공감에 반응하고,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관점에 따라 판단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왜 하지 말아야 할까?’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접근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노션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흡연의 해악을 직접 경고하기보다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방식으로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전담? 환상과 현실은 달라
이노션이 선보인 이번 ‘전담하지마’ TVC 캠페인은 ‘이별’ 편과 ‘인생’ 편 두 버전으로 구성되어, 전자담배를 향한 청소 의 막연한 동경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광고는 일상 속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상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처음에는 전자 담배를 사용하는 모습이 화려하고 멋있게 표현되지만, 곧 이어지는 실사 장면에서는 그 행동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어색하게 비치는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구성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멋’의 환상을 깨닫고, 전자담배 사용이 실상은 ‘따라 하고 싶은 행동’이 아니라, ‘따라 하면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점을 자각하도록 돕는다. 또한 캠페인 타이틀인 “전담하지마”는 ‘전자담배 (사용)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메시지와 함께 전자담배 중독이라는 무거운 결과를 청소년 스스로 전담(全擔)하지 말라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겉으로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행동이 사실은 중독이라는 무게를 동반한다는 점을 짚는 것이다. 중의적 표현을 통한 캠페인의 핵심은 바로 중독의 위험을 스스로 떠안지 말라는 경고다.
참여로 완성되는 금연 메시지
전자담배의 실체를 단지 ‘보는 것’만으로 체감하기엔 부족하다. 이번 캠페인은 청소년이 금연 메시지를 받는 사람에서 전하는 사람으로 바뀌도록 설계되었다. TV 광고를 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참여형 캠페인이 함께 전개되며, 청소년 스스로 금연 메시지를 만들고 퍼뜨리는 구조를 갖췄다. 대표적인 예가 ‘전담하지 마, 전담도 노담’ 온라인 캠페인이다. 캠페인 사이트(nodam.kr)에서 본인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고 전자담배 예방 문구를 선택하면 ‘전담하지마’ 광고 포스터가 개인화된 금연 메시지로 재탄생한다. 이렇게 완성된 포스터는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유되며, 동 세대 간 자연스러운 확산을 유도한다. 오프라인에서는 2024년 학교흡연예방사업 우수 사례 학교들을 중심으로 현장 이벤트가 열렸다. 학교 축제나 체육대회에 즉석 4분할 사진 촬영 기기를 배치하고, 청소년들이 직접 포스터 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아 금연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다시 또래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청소년이 청소년에게 전하는 메시지 구조가 완성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청소년이 금연 문화를 만드는 주체로 참여하게 한다. 직접 만들고 공유한 경험은, 금연을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전환점이 된다.
전담하지마, 그리고 계속될 이야기
청소년들의 시선에서 시작된 ‘전담하지마’ 캠페인은, 단순한 금연 메시지를 넘어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설득의 구조를 만든다. 전자담배를 ‘따라 하고 싶은 멋’이 아닌, ‘따라 하면 부끄러운 현실’로 인식하게 한 이번 캠페인은 청소년 스스로 그 실체를 자각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었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상의 강렬한 대비 그리고 참여형 확산 구조는 금연 메시지를 보다 입체적이고 실감 나게 전달하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흡연 예방 및 금연 문화 확산을 위한 ‘노담소셜클럽’ 캠페인을 6월 27일에 공개했으며, 곧이어 성인 전자담배 사용자와 흡연자를 위한 ‘전자담배 금연캠페인’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금연이라는 여정은 한 편의 광고로 끝나지 않는다. 작은 각성이 모여 더 큰 변화로 이어질 그날까지. 새로운 캠페인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 보건복지부 ‘전담하지마’ 인생 편 중